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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용산에서 바라본 두물머리




중앙선(용산-용문) 전철개통으로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물론 현지주민들이 가장 수혜자이겠지만 산꾼들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중안선 전철에 덕소, 운길산, 양수, 국수, 양평, 용문역 등이 생겨 주변의 산을 매우 편리하게 답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답사하려는 하계산과 부용산도 전철이 없었더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거든요.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소재 부용산(366m)은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계산(326m)은 부용산의 북서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하계산을 경유하려면 부용산 이정표를 따라 가다가 전망대 150m를 오르면 됩니다.  

산행들머리는 양수역입니다. 2번출구로 나오니 친절하게도 "부용산 가는 길"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어 옛친구를 만난 듯 매우 반갑습니다. 지방하천인 가정천을 지나면 우측으로 "청계산 및 부용산 등사로 입구"라는 이정표가 보여 이 길을 따라가도 되지만 글쓴이는 직진합니다. 막아둔 골목에 다다르기 직전 좌측으로 "청계산·부용산 등산로 입구 0.1km"라는 이정표가 길손을 맞아줍니다.


 

 양수역 인근 교회


 

등산로 입구에는 커다란 등산 안내도가 있는데 부용산은 보이지만 하계산이라는 이름은 전혀 보이지 아나합니다. 산 속으로 접어들어 갈림길을 만나면 이정표가 참 잘 붙어 있습니다. 다만 이정표 어디에도 부용산만 있을 뿐 하계산은 볼 수 없습니다. 산 속의 나무들은 이미 빛 바랜 옷들을 낙엽으로 만들어 모두 땅위에 내려놓았지만 어느 돌연변이 나무의 밑둥에서는 새파란 잎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이색적입니다.

 대형 등산안내도

 초록의 나뭇잎
 

길을 가다가 "전망대 150m"라고 씌어진 이정표를 따라 자그마한 봉우리로 올랐더니 바로 그곳에 하계산(326m) 정상표석과 인공적으로 만든 전망데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래쪽의 이정표는 전망대라고 표시할게 아니라 하계산으로 적어야 합리적입니다. 아마도 이 이정표가 만들어진 후에 하계산 정상표석을 뒤늦게 세운 듯 하고, 산 이름도 근년에 지은 듯 합니다. 2009년 6월 <월간 산>이 펴낸 부록의 지도에는 하계산을 하개산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글쓴이는 현지 이정표를 보고 하계산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하계산 표석

 전망데크

 

이곳에 서면 서쪽으로 두물머리와 예봉산 및 운길산의 바라보이네요. 해발이 너무 낮아 좀더 멋진 조망을 보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계산에서 부용산 방향으로 내려서니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에 오늘 유일하게 하계산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이런 이정표가 아까 전망대 150m라고 씌어진 곳에도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서쪽 예봉산(중)과 운길산(우)

 유일한 하계산 이정표



하계산에서 부용산으로 가는 길은 거리도 짧고(1.2km) 또 길도 매우 부드러워 금새 도착합니다. 부용산(366m)의 전망대에 오르니 두물머리 방면의 조망이 더욱 선명합니다.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는 반듯한 정상표석도 보입니다. 여기서는 인근의 신원역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산행시간이 너무 짧은 듯하여 청계산아래 형제봉까지 일단 가 보기로 합니다. 형제봉까지는 해발고도를 약 150m 정도 높여야 하므로 점점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두물머리 조망

 전망테크

 부용산 표석

 북쪽 조망

 정상인 헬기장
   

형제봉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그리 멋진 조망도 주변에 특징적인 볼거리도 없는 그냥 평범하고 부드러운 등산로입니다. 형제봉에 오르니 예상치 못하게 크고 늠름한 표석이 기다리고 있군요. 전망데크에 서면 동쪽으로 용문산(1,157m)과 백운봉(940m)이 보이는데 나뭇가지에 가려 사진으로는 선명하지 못한 게 유감입니다. 저 멀리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의 물줄기도 아련합니다.

 형제봉 가는 길

 남한강 방면

 반듯한 형제봉 표석

 용문산과 백운봉(중앙 뾰족한 곳) 조망

 남한강



여기서 청계산 정상까지 갔다오려면 아무래도 하산 시간이 늦을 것 같아서 그냥 국수역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내리막이 매우 가파르군요. 내려오는 길은 숲 속이라 나무 이외에는 볼거리가 없습니다. 마을 음식점의 분위기가 이곳이 시골임을 실감케 합니다. 자그마한 연못이 있는 전원주택이 눈길을 끄는군요. 추수가 끝난 논에서 초겨울의 스산함이 느껴집니다. 굴다리를 통과하면 전철 국수역입니다.

 어느 음식점

 연못

추수가 끝난 들녘
 

널널한 산행에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미답지인 청계산(656m)은 다음 기회에 별도로 답사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하계산 정상에서 60대 초반의 등산 전문가를 만났습니다. 이분은 1대간 9정맥과 기맥을 모두 답사한 산행베테랑입니다. 부용산에서 식사도 함께 하며 산행 내내 등산에 관한 전문지식을 조곤조곤 나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나의 발걸음에 보조를 맞추어 주는 듯 했습니다. 물론 통성명은 하지 않았지만 그의 산에 대한 열정과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었지요. 그런데 전철을 타자마자 객차 안이 너무 복잡하여 서로 떨어졌고 나는 덕소역에서 출발하는 전철로 갈아타기 위해 먼저 내리는 바람에 그와 작별인사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늘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하기를 바랍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1년 11월 20일 (일)
▲ 등산 코스 : 양수역-하계산-부용산-형제봉-국수역
▲ 소요 시간 :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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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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