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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인 수양대군이 충신 김종서 등 정적을 제거한 계유정난을 일으켜 어린 조카인 단종을 폐위시킨 후 조선의 제7대 임금인 세조로 등극한 일은 우리 국민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일반 드라마와는 달리 <공주의 남자>의 경우 시청자는 이미 그 결론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김종서의 아들과 수양대군의 딸이 애절한 사랑을 했다는 설정을 집어넣어 잔인한 수양의 왕위찬탈전을 가슴아픈 멜로로 부활시킨 게 조금 다른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이 진행되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며 몰입하게 만드는 것은 제작진의 스토리구성과 출연배우의 연기력 덕분입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요. 그동안 주인공인 문채원(세령 역)에 대해 발연기를 한다는 비평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제8회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전혀 나무랄 대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디어 계유정난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수양대군(김영철 분)과 윤씨부인(김서라 분)의 대화를 엿듣고 김종서(이순재 분)-김승유(박시후 분) 부자를 죽이려는 음흉한 계획을 알게된 세령(문채원 분)이 백방으로 노력해 혈서까지 작성해 김승유를 승법사로 빼돌린 기지로 그는 목숨을 건졌지만 육진을 개척해 조선의 국경을 튼튼히 한 충신 김종서는 수양의 함정에 빠져 비참하게 죽고 맙니다.


▲ 세령의 혈서로 살아남은 김승유

수양대군은 거사를 위래 집을 나서며 윤씨부인에게 세령의 눈치가 이상하다며 바깥출입을 금지시킵니다. 세령이 나가려 하자 어머니는 "김승유를 살리면 네 부모와 가족은 모두 죽는다"며 세령을 방에 가둡니다. 세령은 하루종일 식음을 전폐한 채 몸종 여리(민지 분)에게 내보내달라고 하지만 몸종에게 그런 권한은 없지요. 세령은 방의 집기들을 모아 부순 다음 탈출한 것으로 위장하고는 병풍 뒤에 숨었는데요. 하인들이 세령을 찾으려 간 사이에 그녀는 밖을 뛰쳐나갑니다. 장독대를 타고 월담을 하다가 신발 한 짝마저 벗겨졌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 김종서의 집 앞에 도착합니다.

김승유의 형인 김승규(허정규 분)가 세령에게 말을 거는데 마침 귀가한 김종서와 마주칩니다. 누구냐는 질문에 세령은 "김승유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김종서는 새로운 신발을 신겨주게 하고는 별실로 안내하라고 지시한 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며 김승유를 부릅니다.

이 짧은 순간에 수양대군의 하인들이 가마를 가지고 나타나 강제로 세령을 태우고는 사라진 것입니다. 이는 참으로 아쉬운 장면입니다. 김종서를 만난 세령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부친의 거사계획을 알려줄 수도 있었고, 김종서가 집안으로 들어간 사이에 김승규는 밖에 남아 세령의 주변을 살려볼 수도 있었을 텐데 이런 허점을 보인 것은 일부러 긴장감을 주려고 만든 장면 같았거든요. 부름을 받은 김승유가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세령은 사라지고 난 후입니다.

윤씨부인은 붙잡혀온 세령에게 철없는 행동을 했다며 딸의 뺨을 때리고는 광에 감금합니다. 안절부절하던 세령은 치맛자락을 찢어 깨문 손가락으로 혈서를 쓴 뒤에 음식을 가지고 온 여리를 설득해 김종서 댁의 김승유에게 전달하라고 부탁합니다. 몸종 여리는 같은 여자로서 주인을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온 힘을 다해 이를 호위병에게 건네주었고 드디어 김승유에게 전달됩니다. 혹시나 이게 전달되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무척 다행입니다.

김승유가 비단을 펼친 순간 그 속에는 "승법사-여리"라는 혈서가 들어 있습니다. 그리움으로 가슴 졸이는 그 여인이 승법사에서 분명히 큰 고초를 겪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김승유는 말을 달려 승법사로 갑니다. 이렇게 하여 승유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부친 김종서와 형 김승규는 그만 수양대군의 철퇴를 맞고 맙니다.

 

 

▲ 드디어 막 오른 비극의 계유정난

드디어 단종이 경혜공주(홍수현 분)를 만나기 위해 출궁하는 날, 수양일파는 청풍관에 모였습니다. 책사 한명희(이희도 분)는 수양의 충복인 임운(유하분 분)에게 철퇴를 건네줍니다. 문제는 수양대군이 김종서 집으로 들어가는 일인데 이들의 계획은 정말 치밀합니다. 먼저 수양은 김종서를 만나고 싶다는 서찰을 보냅니다. 서찰엔 "김승유가 궁녀와 정을 통하고 있는데 이는 참형감"이라고 협박한 것입니다. 김종서는 이게 밝혀지면 세간의 인심이 허락지 않을 것이라며 수양의 속셈을 알기 위해 만나겠다고 합니다.

분명 무슨 함정이 있음을 예측한 승규는 집의 경계를 강화합니다. 수양은 가마꾼과 충복 1명만을 대동한 채 김종서 집에 당도합니다. 가마꾼은 산채에서 훈련받은 살인조이지만 겉으로는 노비로 위장한 것입니다. 김승규가 가마와 가마꾼을 면밀히 살펴보았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치 못하여 수양을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그런데 가마에서 칼을 발견한 승규가 놀라자 이들은 빠른 손놀림으로 칼을 빼어들고는 승규를 공격합니다. 함정임을 직감한 승규는 집안으로 뛰어듭니다.

밖에서 이런 소동이 있는 사이에 김종서와 수양 간에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받습니다. 음흉한 수양은 제 혼사를 받아들였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말문을 엽니다. 김종서는 왕위를 찬탈하려는 헛된 욕망을 버리라고 하지만 수양은 "이 수양이 되고자 하는 일이 좌상께는 한낱 헛된 바람으로 보이느냐"라며 음흉한 미소를 짓습니다. 군주는 인력으로 될 수 없다는 지적에 수양은 "진정한 군주란 옥좌를 감당할 역량이 있는 인물"이라고 받아칩니다. 그리고 "궁녀의 정체는 바로 이 수양의 여식"이라며 지금까지 감추었던 비밀을 털어놓습니다.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냐고 일축하는 김종서에게 수양은 "여리"라는 이름까지 말합니다.

김종서가 아들 김승유를 불러오라고 지시를 내리자 수양은 승유가 세령에게 전달한 서찰이 있다며 충복 임운(유하준 분)을 방안으로 불러들입니다. 임운이 소매자락에서 꺼낸 것은 서찰이 아니라 바로 철퇴였고 김종서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지고 맙니다. 밖에서 가마꾼들의 공격을 피해 방안으로 뛰어든 김승규에게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철퇴가 내리쳐집니다.

 

드디어 계유정난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김종서-승규 부자를 바라보며 섬뜩한 웃음을 짓는 수양을 보면 인간이 저토록 잔인할 수 있음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책사 한명회는 수양에게 빨리 단종에게 가서 김종서가 역모를 도모했음을 고해야한다고 획책합니다. 급히 귀가한 김승유는 앞마당에서 김종서-승규의 시신(?)을 앞에 두고 통곡하고 있는 형수 류씨부인(가득히 분)과 어린 조카 김아강(김유빈 분)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살아남은 승유는 가족을 죽인 원수가 수양대군이며, 여리란 궁녀는 바로 수양의 딸임을 알게 되겠지요. 승유에게 어떤 선택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역사는 김종서와 두 아들은 수양으로부터 피살되었다는데 어쨌든 현재 김승유는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앞으로 수양은 단종을 앞에 내세워 살생부에 오른 충신들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를 것이며, 끝내 단종을 폐위하고 보위에 오를 것입니다. 단종복위를 도모하는 정종(이민우 분)의 역할도 기대됩니다. 역사는 단종 복위문제로 사육신과 생육신이 나온다는데 이번 드라마는 여기까지는 다루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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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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