회암사지 선각왕사비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 천보산의 서남기슭에 자리잡은 현재의 회암사에 대하여는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회암사 홈페이지에도 "천년의 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곳"이라고 만 되어 있을 뿐 이곳에서 배출된 고승인 지공선사, 나옹선사, 무학대사에 관한 기록만 있을 따름입니다. 이는 아마도 현재의 회암사 아래에 위치한 회암사지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다음백과사전에서 설명하고 있는 회암사(檜巖寺) 관련기록은 지금은 폐사된 회암사지에 대한 것입니다. 잠시 볼까요? 『창건 년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초기의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전에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려후기 지공, 나옹 등의 고승들이 배출되면서 유명해졌고, 사찰의 규모도 더욱 확대되었다. 조선 중기에 문정왕후의 관심으로 영화를 누렸으나, 왕후가 세상을 떠난 뒤 원인 모를 화재로 폐사되었다.』 어찌되었든 회암사에는 고승관련 3개의 보물이 있는 데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회암사지 선각왕사비 (보물 제387호)
회암사터에 서 있었던 비석으로, 고려말의 승려인 나옹선사(나옹화상)를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나옹(1320∼1376)은 1344년에 회암사로 들어가 불교에 입문하였다. 1358년 원나라에서 돌아와 왕의 부름을 사양하고 구월산과 금강산 등에서 은거하다가 회암사로 다시 돌아와 절을 크게 새로 지어 올렸다. 신륵사에서 57세로 입적할 때까지 불법만을 행하였으며, 입적한 후 시호를 "선각"이라 하고 그 이듬해에 비를 세웠다.
비의 모습은 당나라의 형식을 닮은 복고풍으로, 비의 머릿돌을 따로 얹지 않았다. 즉 비의 몸돌 윗부분에 두 마리의 용을 새긴 후 그 중앙에 비명칭을 새기는 공간을 두었다. 비를 지고 있는 돌거북은 큰돌을 단순한 조각기법으로 새겨 다소 추상적으로 다루어 놓았으나, 비머릿돌에 새겨진 용의 조각은 정갈하면서도 역동적이다.
비문의 글은 이색이 짓고, 글씨는 권중화가 쓴 것으로, 나옹화상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비의 글씨는 예서체로서, 고구려 광개토대왕릉비와 중원고구려비 이후 고려말에 와서 처음이다. 이는 당시의 예서 연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한 예이다.
1997년 보호각이 불에 타 비의 몸돌이 파손되어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를 실시한 후 보존관리상 2001년도에 경기도박물관에 위탁 보관하고 있다. 비가 있었던 원래의 자리에는 비 받침돌인 귀부가 그대로 있으며, 원형을 본 따 만든 비가 세워져 있다.(자료 : 회암사 홈페이지)
원래의 초석과 기단
☞ 이 선각왕사비는 1997년 성묘객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하여 보호용 비각이 전소하고 현재 초석과 기단만이 남았다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는 비(碑)는 복제품입니다.
(2) 무학대사 홍융탑 (보물 제388호)
(3) 무학대사 쌍사자석등 (보물 제389호)
바닥돌과 아래받침돌은 하나로 붙여서 만들었으며, 그 위의 중간받침돌은 쌍사자를 두어 신라 이래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쌍사자는 가슴과 배가 서로 붙어 입체감이 없고 엉덩이가 밑에 닿아 부자연스럽다. 윗받침돌에는 8개의 연꽃모양을 새겼다. 불을 밝혀두는 곳인 화사석(火舍石)은 2개의 석재를 좌우에 놓아 그 간격으로 생긴 2개의 공간이 창의 구실을 하고 있다. 지붕돌은 두꺼우며 처마 밑이 반원모양으로 들려 있고, 경사면은 네 귀퉁이가 두툼하게 도드라져 뚜렷이 표현되었다. 지붕돌 꼭대기에는 둥근 돌 위로 보주(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가 있다.
기본형이 4각인 형태로 삼국시대이래 고유의 8각 석등형태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주목되며, 청룡사터의 보각국사 정혜원륭탑전사자석등(보물 제656호)과 양식이 비슷한데, 만들어진 시기도 이와 같은 것으로 보아 조선 전기의 작품으로 추측하고 있다.(자료 : 회암사 홈페이지)
☞ 무학대사의 홍융탑과 쌍사자석등은 아래의 사진처럼 펜화가 김영택 화백이 펜화로 그릴 정도로 유명한 보물입니다.
☞ 위 무학대사 관련 두 점의 보물 인근에는 지공선사 부도 및 석등, 나옹선사 부도 및 석등, 무학대사 비가 있는 데 모두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201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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