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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관산읍 소재 천관산(723m)은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 중의 하나로 산의 능선에 위치한 봉우리마다 기암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습니다. 종봉, 천주봉, 관음봉, 대세봉, 석선봉, 구룡봉, 갈대봉, 봉황봉 등을 비롯해 수 십 개의 기암괴석과 기봉이 꼭대기 부분에 비죽비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天冠山)이라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정상인 연대봉에서 환희대를 거쳐 구룡봉에 이르는 평원에는 매년 10월 억새축제가 열리는 100대 명산(산림청 선정)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여러 곳이지만 북동쪽 장천재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산행을 선택합니다. 주차장에는 1박2일팀이 다녀갔다는 홍보사진이 있는데요. 각 구간별 거리를 친절하게 표시한 등산안내도를 뒤로하고 안으로 들어서면 도립공원설명문이 보입니다. 갈림길에는 바로 연대봉으로 오르는 길을 <이승기 길>, 금강굴 방향으로 오르는 길을 <강호동-이수근 길>로 표기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1박2일의 인기를 실감케 합니다.

 1박2일 홍보사진

 등산 안내도


 


 
 
그런데 그 옆에 KBS가 설치한 안내문이 의문입니다. 천관산 편 방영일자가 <2011년 11월 21일>로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방영도 하지 않은 것을 이렇게 크게 선전할 리는 없을 텐데 이상하게 생각되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년 전인 2010년 11월 21일에 방영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래 KBS 안내도는 년도를 잘 못 기재한 오류로군요. 설치한지 1년이 거의 되었을 텐데 아직도 이게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게 참으로 놀랍습니다.  KBS 관계자는 눈과 귀를 닫고 있나 봅니다.

 날자가 잘못 표기된 홍보판



다리를 건너니 멋지게 생긴 노송이 반겨주네요. 묘지를 지나면 체육공원인데 우측으로 들어섭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등산로로군요. 능선을 따라 점점 고도를 높이며 뒤돌아보면 나지막한 산 사이로 가을의 곡식이 익어 가는 들녘과 다도해의 바다도 조망됩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큰 바위(종봉?)에 도착하여 고개를 들어보면 가야할 능선에 펼쳐진 기암봉이 도열하듯 일렬로 늘어선 장면이 한마디로 장관입니다. 그러나 이런 감탄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산행 내내 능선에서 춤추고 꽃피운 석화(石花)를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멋진 노송


 


 

금강굴을 지나 큰 기암봉(노승봉?) 옆으로 설치된 철제계단을 오릅니다. 지나온 암봉 꼭대기에 오른 등산객의 모습이 아찔하군요. 천관사 갈림길을 지나면 또 일단의 바위군(대세봉?)입니다. 이런 큰 암봉에 이정표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명색이 도립공원인데 바위이름이 없어 실망스럽네요. 이 바위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꼭 나무로 만든 장승을 닮은 바위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맞은 편 능선에 핀 바위꽃을 보는 즐거움도 큽니다.

 금강굴


 

 대세봉(?)

 장승 같은 바위 

 

조금 더 가다가 큰 암봉(보현봉?)을 지나면 천주봉입니다. 처음으로 바위 이름을 적은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천주(天柱)란 하늘기둥입니다. 바위의 생긴 모습이 속리산 입석대와 유사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주는 중국 원가계의 하늘기둥이지요.


 

 


드디어 대장봉 정상인 환희대입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능선의 암봉이 한 폭의 그림 같고 동쪽의 가야할 연대봉능선은 억새천국입니다. 환희대는 조망이 좋고 또 다리품을 쉬어야 하기에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운집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사진에 빠진 등산객

지나온 능선

 연대봉으로 이어진 억새능선

 환희대 쉼터


 
산악회에서는 여기서 편도 600m 거리의 구룡봉을 꼭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사실 환희대에서는 굳이 구룡봉을 왕복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약 50여 미터만 전진하면 그 이유를 금방 알게 됩니다. 은빛 억새가 휘날리는 능선 뒤로 매의 부리 같은 구룡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으니까요. 점점 발걸음을 옮기면 맞은 편 능선의 진죽봉을 보게 됩니다. 정말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모아 세워둔 듯 합니다.

                                                                                이정표


 


 


 

 진죽봉


 

구룡봉은 아홉 마리의 용이 머리를 맞대고 놀던 곳으로 용의 발자국에는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헙니다. 실제로 몇 개의 구덩이에는 물이 그대로 고여있군요. 여기선 진죽봉이 위치한 능선과 남쪽의 산하 및 저수지가 잘 보입니다.


 


 


 

 

다시 환희봉으로 되돌아오다가 진죽봉으로 접근해 봅니다. 조금 전 지나온 능선의 암봉을 잘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곳이네요. 다만 시간 관계상 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어 발길을 돌립니다.


 


 

환희봉에서 연대봉으로 가는 길은 가벼운 산책로입니다. 오르내림도 전혀 없는 대신 억새가 지천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구룡봉 가는 길의 억새만큼 아름답지는 못한 듯 합니다. 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은 고려 때 봉화대를 설치하여 통신수단으로 이용해 봉수봉이라고도 불렀답니다. 정상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지만 먼 곳에 끼여 있는 희뿌연 연무로 인해 조망이 깨끗하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하산할 능선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장천재 방향의 능선을 따라갑니다. 군데군데 기암이 많지만 백미는 남근석인 양근암입니다. 주변에 서 있는 능선의 기암을 감상하면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로로 내려오니 갈림길에는 혹사한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洗足場)이 있어 참 좋군요. 식당 담소원에서 비빔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주차장으로 나옵니다.


 

 양근암


 


오늘 산행에 4시간 4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냥 산길을 걷기만 하면 3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천관산 같은 산은 그냥 걸어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유유자적하게 걸으며 대자연이 인류에게 준 선물을 마음껏 음미하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곳입니다. 글쓴이는 이미 7-8년 전 천관산을 답사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짙은 안개로 인해 5미터 앞도 분간이 안 되어 땅만 보며 3시간만에 연대봉을 다녀온 씁쓸한 기억이 있었는데 오늘 산행으로 이를 말끔히 치유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다면 이번에 답사하지 않은 코스를 밟아보고 싶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0월 1일 (토)
▲ 등산 코스 : 장천재 주차장-갈림길-체육공원-금강굴-천주봉-환희대-구룡봉(왕복)-연대봉-양근암-주차장
▲ 소요 시간 : 4시간 45분
▲ 등산 안내 : 다모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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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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