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변동우 역의 이태성,  강재미 역의 이보영 
 

MBC 주말드라마 <애정만만세>는 상당히 많은 커플이 나오는데요. 두 남녀 주인공인 이혼녀 강재미(이보영 분)와 바람둥이 변호사 변동우(이태성 분)은 이제 슬슬 상대방에 대해 고객 이상의 감정이 조금씩 쌓여 가는 중입니다. 강재미와 전 남편 한정수(진이한 분)는 정수의 내연녀인 채희수(한여름 분)의 오빠가 강재미를 괴롭히는 바람에 이혼하고도 자꾸만 실타래처럼 꼬이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젊은 여자 변주리(변정수 분)와 바람이 나서 조강지처인 강재미의 어머니 오정희(배종욱 분)를 버린 강형도(천호진 분)는 10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 강재미의 아버지노릇을 하려 듭니다.

강형도의 처 변주리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의사로 돈벌이가 시원찮은 게 문제입니다. 의사의  월급으로는 쇼핑중독에 빠진 아내의 카드 값을 지불하기에도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입니다. 변주리의 어머니 크리스탈 박 여사(김수미 분)는 부동산으로 돈을 번 졸부로 그녀는 남편 변춘남(박인환 분)을 살림꾼 겸 가정부로 부리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탈은 대화의 3분지 1은 알량한 영어를 사용하며 잘난 체하는 여걸입니다. 그녀는 젊은 부인을 데리고 살면서 딸인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사위 강형도를 사람으로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아들 변동우와 딸 변주리의 신용카드마저 회수한 폭군입니다.

변동우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인 남대문(안상태 분)의 부인은 고시공부를 하는 남편과 핏덩이인 딸 남다름(김유빈 분)을 두고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런데 남대문은 강재미가 죽집을 개업하는 날 우연히 오정심(윤현숙 분)과 마주 쳤지만 도망친 아내를 닮은 여자로만 생각합니다. 남다름은 아버지 남대문이 키우고 있는데 사진으로 본 다름의 어머니는 강재미의 이모인 오정심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그런데 오정심은 다름이가 엄마라고 부르자 "난 네 엄마가 아니라"며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름을 불러 맛있는 음식을 사줍니다. 오정심은 왜 다름이에게 자신은 엄마가 아니라고 부인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정만만세>는 멜로물의 홈드라마치고는 50부작으로 비교적 긴 편에 속합니다. 그러니 앞으로 스토리를 길게 이어가기 위해서도 일단 부인했는지 아니면 실제로 쌍둥이거나 또는 우연히 너무나도 닮은 여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작진이 어떤 깜짝 쇼를 준비하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들의 가슴아픈 이야기 중에도 주인공들은 나름대로 톡톡 튀는 유모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변동우가 일이 잘 풀리지 않자 자신을 "똥동우"로 비하한 것이 그 예입니다. "변"은 "똥"을 의미하거든요. 변주리가 쇼핑중독에 빠져 돈을 물 쓰듯 하는 바람에 그의 남편인 강형도가 야간근무까지 하면서 고생한다는 말에 "명품은 나빠!"라고 한탄한 것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 남대문과 남다름의 붕어빵 행동

남대문의 딸 남다름 역의 김유빈은 만 6살임에도 너무나도 어른스런 대화를 능숙하게 구사하여 시청자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하루는 남대문이 사람이 행복하려면 비가 올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딸에게 말합니다. 그러자 남다름은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 있는 지" 물어봅니다. 남대문은 당연히 있어 행복하다며 강재미의 왕죽집에서 만났던 오정심을 떠올립니다. 이번에는 남대문이 딸에게 같은 질문을 하자 딸은 오정희의 옷가게에서 만났던 오정심을 생각하며 행복하다고 합니다. 부녀가 같은 사람을 보고싶어 하고 있으니 정말 우연이고 필연입니다. 부녀(父女)는 방바닥에 누워 다리를 꼬고는 팔을 위로 올린 채 생각에 잡깁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붕어빵입니다.

이 장면을 보니 <부자의 탄생>이 생각납니다. 당시 주인공 최석봉(지현우 분)은 귀가하여 우병도(성지루 분)와 그의 아들(장유준 분)이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석봉은 이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갑니다. 부자는 식사하는 동작마저도 꼭 같습니다. 밥을 뜬 숟가락에 김을 붙여 먹는 모습이나, 김치를 손으로 집어들고 입으로 가져가는 모습이 그야말로 붕어빵을 닮았습니다. 모습은 전혀 다른데도 행동이 같으니 참 우습습니다.

                   붕어빵 행동 안상태와 김유빈 부녀(사진 위)          <부자의 탄생>의 성지루와 장유준 부자(사진 아래) 


 

▲ 불어로 구호를 외치는 오정심 

강재미는 죽을 끓여 어머니 옷가게로 가지고 왔습니다. 이모인 오정심은 죽이 매우 맛있다고 합니다. 이에 강재미는 앞으로 소송에서 이겨 죽집을 한정수로부터 되찾을 경우를 대비해서 새로운 죽 메뉴를 계속 개발한다고 합니다. 어머니 오정희는 딸에게 힘내라며 "아자아자, 화이팅!"을 외칩니다. 이에 강재미는 어떤 사람이 이런 구호는 촌스러우므로 하지 말자고 합니다. 여기서 어떤 사람이란 바로 변도우 변호사입니다.

이때 오정심이 나섭니다. 그럼 촌스런 것 집어치고 좀 유식하게 불어로 하자고 합니다. 불어라는 말에 놀란 두 사람에게 오정심은 주먹을 쥔 채 두 팔을 높이 들고는 크게 외칩니다. "우리 인생 멋져 부러!" 마지막 단어가 불어(부러)로군요. 세 사람은 오랜만에 박장대소합니다. 



 

▲ 아프니까 중년이야!

사위 강형도가 능력이 없어 딸 변주리가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다가 봉변을 당하자 장모인 크리스탈 박은 병원으로 가서는 다짜고짜로 핸드백으로 사위의 머리통을 내리쳤습니다. 충격을 받은 강형도는 귀가하지 않고 병원에서 잠을 자며 숙식을 해결합니다. 변주리는 어머니를 설득하지만 크리스탈 박은 화가 풀리지 않습니다. 보다 못한 크리스탈의 남편인 변춘남은 안방으로 들어가서 크리스탈에게 마사지를 해줍니다.

"누가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웃기지 말라고 그래! 아프니까 중년이야! 제발 성질 좀 죽이고~" 그러자 아내는 똑 쏘아붙입니다. "샷업(shut up)하고 마사지나 제대로 해!" 남편을 하인 부리듯 하니 변춘남도 정말 불쌍한 인간입니다. 



▲ 건장한 남녀가 야심한 밤에 만나서 할 일은? 

강재미는 한정수로부터 왕죽집을 되찾기 위해 과거 주방장이었던 김승녀를 다시 만나러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녀를 만나 진술서를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승녀는 외출했다가 귀가하지 않습니다. 주인의 말로는 눈썹이 시커먼 남자들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한정수 측에 매수당한 게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강재미는 늦도록 대문 앞에서 기다립니다.

변동우 변호사는 늦은 밤까지 강재미가 기다리는 것을 알고는 찾아옵니다. 밤이 늦도록 아무 것도 먹지 못했을 거라며 근처 수퍼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김승녀와 아들 희망을 발견합니다. 변동우는 이들 모자가 먼발치에서 따라오게 하고는 강재미 있는 곳으로 갑니다. 실망하는 강재미에게 변동우는 세상을 비관적으로만 보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 말이 맞는지 내기를 하자고 합니다. 이 때 김승녀가 변동우에게 "총각, 어서 소원을 말해!"'라고 합니다. 강재미는 반가움에 그녀를 덥석 껴안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하루종일 병원에 있었다고 하네요.

강재미가 가자고 하자 변동우는 소원하나 들어주기로 했다며 재미를 불러 세웁니다. 재미가 원하는 게 뭔지 말하라고 하자 주변을 둘러보던 변동우는 강재미 앞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리고는 은근이 속삭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바랄 게 뭐가 있겠어요? 이 야심한 밤에? 그것도 신체 건장한 술취한 남자가!"
"왜 이래요? 술 취했으면?"

변동우가 자신을 자동차 옆문으로 밀어붙이자 극도로 경계심을 가진 강재미가 겨우 입을 엽니다.
"지금, 장난하는 거죠?"
"아닌데!"

강재미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공격자세를 취하자 변동우는 웃음을 띠면서 자동차 키를 던져주며 운전을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강제로 키스라도 한번 할 줄 알았는데 강재미도 시청자로 모두 낚였습니다. 사실 강재미의 아버지는 변동우 누나의 남편입니다. 따라서 둘은 사회통념상 사랑이 이루어 질 수 없는 사이로 소위 키스 신이나 베드신은 없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달이 보이는 곳에 올라 레드 문(red moon)이야기를 나눈 후 키스하려는 변동우에게 강재미가 장난 그만 하라며 발로 정강이를 걷어 찬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