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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자태자 역의 조재현                         은고 역의 송지효                             계백 역의 이서진


 

의자태자(조재현 분)는 드라마에서 무왕(최종환 분)과 신라 선화공주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신라의 피가 반쯤 썩인 의자는 백제인 순수혈통주의를 신봉하는 사택비(오연수 분)와 그 가문으로부터 모진 핍박을 받아 왔으며 이런 역경 속에서도 마음 속에 비수를 감춘 채 어렸을 때는 바보로, 성장해서는 호색한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은 머리가 나쁘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처세술입니다. 그런데 이제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벌인 사랑싸움에서 의자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외통수를 동원하여 여자를 차지합니다. 물론 이게 성공이란 말은 아닙니다. 결국 여자는 마음의 문을 의자에게 열지 않았으니까요. 

가잠성에서 귀족인 진덕 성주를 죽이고 불과 20여명의 군사로 1천여 명이 지키는 신라의 서곡성을 탈취한 후 영웅이 되어 사비로 돌아온 계백(이서진 분)을 견제하려는 무왕은 계백을 황명을 어기고 귀족을 살해한 죄를 물어 변방으로 보낼 작정입니다. 대신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무왕은 귀족 합의체인 정사암회의의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계백을 구하기 위해 은고(송지효 분)는 귀족들을 포섭했고 이 과정에서 숙부 목환덕은 전 내신좌평 기미(김중기 분)로부터 뇌물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은고는 귀족들에게 사택가문의 사택지적을 대좌평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약속해 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어전에서 계백이 무죄가 되도록 조치했습니다.

문제는 무왕의 의심입니다. 정사암 회의에서 귀족들이 계백의 무죄를 결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무왕으로서는 측근인 조정좌평(김진호 분)을 동원하여 계백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이게 뒤집어졌으니 왕의 권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무왕의 의심을 간파한 의자태자는 계백을 불러 은고의 주변을 잘 감시하라고 일렀는데, 은고 및 목환덕이 전 내신좌평의 집을 드나드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계백은 왈패처럼 살아가는 독개(윤다흔 분)일행에게 목환덕의 뒤를 캐라고 부탁했는데, 이들은 그의 집에 잠입하여 뇌물리스트(치부책)를 포함한 은자를 증거물로 훔쳐 가지고 나옵니다.

계백은 이 사실을 의자에게 보고했는데 의자는 뇌물 치부책을 은밀히 태학의 젊은이에게 주며 뭔가 부탁했습니다. 태학의 학생들로부터 은고를 엄벌하라는 상소가 빗발치자 대노한 무왕은 은고를 잡아 가둡니다. 무왕은 은고를 보고는 사택가문이 다시 나타난 꼴이라며, 사비성 거주 목씨 일가를 전부 포박하고 은고에게 뇌물을 준 귀족들을 하옥하라는 명을 내립니다.

 

성충(전노민 분)과 흥수(김유석 분)가 은고를 구명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태자비 연태연(한지우 분)은 "은고가 사택지적을 대좌평으로 임명토록 건의하는 말을 들었다. 이는 어불성설이다. 내가 무왕에게 은고에 대한 처벌을 주창했다. 앞으로 두 분이 이 일에 관여하면 아무리 전하(의자)의 충신이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합니다. 태자비로서는 아버지 연문진 대좌평이 사택가문을 없애려는 거사에 동참했다가 사택비의 농간으로 실패하는 바람에 참형을 당한 터라 사택가문의 말만 들어도 참을 수가 없는 상황에서 은고가 무리수를 두었으니 이를 두고 볼 수 없는 일이지요. 또한 은고가 의자와 무척 가깝게 지내는 모습에 질투가 났었는데 이번이 그녀를 견제하기 위한 기회이기도 하므로 태자비는 미리 입단속을 시킨 것입니다.

계백은 무왕을 알현해 "은고는 뇌물을 받은 죄가 없다. 모두 숙부 목환덕이 저질렀다"며 무릎을 꿇고 애원하지만 무왕은 친히 친국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의자태자도 아버지 무왕을 찾아 "은고는 사택가문을 몰아낸 공신"이라며 구명을 요청하지만 무왕은 "네가 그녀를 감싸고 좋아했기에 너를 등에 업고 국정을 농락했다. 제2의 사택가문을 보는 것 같으니 화근의 불씨를 미리 제거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안타까운 의자는 옥사를 찾아 은고에게 "폐하가 친국할 터이니 너는 목환덕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라"고 당부하지만 은고는 "그들은 나를 믿고 따랐으니 내가 그들을 돌봐줘야 할 처지"라며 고개를 흔듭니다. 의자는 "내가 널 살리겠다"는 단호한 말을 남기고는 나갑니다.

 

무왕의 친국을 받은 은고는 모든 죄를 인정하고 달게 받겠다고 합니다.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느니 그래도 이렇게 해야 자기를 믿고 따라준 목씨 일가에게 한(恨)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이 결과 목환덕은 참형을 당하고 다른 목씨들은 전부 유배형이 내려졌으며, 은고 행회의 재산은 몰수당한 채 폐쇄되고 맙니다. 한 마디로 재기의 씨를 말려 버린 것입니다. 

계백은 옥사를 찾아 "아씨를 구하겠다"고 다짐했건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형제결의를 맺은 성충과 흥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이들은 오로지 연명으로 상소해 보겠다는 말뿐입니다. 밤이 되자 계백은 옥사로 진입하려는데 이를 간파한 흥수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말립니다. 성충도 "지금 파옥하여 은고를 구하면 평생 도망자로 숨어서 살아야 한다"며 만류합니다. 사실 서곡성의 영웅이 도망자가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들은 의자가 은고를 구할 것이라고 계백을 안심시킵니다.

의자는 또 옥사로 은고를 찾아가서는 "너는 용종(왕족)을 잉태했다고 하라. 이게 너를 살릴 유일한 방도이다"라고 지시하지만 은고는 "나 혼자 살 수 없으니 차라리 죽겠다"고 고집을 피웁니다. 의자는 "너와 나는 한 목숨이다. 네가 죽으면 나는 어찌 사느냐"고 압박합니다. 의자가 떠나자 은고는 신녀(이태경 분)의 말이 생각납니다. "이미 하늘은 아씨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는 바로 은고가 의자태자의 비(妃)가 된다는 말을 암시한 것입니다.

태자비도 옥사를 찾아와 "넌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바로 네가 너 가문 사람들을 죽였다"고 속을 뒤집어 놓은 다음 "내일 문무백관 앞에서 처형될 것"임을 알려주고는 나갑니다. 뒤돌아서는 태자비에게 은고는 "난 쉽게 죽을 수 없는 운명"이라는 말로 되받아 칩니다. 아마도 태자의 용종을 잉태했다는 거짓말을 받아들이기로 작정한 듯 합니다. 은고로서는 우선 목숨을 건지고 봐야 하기에 솔직히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거든요. 계백은 은고가 준 향낭을, 의자는 은고의 노리개를 만지며 그녀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계백과 의자는 자연히 은고에게 연정을 품게 되었고 그 증표로 귀중한 물건을 건네준 것입니다.

 

대신들이 모인 장소에서 조정좌평이 은고에 대한 처형문을 낭독하는 순간 계백은 마침 나타난 의자에게 꼭 은고를 살려달라고 요청하는데, 회심의 미소를 띤 의자는 "내가 무슨 일을 해도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합니다. 계백의 대답은 간단하고도 명료합니다. "은고를 살린다면 내 목숨도 내놓겠다"고. 망나니가 은고의 목을 내려치려는 순간 의자가 나서면 "멈춰라!"고 소리지릅니다. 그리고는 무왕에게 "은고를 죽여서는 아니 된다. 용종을 잉태한 여인은 참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듣고 가장 놀란 두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태지비와 계백입니다. 물론 무왕도 놀랐지요. 임금은 은고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했는데 이미 살기를 결심한 은고의 대답은 들으나마나 입니다. "예, 사실입니다." 무왕은 어의(御醫)에게 진맥을 시켰는데 이미 의자에게 회유당한 어의의 대답도 정해져 있습니다. "태맥이 분명합니다." 무왕은 은고를 해산 시까지 폐궁에 머물도록 하라고 지시합니다.

기가 막힌 상황전개에 계백은 의자에게 "나와 한마디 상의 없이 이럴 수 있느냐"고 따져보지만 의자는 "은고는 너 때문에 위기를 자초했다. 죽어 가는 은고를 힘있는 내가 살렸을 뿐"이라고 응수합니다. 사실 맞는 말이로군요. 의자가 이런 방안을 계백과 상의할 리가 없겠지요. 오로지 계백은 은고를 살리기 위해 파옥한 후 그녀를 구출하여 도망가려 했을 뿐인데 의자는 세 치 혀로 은고를 살린 것입니다. 성충과 흥수도 태학의 젊은이를 만나 이번 상소를 잘 했다고 추겨 세우자 그는 "태자가 시키는 대로했을 뿐"이라며 가볍게 답합니다.

성충과 흥수는 이 모두가 의자태자가 계백으로부터 은고를 빼앗기 위해 꾸민 술책임을 간파하고는 분노하지만 뾰족한 묘안이 없습니다. 이를 문제삼아 평지풍파를 일으킬 경우 대의(大義)를 펼쳐 보지도 못한 채 여자문제로 일을 그르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자가 목한덕의 집에서 발견한 치부책을 주며 은고에 대한 처벌 상소를 올리라고 한 것도 이상했습니다. 이런 치부책이 발견되었다면 이의 사실여부 및 은고와의 관련성을 확인해야 함에도 다짜고짜로 은고의 처벌상소를 지시한 것은 의자의 노림수였던 것입니다. 은고를 외통수의 위기로 몰아 세운 뒤 태자라는 신분과 지위를 이용해 의자는 한방에 강력한 경쟁자인 계백을 따돌리고 마음에 품은 여인을 차지하였으니까요.

허탈한 계백은 은고의 손을 잡으며 "함께 떠나자, 내 손을 놓으면 다시는 잡을 수 없다"고 권유하는데 당황한 은고는 생각할 여유를 달라고 합니다. 두 사람을 본 의자는 계백에게 "백제의 영웅이 태자의 용종을 잉태한 여인과 함께 도망을 갔다면 나중에 내가 왕위에 오르더라도 대신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계백의 기를 팍 꺾어 놓습니다. 이는 너무나도 옳은 말이니까요.    

 

30년 이상 즉위한 무왕도 이제는 신체가 노쇠했는지 각혈을 합니다. 그는 은고를 불러 담담하게 말합니다. "네가 죄가 없음을 알았지만 널 죽이려 했다. 너로부터 사택황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의자의 후비를 허락하니 의자를 잘 보필해 강력한 왕권수립에 일조하라. 단 태자비의 자식을 태자로 책봉할 것이다. 그리고  귀족과는 야합하지 말라." 이후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의자와 은고는 사찰에서 혼례식을 올렸는데, 계백은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흥수는 "하늘이 무너졌냐"고 하면서 술 한 잔 하자고 했고, 성충도 "인연이 없는 곳으로 여겨라"고 위로하지만 계백의 귀에는 아무 말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드디어 첫날밤, 기대에 부푼 의자는 은고에게 "이것이 최선이고 운명"이라고 말하자 은고는 "살기 위해 거래를 했다. 전하는 내 육신을 가졌을 뿐"이라고 차갑게 말합니다. 예상 못한 은고의 반응에 의자는 "네 마음을 영원히 계백에게 두겠다는 뜻"이냐고 반문하는데 은고는 "신첩은 전하를 존경할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화가 단단히 난 의자는 난폭하게 은고를 침대로 데리고 가서는 겉옷을 벗기고 키스를 하려고 하자 은고는 입을 꽉 다문 채 목석같이 가만히 누워 있습니다. 의자는 하던 행동을 중단하고는 밖으로 나갑니다. 남자로서 이보다 더한 모욕적인 일은 없을 테지요. 

 

오늘 밤 제24회 예고편을 보니 의자는 무왕에게 "은고가 회임하지 않은 것 같다. 나를 벌하고 은고를 살려달라"고 읍소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의자가 또 무슨 계책을 쓰는지 모를 일입니다. 이리 되면 은고의 회임을 진단한 어의의 생명도 위태로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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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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