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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 역의 이민우                                경혜공주  역의 홍수현 




▲ 한명회의 기지와 김질의 밀고로 실패한 수양살해계획

<공주의 남자> 제 18회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이 많았습니다. 명나라황제의 고명을 가지고 온 사신단을 환영하기 위한 연회에서 수양(김영철 분)과 그 일파들을 죽이기로 한 거사계획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실패하고 맙니다. 사실 처음부터 성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만약 이 거사가 성공하였더라면 역사적으로 사육신과 생육신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수양을 살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마도 이들은 경계가 느슨한 틈을 노리듯 합니다.

그러나 노회한 책사인 한명회(이희도 분)는 수양의 뒤에서 순검을 서고 있는 유응부를 발견하고는 가까이 접근합니다. 순검이란 왕의 호위무사와 같은 자리인 듯 보입니다. 유응부가 칼을 빼련 순간 한명회는 "오늘 연회는 격식을 피하기 위해 순검을 두지 않기로 했으며 물러가라"고 한 것입니다. 날랜 장수라면 이 때 한명회를 밀치고 수양을 베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당황한 순검은 한명회의 지시에 따라 현장에 도착한 신면(송종호 분)에게 제압당하고 맙니다.

당황한 측은 사육신들입니다. 연회가 시작되면 유응부가 먼저 수양을 베고 궐 밖에서 김승유(박시후 분)가 군사들을 이끌고 수양의 무리들을 처치하기로 했는데 문제는 승유가 궐 안의 상황변화를 모른다는 것이지요. 이개(엄효섭 분)는 김질에게 빨리 승유에게 궐로 진입하지 말 것을 알리라고 합니다. 부들부들 떨던 김질은 급히 밖으로 나가려다가 신면과 한명회에게 발각됩니다. 한명회로부터 살길을 주겠다는 회유에 그는 거사계획을 모조리 털어놓았고, 신면의 군사들은 사육신과 부마 정종을 전부 포박하여 잡아간 것입니다. 대의를 위해 일어선 자 중에 김질처럼 자기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엉터리가 끼어 있었다는 게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 복면 벗은 김승유와 신면의 운명적인 재회

아무 것도 모르는 승유는 군사들을 이끌고 궐로 진입하여 신면의 군사들과 싸우지만 중과부적으로 도망칩니다. 궐내 상황이 궁금한 승유는 겨우 몸을 피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한 여인이 소매를 끕니다. 바로 경혜(홍수현 분)공주입니다. 경혜는 시녀 은금(반소영 분)으로부터 정종(이민우 분)이 끌려갔다는 말을 듣고는 거리로 나온 것입니다. 두 사람은 사육신일행과 정종이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정종은 눈짓과 고개를 흔드는 신호로 승유에게 거사실패를 알립니다.

신면은 복면의 사내를 찾아 나섭니다. 신면은 복면을 한 김승유를 보자 등 뒤에서 "김승유, 네 정체를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놀란 김승유는 걸음을 멈춘 뒤 뒤돌아 서며 복면을 벗습니다. 승유의 얼굴을 확인한 신면도 그 자리에 얼어붙습니다. 비록 거사에는 실패했지만 김승유가 이번엔 꼭 신면이라도 죽여 김종서의 한을 풀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세령의 김승유에 대한 백 허그

"애절하고도 감동적인 백 허그(back hug)"라는 제목을 붙어 놓고 엉뚱한 이야기만 늘어놓았군요. 사실 엉뚱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워낙 중용한 사건이라서 먼저 설명한 것입니다. 이제 세령이 김승유를 포옹한 장면부터 되새겨보겠습니다.

경혜공주를 만나러 왔다가 김승유가 정종 및 이개와 함께 거사계획을 밝히는 말을 들은 세령(문채원 분)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 때 신면이 나타나자 승유는 경혜의 방으로 급히 피신합니다. 잠시 후 경혜와 세령은 방으로 들어왔는데요. 어색한 분위기에서 경혜가 자리를 피해주는군요. 
두 사람의 대화를 잠시 볼까요?

<세령> "도대체 무슨 일을 도모하나?"
<승유> "알려고 하지마."
<세령> "하는 일이 내 아버지와 관련된 일이면 어찌 그리 위태로운 일을 하려고 하나? 모두 잊고 형수와 아강을 데리고 멀리 떠나기를 바랬다."
<승유> "잊고자 하면 잊을 수 있겠지만 할 일을 마친 후 떠나겠으니 내 일에 관여하지 말라!"
<세령> "내 아비를 죽여 마음이 편하겠느냐? 대호가 바로 당신이냐?"

이 때 신면이 세령을 불러 부득이 그녀는 나갑니다. 승유는 나가는 세령의 뒷모습을 보며 한번 등이라도 만져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릅니다. 신면과 세령이 떠난 뒤 이개는 "세령이 누구와도 혼례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는데, 바로 너 때문이냐? 넌 여기서 멈추어도 좋다"고 합니다. 승유는 "이제는 관계없는 여인"이라는 말로 얼버무립니다. 

세령을 보낸 승유는 다시금 그녀를 만나고 싶어 경혜가 보고 싶다는 핑계로 전령을 보냅니다. 세령은 경혜가 아니라 승유가 자기를 만나려함에 무척 고무된 모습입니다. 다시 두 사람의 대화를 보겠습니다.

<승유> "난 피붙이를 잃은 슬픔을 알기에 그대의 고통이 염려된다. 그렇지만 네 아비는 내가 죽일 것이다. 넌 더 이상 나를 생각하지 말라!"
<세령> "무고한 목숨을 앗는 아비가 차라리 없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스승(승유)을 살리려니 아비가 죽고, 아비를 살리려니 스승이 죽는다. 난 어쩌란 말이냐?"
<승유> "그대 아비로부터 받은 상처가 그대로 인해 잠시 아물었다. 고맙다."

이 말을 남기고 떠나는 승유에게 세령은 갑자기 백 허그를 하며 "함께 떠나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 함께 살자"고 간청합니다. 놀란 승유는 천천히 세령의 손을 떼어 냅니다. 지금 이렇게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승유는 "그 어디든 수양의 세상!"이라는 말로 세령의 청을 거절합니다. 승유가 발걸음을 옮기자 이번에는 세령이 승유의 손목을 잡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사지(死地)로 보낼 수 없다는 여인의 간절한 외침입니다. 아무리 큰일을 도모하기 위해 마음을 독하게 먹은 승유이지만 이 대목에서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승유는 한 손으로 세령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군요. 그런 다음 승유는 가마를 타고 떠나는 세령을 훔쳐봅니다. 이들의 이루어지지 못할 애절한 사랑에 정말 가슴이 미어질 지경입니다.


 

▲ 정종의 경혜의 대한 백 허그와 두 사람의 입맞춤

<공주의 남자>출연진 중 가장 애절한 "승유-세령"커플 못지 않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인물은 경혜-정종 부부입니다. 경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힘없는 정종이 부마로 간택된 데 대해 늘 불만이어서 지금까지 합방도 하지 않은 무늬만 부부였고, 정종을 남편으로 인정하지도 않은 채 무시해 왔습니다. 급기야 네티즌들은 가장 불쌍한 인물은 경혜가 아니라 정종이라는 말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혜공주는 아버지 문종이 승하한 후 안평대군과 금성대군의 연이은 거사실패와 단종이 왕위를 수양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정종이 늘 "전하(단종)와 공주(경혜)를 지켜주겠다"고 하는 말에 큰 위안을 얻었고 어느새 그를 의지하게 된 것입니다.

정종은 빙옥관으로 승유를 찾아가서는 "만일 내가 죽고 네가 산다면 공주를 지켜달라. 겉으로는 야문척하지만 속은 매우 여리다. 그동안 모진 일을 워낙 많이 당해 가슴속에 생채기가 많을 것이다. 그녀가 무척 아프다"고 말합니다. 이토록 아내를 생각하는 남편도 없을 것입니다.

귀가한 정종에게 경혜는 "늘 내 곁을 지켜주는 분이 돌아오지 못할까봐 두려웠다"고 말합니다. 놀란 정종이 손에 들고 있던 갓을 바닥에 떨어뜨린 것도 무리는 아니군요. 정종이 경혜를 포옹하자 경혜는 "반드시 살아 돌아 오라, 서방님!"이라고 무릅니다. 무한 감동을 받은 정종은 경혜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합니다.

이튿날 아침 정종이 잠자리에서 눈을 뜨니 곁에 경혜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마도 지난밤 처음으로 합방을  한 듯 합니다. 밖으로 나온 정종은 경혜를 보자 백 허그합니다, 그런 다음 경혜는 정종의 손에 쌍가락지를 건네주며 직접 자기 손에 끼워달라고 부탁합니다. 또 정종을 "서방남!"이라고 부르면서. 이 가락지는 정종이 경혜에게 선물한 것입니다. 정종은 가락지를 끼워주고 난 다음 경혜에게 다시 입맞춤을 합니다. 키스라는 서양용어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이 부부의 입맞춤은 아름답고도 애절합니다. 경혜는 정종에게 "무사히 돌아 오라!"고 화답했지만, 정종은 거사실패로 끌려가는 몸이 되고 말았으니 참으로 애석하고 원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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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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