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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왕 역의 최종환



<계백>제21부는 두 가지 비교적 큰 사건이 발생한 회였습니다. 하나는 "버려"란 별호로 알려진 문근(김현성 분)과 거열성 군장인 계백(이서진 분)이 서로간의 정체를 알게 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계백이 문근의 도움을 얻어 신라의 서곡성을 탈환해 영웅이 되어 사비성으로 귀환하자 무왕(최종환 분)이 이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며 다시 그를 변방으로 내쫓을 궁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 계백에게 칼을 겨누다 홀연히 사라진 문근

황명을 핑계로 백성들을 강제 이주시키려는 현지의 귀족 진덕을 단칼에 베어버린 문근이 옥사의 계백을 구한 후 둘은 의기투합하여 신라의 서곡성을 침입합니다. 계백이 1만여명의 지원군이 온다고 거짓말을 하여 이를 신라진영으로 알린 뒤 방울을 동원한 거짓시위를 벌여 수많은 군사가 있음을 위장하고 신라군의 취침을 방해했습니다. 며칠 동안 이런 일을 벌이고 보니 신라군 초병들은 모두가 쥐약을 먹은 듯 비몽사몽간입니다. 20여명의 계백군은 1천여 신라군을 교란하여 단숨에 성을 탈환하고 맙니다. 신라의 성주인 김흠순은 숨도 한번 제대로 못 쉰 채 퇴각합니다.

문근의 칼 솜씨를 본 계백은 "넌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 나와 함께 일하자. 네 이름이 뭐냐?"고 문근은 "둘이 맞붙어 네가 이기면 알려 주겠다"고 대꾸합니다. 이즈음 성을 빼앗기고 분통이 터진 김흠순은 성 앞으로 달려나와 적장의 면상이라도 보고 가겠다며 큰소리치자 계백이 응수합니다. "돌아가서 이리 아니 계백에 성을 빼앗겼다고 보고하라"고 했는데, 옆에 있던 문근이 이 말을 듣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계백이 옥사로 독개(윤다흔 분)를 찾아가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문근이 나타나 계백에게 "난 어렸을 때 네가 죽은 줄 알았다"고 합니다. 놀란 계백에게 그는 "나 문근이다"라고 밝힙니다. 이 때만 해도 문근은 계백에게 아무런 원한도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문근은 "한 때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무진도 내 어머니를 죽였다"고 치를 떨며 계백의 목에 칼을 겨눕니다. 계백은 "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죽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려 하지만 문근이 이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계백은 "나를 죽여 네 한이 풀린다면 죽여라"고 하지만 문근은 옆의 상자를 칼로 내리친 뒤 현장을 떠나고 맙니다. 문근의 소재를 묻은 계백에게 독개는 "아마도 당나라로 갔을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교기왕자 편에 섰던 문근이 사택가문의 몰락으로 역적으로 몰려 지명수배되자 처음부터 당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 것인데, 앞으로 계백과 문근이 다시 만날지 두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 영웅이 된 계백을 멀리하는 무왕은 졸장부인가!

이즈음 신라의 서라벌에는 백제의 의자태자(조재현 분)와 성충(전노민 분) 및 흥수(김유석 분) 그리고 은고(송지효 분)가 사절단으로 신라를 방문해 양국간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교의 달인이라는 김춘추(이동규 분)가 백제사절단을 "신라의 국내상황을 정탐하러 온 것"이라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며 의자에게 "누이인 용보낭주를 의자의 비(妃)로 맞아 줄 것"을 요청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판국에 계백이 신라의 서곡성을 점령하였음을 알게 되면 큰 낭패입니다. 은고의 호위무사인 초영(효민 분)이 계백에게 사절단의 위치를 알렸고 계백은 급하게 전령을 보내 탈출하도록 지시합니다. 뒤이어 신라군의 전령이 김춘추에게 국경상황을 알렸지만 이미 백제의 의자일행은 탈출한 뒤입니다.

추격해 오는 신라군을 계백이 물리쳐 사절단은 무사히 서곡성으로 되돌아옵니다. 백성들은 계백을 영웅으로 대접합니다. 거열성의 백성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여 힘든 개간사업을 다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무능한 조정에서는 국경의 방비를 튼튼히 할 생각은 하지 아니하고 귀족을 동원하여 백성을 이주시키려는 등 고혈을 빨아먹기에 급급하였던 것입니다.

사비성 백성들마저 계백을 환호하면서 국민영웅으로 부상하자 무왕은 측근인 조정좌평 왕효린(김진호 분)을 불러 "계백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일부러 큰공을 세워 변방에서 사비로 돌아오려고 한 것이다. 만일 의자가 신라와 평화동맹을 맺고 왔더라면 백성들의 환호는 의자를 향했을 터인데, 이게 계백을 향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냅니다. 무왕으로부터 이런 뜻을 들은 의자는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는 성충과 흥수에게 무왕의 의심을 풀 방도를 강구하라고 지시합니다.

대신들이 모두 모인 장소에서 무왕은 예상과는 달리 계백에게 "은솔"의 직위를 내리려 합니다. 은솔은 지난 공신행사 때 내렸던 "덕솔"보다 한 단계 위의 관직입니다. 대신들의 분위기를 떠보려는 것이지요. 당장 조정좌평이 나서 격렬하게 반대합니다. "계백은 벌을 받아야 한다. 황명을 어기고 백성의 이주를 방해했고, 신라와의 동맹을 무산시켰으며, 서라벌에 있던 의자가 목숨을 잃을 뻔했다." 이는 무왕의 지시에 따른 것이겠지요. 은고와 성충 및 흥수 등이 계백을 변호하지만 조정좌평은 "계백은 귀족 진덕을 살해했다"며 물러지지 않습니다. 결국 계백은 "잘못에 대하여는 처벌을 받겠지만 백성을 사지로 몰아넣은 진덕을 죽인 것은 잘못이 없다"고 강변합니다. 무왕은 사안이 워낙 중요하므로 시간적인 여우를 갖고 판단하겠다며 결정을 뒤로 미룹니다.

 

무왕은 의자를 불러 "정사암회의에서 어떤 결말이 나든 계백을 무조건 변방으로 보내겠다"고 합니다. 놀란 의자가 "계백은 피를 나눈 형제"라고 말하자, 무왕은 "황제는 그 누구와도 동기지간이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집무실로 돌아온 의자는 만취한 채 계백에게 "미안하고 부럽고 폐하가 원망스럽다"고 하소연합니다. 여기서 부럽다는 말은 은고가 자신을 사내로 보지 아니하고 모셔야 할 주군으로 보는 대신 계백에게 마음을 여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무왕은 계백이 무진의 아들임을 알고는 그를 총애하고 의자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사택가문을 몰아낼 당시 무왕은 계백의 품에 안겨 3일 동안 죽은 듯 잠드는 비상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그런 무왕으로서 계백이 거열성에서 이룬 위업에 대해 이의 진의를 의심하고 "아무리 계백이 무진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일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다짐하는 모습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설마 계백이 역성혁명이라도 하여 나라를 장악하리라고 우려하는 것일까요? 임금과 태자 곁에 용맹과 지략을 갖춘 충성스러운 신하가 있음은 결국 이들의 홍복인데 이를 의심의 눈으로 보다니 무왕도 총기가 흐려진 모양입니다. 제21부 마지막 장면에서 의자의 분노가 심상치 않았는데, 충신의 충심을 몰라주는 무왕에 대해 혹시 반기를 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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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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