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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백 역의 이서진                                                은고 역의 송지효


의자왕자(조재현 분)와 함께 사절단으로 서라벌에 머물 당시 의자는 은고(송지효 분)에게 "왜 나를 사내로 보지 않으냐"며 공식적으로 프로포즈했을 때 은고는 "전하를 주군으로 곁에서 모시고 살아가겠다"고 하면서 이를 거절했습니다. 물론 이는 은고가 계백(이서진 분)을 마음에 두고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주변상황은 가슴에 무슨 큰 뜻을 품고 있을지 모를 이 은고를 장수의 아내로 살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듯 합니다. 가잠성 군장으로서 서곡성 탈취라는 전대미문의 업적 한방으로 졸지에 백성들의 영웅이 되어 사비로 돌아온 계백에게 무왕(김종환 분)은 무슨 꼬투리라도 잡아서 그를 변방으로 다시 내쫓을 작정입니다.

무왕은 조정좌평 왕효린(김진호 분)에게 지시하여 어전에서 계백의 죄(백성이주 어명위반, 귀족인 진덕 살해, 무리한 서곡성 공격 등)를 낱낱이 고하게 만들었지만 은고, 성충(전노민 분), 흥수(김유석 분) 등이 논리 정연하게 반발하였지요. 무왕으로서는 잘 못하면 백성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계백을 내친 무능한 군주가 되기 싫어 계백의 처리를 정사암(각 부족의 귀족회의)회의에 미루었던 것입니다. 은고는 신녀(이태경 분)를 찾아가서 계백을 구명할 도움을 요청하지만 신녀는 "이미 하늘은 아씨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말로 은고가 의자태자의 비(妃)가 된다는 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은고는 계백을 구하여 사비에 머물도록 할 방도에만 골몰합니다.

 

계백으로서는 자신 때문에 국론이 분열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사직서를 내고 떠나려 합니다. 후위무사 초영(효민 분)으로부터 계백이 떠난다는 소식은 들은 은고는 계백의 앞길을 가로막습니다. 답답한 계백은 은고에게 "함께 떠나자"고 했지만, 은고는 "이곳을 떠나면 결코 크지 못한다. 지금 무책임하게 혼자 떠나면 다시는 이 은고의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계백은 일단 동지들이 있는 까막재로 가서 작별인사를 할 참입니다.

그런데 까막재에서 엉뚱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까막재의 귀염둥이 소녀 가희(김유정 분)가 곶감을 팔러 나갔는데 가게주인은 가희가 내민 곶감 광주리에 상한 곶감 한 개를 슬쩍 집어넣고는 상한 것을 팔러왔다고 호통을 친 뒤 관아에 고변해 옥사에 구금토록 한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계백은 옥사로 가서 가게주인과 책임자를 혼내고는 가희를 꺼냅니다. 계백은 가희를 업고 까막재로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가희가 나중에 계백과 혼인할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군요. 공평무사한 계백과 아이들을 잘 돌보는 착한 가희는 환상적인 한 쌍이 될 듯 하니까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사실은 성충이 계백에게 들려준 말입니다. 계백이 가희를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영웅이 된 힘과 덕솔(4품 관직)이라는 직위가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지위나 힘이 없으면 나라를 바로 세우지 못하며, 정의를 실현할 수도 없다는 충고였지요. 이 말은 결국 계백에게 변방으로 떠나지 말도록 하려는 성충의 비유법입니다. 아마도 이 말을 들은 계백은 느끼는 바가 많았을 것입니다.

은고는 숙부인 목환덕과 임자(이한위 분)에게 정사암회의 멤버인 귀족들을 계백의 편으로 끌어들이되 절대로 뇌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미 목한덕은 전 내신좌평 기미(김중기 분)로부터 땅문서 등을 뇌물로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 목환덕이 은고에게 기미를 소개시켜줍니다. 은고는 기미를 보자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번 한번만 귀족의 힘을 빌리기로 결심합니다. 은고는 귀족들이 모인 장소에서 계백을 무죄로 결의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거잠성에서 귀족 진덕을 죽인 계백을 도와줄리 없지요. 냉랭한 분위기 속에 나타난 기미가 "귀족들이 협조하면 사택가문의 사택지적을 대좌평으로 천거하고, 물러난 귀족들을 복권시키겠기로 약속"했다며 설득합니다.

 

정사암 회의 결과를 보고 받은 무왕은 기가 막힙니다. 측근인 조정좌평마저 "계백의 서곡성 탈취는 황실의 위엄을 높이 세웠다"라고 보고했기 때문입니다. 무왕은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었다며 분을 삼키기 못합니다. 그리고 외부의 개입이 없이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못한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쥡니다. 은고는 의자를 만나 계백을 구하기 위해 부득이 사택가문과 결탁하였음을 알립니다. 의자는 원수를 어떻게 포용하느냐며 반문하지만 일은 이미 저질러지고 말았습니다.

무왕 앞에 불려간 의자는 은고의 방패막이를 자임하고 나섭니다. 의자는 대화합 차원에서 사택지적을 대좌평으로, 다른 귀족들을 복권시켜야 한다고 건의합니다. 사택가문의 살해위협에 살얼음판처럼 목숨을 부지해온 의자가 이런 건의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무왕은 "이게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말이냐"고 되묻지만 의자는 "제 생각"이라며 오리발을 내밉니다.

한편, 은고가 시도 때도 없이 의자와 호젓한 시간을 갖는 것을 시기하는 여인이 있으니 바로 태자비인 연태연(한지우 분)입니다. 만약 은고가 사택가문과 화해를 도모한다는 사실을 알면 태지비는 기절하겠지요. 다행히도 무왕은 며느리와 손자를 무척 좋아합니다. 이 날도 무왕은 태자비를 불러 아이를 안아보고는 즐거워합니다. 이 때 태자비는 "전하(의자)와 도시부 장사(은고)가 매우 깊은 관계이며, 만약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 이 아이의 운명은 전하처럼 매우 기구할 것"이라고 하소연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은고를 견제하기 위한 태자비의 기막힌 읍소작전이로군요. 

 

은고의 말을 들은 의자는 계백을 불러 "은고 주변에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니 주변인물을 잘 감찰해 부정한 거래를 하는 자에 대해서는 미리 대책을 세우고 수상한 증거를 없애라"고 지시합니다. 의자는 은고를 다시금 보호해주기로 작정했군요. 의자가 자신을 사내로 봐주지 않은 은고에게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흥수는 의자가 사택가문과의 화해를 하려는 계획에 펄쩍 뛰었지만, 생각이 깊은 성충은 토지정전제를 시행하여 귀족들의 힘을 뺀다면 해볼만하다고 합니다.

은고는 목환덕과 함께 전 내신좌평 기미의 집을 방문했는데, 기미는 힘있는 실세인 은고를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은고는 화를 내며 돌아섭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정치판에서 실세로 지목되었다가는 언제 화살을 맞을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은고와 목환덕의 뒤를 쫓던 계백은 두 사람이 기미의 집을 들락거리는 것을 알고는 독개 삼총사(대수와 용수 포함)에게 목환덕의 뒤를 캐라고 지시합니다. 삼총사는 목환덕의 집으로 잠입하여 뇌물로 받은 은자와 뇌물리스트를 가지고 나옵니다.

 

계백은 뇌물리스트를 의자에게 전했고, 의자는 어느 젊은이를 불러 이 치부책을 건넵니다. 계백은 목환덕을 포박한 후 심문하는데 나타난 은고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봅니다. 방으로  자리를 옮긴 계백과 은고가 입씨름을 하다가 은고가 나가자 앞에 나타난 임자가 "은고는 계백을 구하기 위해 기미를 만났다"고 알려줍니다. 계백은 정사암회의에서 자신이 무죄결정이 난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은고가 기미를 동원한 것이라면 정말 낭패입니다. 계백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혼란스러운데 이번에는 무왕이 은고를 조정부로 압송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태학의 유생들이 은고의 처벌을 주청했다는 상소가 빗발친 데 따른 결과입니다. 무왕으로서는 태자비로부터 들은 말도 있으니 이번 기회에 은고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줄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군요. 

그러고 보면 의자가 부른 젊은이는 태학의 리더였나 봅니다. 의자는 뇌물을 받은 목씨 일가를 단죄하려 함이었는데, 결국 불똥은 은고에까지 튀고 말았군요. 물론 은고가 목씨 일가의 딸이니 이는 당연한 귀결이지만 은고의 방패막이를 자임한 의자가 왜 상소를 부추겨 일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갔을까요? 이게 은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가요? 아니면 목씨 일가를 단죄해 은고를 지키려고 오판을 한 것인가요? 자신을 구하고자 무리수를 둔 은고, 이에 충격을 받은 계백은 군사들에게 끌려가는 은고를 보게 되었는데 그는 어찌 행동할까요? 머리 나쁜 글쓴이로서는 다음 그림이 전혀 그려지지 않습니다. 어서 필(筆)을 놓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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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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