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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근 역의 김현성                                                        계백 역의 이서진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머리는 매우 비상합니다. <계백>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 태자가 된 의자(조재현 분)는 사택비(오연수 분)의 농간으로 죽은 어머니 선화왕후와 사택비가 낳은 교기(진태현 분)왕자 틈에서 목숨을 부지하여 나중에 복수를 하기 위해 과거를 기억하며 바보와 호색한으로 살아왔습니다. 계백(이서진 분)도 자신과 의자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택한 아버지 무진(차인표 분)과 자신을 친아들 문근(김현성 분)보다도 더 아끼며 키워준 양어머니 을녀(김혜선 분)를 똑똑히 기억합니다. 문근도 사택비의 생일날 위제단의 남조(조상기 분)가 어머니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하고는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위제단을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이토록 과거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계백과 문근이 어렸을 적 한솥밥을 먹으며 자랐음에도 그 후 성인이 되어 여러 차례 다시 만났지만 서로 의붓형제라는 사실을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좀 억지스럽기도 합니다. 아마도 제작진로서는 두 형제의 이야기 속에 새로운 반전을 준비해주고 있는 듯 한데 제20회(9월 27일 방영)에서 서로의 목숨을 구해주어 이런 기대를 더욱 키웠습니다.

성인이 된 계백과 문근이 처음 조우한 곳은 바로 살인집단인 위제단 본부였지요. 계백은 은고(송지효 분)와 임자(이한위 분)의 도움으로 독향을 준비해 위제단을 급습하여 이들과 한바탕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근은 아버지 무진이 위제단의 하수인으로 일하도록 소개시켜준 살인청부업자 독개(윤다흔 분)를 찾아가서는 위제단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는데, 독개는 가짜 위제단으로 위장하라고 합니다. 이 당시 문근은 교기를 만나 은자 100냥을 받은 후 복수를 위해 위제단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계백이 먼저 와서 위제단을 박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근은 위제단 부두목 남조의 얼굴을 알아보고는 달려들었지만 남조와 두목 귀운(안길강 분)은 부상을 입은 채 달아나 결국 원수를 갚는데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계백과 문근은 몇 마디 말을 나누고는 헤어졌지요. 의형제임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채 말입니다.  

그 후 계백과 문근은 교기의 집무실에서 다시 만납니다. 당시 계백은 사택비의 호위무사가 되어 있었고, 문근은 교기왕자가 앞으로 태자가 될 것이라고 믿고 그의 편에 줄을 선 것입니다. 이 때에도 둘은 다시 조우했지만 서로 가시 돋친 말만 교환하고는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후 천지개벽이 되었습니다. 사택비와 그 일족이 퇴장하면서 교기왕자도 폐위된 채 사라졌습니다. 이후 계백은 성충(전노민 분) 및 흥수(김유석 분)와 함께 덕솔(4급 관직)이라는 관직을 부여받은 반면, 문근은 역적이 되어 현상수배되고 맙니다. 예나 지금이나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은 진리로군요.

 

일이 이렇게 되자 문근은 독개를 닦달해 당나라로 가는 밀항배편을 주선해 달라고 했습니다. 독개와 문근은 백제국경은 경비가 삼엄하므로 일단 신라로 잠입했다가 가야국을 통해 당나라로 가자고 합의하고는 길을 나섰습니다. 한편 계백의 경우 의자는 호위부 덕솔을 건의했지만 무왕은 "계백이 아버지 무진을 죽인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경우 그를 의자태자 옆에 두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신라의 국경지역인 거열성 군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계백이 임지로 부임하다가 말을 타고 지나가는 문근을 만났지만 그는 "시정잡배와는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며 무시하고는 그냥 지나치고 말았습니다.

거열성 군장으로 부임한 계백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지의 귀족이자 지주인 진덕은 백성들의 고혈의 짜먹는 가렴주구(苛斂誅求)입니다. 그는 이주하기 싫어하는 백성들을 황명이라며 강제로 몰아내려 합니다. 계백이 나서 진덕에게 사병을 데리고 이곳을 떠나라고 요청해 그는 짐을 꾸려 사병(私兵)을 이끌고 길을 나섭니다. 계백은 몇 명밖에 없는 군사들 조련도 해야하고 삶의 터전을 잃을까 걱정하는 백성들을 다독이는 등 연일 격무에 시달립니다.  


 

▲ 서로의 목숨을 구해준 의붓형제 계백과 문근

그런데 문근은 신라 서곡성 성주의 사주를 받고는 거열성 군장을 죽이려고 계백의 처소에 몰래 잠입합니다. 잠깐 잠이 들었던 계백은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침입자를 알아채고는 급히 몸을 피한 후 맞대결을 펼칩니다. 문근은 계백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괜한(무고한) 놈 죽이나 했는데 원수 같은 놈이라 다행"이라며 화려한 무술솜씨를 뽐냅니다. 그렇지만 문근은 결국 칼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합니다. 계백은 문근의 정체를 물었지만 "닥치고 당장 죽여"라고 말하며 정체를 숨깁니다.

계백은 왜 죽이지 않느냐는 부장의 물음에 "나와는 묘한 인연이 있는 자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그냥 죽이기엔 검술실력이 아까운 자"라고 말하며 문근을 옥사에 가둡니다. 계백은 자신을 죽이고싶어 안달이 난 문근에게 삶은 닭고기를 가져다 주면서 과거에 자신이 옥사에 갇혀 닭고기를 먹던 때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그렇게 싸우고 싶다면 나를 죽이기 전 먼저 함께 신라군과 싸우자. 이후에 너와 정식으로 대결을 해 주겠다"라고 말했고 문근은 이에 동의합니다. 계백은 문근을 옥사에서 꺼내줍니다. 그믐인 오늘밤이 적은 병력으로 신라군을 기습공격하기에 매우 좋은 날이거든요.

그렇지만 이번엔 이외의 사태가 발생합니다. 사병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났던 지주 진덕이 살수들을 데리고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계백은 진덕에게 칼을 겨누었지만 사방에 배치된 궁수들을 보자 칼을 내리고 부장과 함께 옥사에 감금되고 맙니다. 이상한 사태에 놀란 문근은 진덕의 침실로 잠입합니다. 문근은 진덕의 목에 칼을 겨누면서 "누가 내 먹이에 손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귀족의 목을 베고 맙니다. 지금까지 문근이 한 행동 중에서 가장 잘한 살인입니다. 살인이 이토록 통쾌한지 미처 몰랐습니다. 때를 맞춰 계백을 지지하는 백성들이 귀족의 집을 급습했고요.

문근은 옥에 갇힌 계백을 풀어주면서 "신라 놈들 해치우고 나랑 한판 떠야지?"라고 말하자 계백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제는 계백이 문근에게 목숨 빚을 졌군요.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도 아직 두 사람은 서로 의붓형제인 줄을 모릅니다. 계백과 문근이 앞으로 서로의 정체를 알고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는 일도 드라마 <계백>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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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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