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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명 역의 손창민


회를 거듭할수록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는 KBS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에 읽힌 비밀이 하나 둘씩 차례로 벗겨지기 시작합니다. 지난 제13회에서는 김영광(천정명 분)이 아버지가 죽으면서 남긴 암호코드를 풀어 윤재인(박민영 분)이 사실은 남매가 아니라 윤일구(안내상 분)의 딸임을 확인한데 이어, 제14회에서는 거대상사의 서재명(손창민 분) 회장이 윤재인의 기어이 정체를 알고야 만 것입니다. 이런 비밀이 한 겹씩 벗겨질 때마다 서재명의 윤재인 흔적 지우기는 더욱 악랄하게 전개될 것이며, 김영광과 박군자(최명길 분) 그리고 허영도(이문식 분)의 윤재인 제자리 찾아주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입니다.

2차면접을 통과한 첫날 출근시간이 지나도 김영광이 나타나지 않자 허영도는 영광을 탈락시키겠다고 합니다. 깜짝 놀란 윤재인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정을 들어 보고 탈락여부를 결정해야 공정하다고 건의했고, 허영도는 만약 오늘 퇴근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이를 건의한 윤재인마저 동반 탈락시키는 조건으로 이를 수용합니다. 옆에 있던 서인우(이장우 분)가 재인에게 "네가 탈락하면 나는 어떻게? 네가 나 옆에 있어 준다고 했잖아!"라며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는데요. 서인우는 초기의 싸가지 없는 캐릭터에서 재인에게 감화를 받아 점차 그녀를 감싸주는 순정남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윤재인은 김영광에게 겨우 전화를 해 퇴근시간 전까지 오지 않으면 탈락이라고 했지만 재인의 아버지 윤일구의 납골당에서 아버지의 암호코드를 푼 영광은 지금 거대상사의 일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재인에게 "미안해, 윤재인! 지금 너한테 못 갈 것 같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습니다. 

그런데 특별팀의 차홍주(이진 분)가 재인이 영광의 동생임을 알고는 허영도 팀장에게 "'윤재인과 김영광이 아버지가 같다"고 말하자 놀란 허영도는 영광이네 국수집을 찾아가 박군자로부터 무려 다섯 그릇의 국수를 시켜 먹고는 느닷없이 "잘 먹었습니다. 형수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허영도라고 합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형수라고 부르는 말을 의아하게 생각한 박군자에게 허영도는 단도직입적으로 "윤재인 그 아이 형님의 딸이 정말 맞느냐"고 묻습니다. 박군자로서는 대외적으로 남편이 데리고 온 윤재인의 정체를 알고는 지금 그 죄를 어찌 갚을지 안절부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면부지의 사내가 와서 재인에 대해 친딸 어쩌고 하니 그만 꼭지가 돌아버립니다. 박군자는 "형수고 나발이고 간에 남의 복잡한 가정사를 미주알고주알 알려고 하지 말라"며 쏘아붙이고는 내 좇습니다.

 

허영도는 김영광의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야구연습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영광을 찾아갔는데요. 허영도가 "또 포기하는 거냐"고 묻자 영광은 "아버지는 나에게 영웅이고 산이며 정신적 지주였다. 더 이상가면 용서가 안될 것 같다"고 대답합니다. 허영도는 "윤재인의 부탁으로 너에게 시간을 연장해 주었다. 재인이 널 믿기 때문에 동반탈락 선택을 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결국 영광은 퇴근시간 전까지 허영도 사무실에 나타납니다. 허영도는 영광에게 "숙제를 풀었나? 늦은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영광은 "그건 숙제가 아니라 답이었다. 윤재인의 진짜 아버지를 찾았다. 왜 그걸 남겼는지 알 것 같다. 그 아이를 원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하겠다. 그것만이 아버지가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다짐합니다. 이제 박군자도, 김영광도 재인의 정체를 알았으니 그녀를 제자리로 돌려놓으려는 다음 행보가 무척 궁금합니다.

이보다 앞서 서재명이 윤재인의 본명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이 매우 코믹하면서도 극적이었습니다. 주대성(김성오 분) 대리는 2차면접 통과자 3명(영광 불참)에게 자재보관창고에서 옷을 정리해 2층 회의실로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습니다. 회의실에는 큰손인 중국인 바이어 2명과 이들을 안내한 한국인 손사장이 있었는데요. 재인 밀던 옷걸이가 넘어지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서로 낯이 익습니다. 재인은 손 사장을 어디서 많이 본 인상인데 손 사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손 사장은 바로 박군자가 아르바이트로 노래방에서 주방일을 하러 나간 첫날 룸으로 음식을 가지고 갔을 때 맥주를 억지로 권하던 술 주정뱅이 손님이었던 것입니다. 재인은 "노래방에서 변태짓을 한 사람"이라며 그를 욕합니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한번보고 얼굴을 기억해 낸다는 것은 천재가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거 큰일났습니다. 재인이 손 사장에게 사과하고는 일어서다 넘어지며 손 사장의 가발이 벗겨집니다. 지난번 노래방에서와 동일한 상황의 연출이로군요. 놀란 손 사장이 발끈하며 재인에게 달려들자 함께 온 서인우가 손 사장을 제지합니다. 어쨌든 큰 바이어를 변태라고 욕하고 가발을 벗겼으니 구매상담이 깨질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 합니다. 이런 난장판에 서재명 회장이 들어옵니다. 손 사장은 재인에게 중국인 바이어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재인은 사과하는 대신 노자의 도덕경에 기록된 말을 인용하며 "이런 사소한 일로 큰일을 그르치는 것은 대인의 덕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당돌하지만 재인의 깊이 있는 말에 감명을 받은 중국 측 바이어는 재인을 용서합니다.

 

옆에서 재인의 행동을 지켜보던 서재명은 기특한 생각이 들어 재인을 옆 칸으로 따로 부릅니다. 서재명은 재인에게 차를 권하며 일전에 허영도가 1차면접 합격자 중에 지족자부(知足者富,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자)라는 대답을 한 사람이 있다며 흡족해 하던 말을 떠올리며 테스트를 해 보니 바로 이 아이가 그 당사자입니다. 서재명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재인의 이름을 묻자 "제 이름은 윤재인입니다. 회장님"이라고 또박또박 답변합니다. 놀란 서재명이  아버지 이름을 물었을 때 재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김인배"였습니다. 서재명은 김인배가 전화를 걸어 "그 아이가 살아있다. 그 아이를 꼭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했던 그 말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서재명으로서는 그토록 찾아 없애려던 아이가 지금 자기 앞에 앉아 있으니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서인우가 급하게 왔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로군요.

 

서재명은 재인을 인우에게 소개한 서인철(박성웅 분)의 사무실을 찾아가서는 다짜고짜로 연거푸 뺨을 후려쳤는데요. 실제로 뺨 맞은 부위가 벌겋습니다. 이런 연기하려면 이 정도의 고통은 감수해야 하나 봅니다. 배우 박성웅은 최근 종영된 <계백>에서 신라의 김유신 장군 역을 하며 폼을 잡았는데 여기서는 서재명의 하수인 노릇 하느라고 이런 수모도 감수하는 모습입니다. 서재명은 "너, 내 뒷통수를 이렇게 쳐? 윤재인 그 아이를 무슨 이유로 서인우에게 붙였나? 네가 원하는 게 뭐야?"라고 악을 씁니다. 이 때 서인우가 나타나 "이는 형 잘못이 아니다. 제가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서재명은 "그 아이는 나, 너 그리고 회사를 무너뜨릴 존재"라고 윽박지릅니다. 서인철이 그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자 서재명은 "그 애 신상명세서를 가지고 오라"고 지시합니다.

서인우가 재인에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함께 숨든지 땅으로 꺼지자"고 애틋한 심정을 표현했는데, 재인은 "나는 서인우 씨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왔다"며 다른 마음을 갖지 못하도록 단도리합니다. "그 자식(김영광)이 그렇게 좋으냐"는 인우의 질문에 재인은 "그 사람은 나 때문에 고장이 났다고 했다"며 인우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서재명은 지금까지 윤재인의 행동을 떠올리며 "그대로 두면 위험하다"고 결론을 내리고는 비서들을 대동해 신상명세서에 적힌 영광이네 국수집을 찾아갔는데요. 국수집에서는 마침 전 가족이 모여 박군자가 개발한 새로운 국수 시식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가족들을 본 서재명은 "이런 쓰레기 같은 것들!"이라고 더러운 욕을 합니다. 설마 서재명이 회사에서 하던 말버릇을 어른이 있는 김영광의 집을 찾아와 할 줄은 몰랐습니다. 발끈한 김영광이 앞으로 나서다가 비서들의 제지를 받았는데, 다음 순간 정말 놀랍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서재명이 갑자기 윤재인을 끌어안고는 "얘야, 재인아, 아저씨다! 이렇게 가까운데 두고도 널 못 찾았다니!"라며 눈물을 흘리는 돌발행동을 벌인 것입니다.
 
서재명이 왜 이렇게 집까지 찾아와 이런 쇼를 벌인 것일까요? 서재명은 이 사태를 어찌 수습할 것이며 김영광의 가족들은 이런 황당한 사태에 어찌 대처할까요? 서재명은 회사로 출근한 윤재인을 납치하든지 또는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하필이면 집까지 찾아와 이런 해프닝을 벌일까요? 아마도 모든 비밀이 다 밝혀졌다고 생각한 서재명은 그동안 윤일구의 핏줄인 윤재인을 계속 찾아왔음을 보여주고는 데리고 가려는 속셈일까요? 제작진의 의도를 알 수가 없으니 다음 주를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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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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