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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두 여자,  변주리 역의 변정수/강재미 역의 이보영 


MBC 주말드라마에는 세 개의 시한폭탄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 시한폭탄은 변동우(이태성 분)의 애인 강재미(이보영 분)가 이혼녀라는 사실입니다. 변동우의 어머니 크리스탈 박(김수미 분)은 변동우가 사랑하는 여인이면 누구든 상관없지만 그래도 과거가 있는 여자만은 절대로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딸 변주리(변정수 분)가 처자가 있는 남자 강형도(천호진 분)를 만나 결국 이혼한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아들에게는 이런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배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필 강재미가 채희수(한여름 분)의 남편이었던 한정수(진이한 분)와 이혼한 사이임을 알고는 아들 변동우가 업둥이라고 속여 결국 헤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조치에 불만을 품은 변동우가 캐나다로 떠날 결심을 하자 크리스탈은 마음을 고쳐먹고는 강재미와의 결혼을 허락하고 말았지요.

그런데 아직도 두 개의 시한폭탄이 그대로 남이 있습니다. 하나는 강재미가 변주리의 남편이었던 강형도의 딸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변동우는 옷가게를 운영하는 강재미의 어머니 오정희(배종옥 분)를 일찍부터 알았지만 남편과는 이혼한 것으로만 알고 있을 뿐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강재미도 일찍부터 변동우의 부모와는 인사를 하고 지냈지만 이들의 사위가 자신의 아버지인줄은 꿈에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사실 당초 50부작(현재는 57부로 연장)이었던 드라마에서 46회가 끝나도록 여자친구의 부모가 누군지 모른다는 사실은 어불성설이기는 하지만 드라마의 전개상 이게 조기에 밝혀지면 더 이상 이야기를 끌고 가기가 곤란하므로 시청자로서는 제작진이 교묘하게 연출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에 번번이 속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사실상 지금까지 변동우가 애인인 강재미의 아버지가 누나의 남편이었던 강형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는 두 차례 있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남대문(안상태 분)과 오정심(윤현숙 분)의 결혼식장입니다. 남대문은 변동우 법률사무소의 사무장이며, 오정심은 강형도의 처제(본부인인 오정희의 동생)입니다. 따라서 변동우와 강형도는 결혼식장에서 당연히 조우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작진은 변동우가 결혼축의금만 전달하고 급히 나가다가 주차장에서 강형도를 만나게 하는 수법으로 이를 피해 갔습니다.

두 번째의 기회는 강재미 부모의 재결합을 위한 축하하례입니다. 이 때에도 강재미는 자신의 애인을 하례식에 데리고 와 인사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강재미가 베스트 창투에 가서 본부장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는 장소에 채희수가 나타난 것입니다. 채희수는 중국 심양의 투자사업 건에 대해 알아보러 왔다가 문지선(권민중 분) 이사가 해고되었으며 남편 한정수가 사기 당한 것을 알고는 정신을 거의 잃을 뻔했습니다. 강재미가 채희수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채희수가 하혈을 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고 변동우를 병원으로 부르는 바람에 변동우가 강형도-오정희의 재결합 하례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두 차례의 결정적인 위기를 넘긴 후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행사가 하나 남아있는데, 이는 바로 양가 상견례입니다. 이미 크리스탈은 강재미의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준비해 보내준 음식과 딸을 잘 부탁한다는 메모(편지)를 보고는 매우 교양 있는 여자라고 추겨 세운 바 있습니다. 또 크리스탈은 강재미를 새로운 아파트로 안내하여 결혼기념선물이라고 하였는데, 재미가 자신은 집에서 시집살이하며 시부모님을 모시겠다고 말하자 그 마음씀씀이에 반해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는 재미와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크리스탈이 "강재미가 강형도-오정희의 친딸"임을 알게 될 때는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강형도가 사위였기 때문만이 아니라 오정희도 싸가지 없는 여자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양가 상견례에서 이런 걸 알게 되는 날 무슨 사태가 발생할지 말로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7회를 연장한 제작진은 또 꼼수(?)를 동원할 모양입니다. 양가 상견례를 앞두고 강재미는 애인 변동우을 먼저 부모님께 소개시키려고 합니다. 만남의 장소는 오보스코(OBOSCO) 식당입니다. 지하주차장에 도착한 강형도와 변동우는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중입니다. 변동우는 강형도에게 "곧 결혼하는데 양가 부모님 뵈러 간다"고 합니다. 강형도는 지난번 오정심의 결혼식장에서 변동우를 만난 것을 기억하고는 혹시 딸의 애인이 처남이었던 변동우가 아닌지 소스라치게 놀라며 제56회가 끝났습니다. 제57회 예고편을 보면 강형도는 일단 식당에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시한폭탄의 폭발을 뒤로 늦추고 마는군요. 

 

다른 하나의 시한폭탄은 변주리가 크리스탈의 업둥이로 써니의 딸이라는 사실을 써니가 알고 또 변주리가 아는 일입니다. 써니는 거의 이 사실에 근접했습니다. 써니는 딸을 낳았던 산부인과를 찾아 아기를 삼청동 연화각으로 입양시켰다는 말을 듣고는 오래된 신문을 뒤져 연화각의 주인을 찾았습니다. 주인 신대성 씨의 여동생은 음식점이 화재를 당하자 입양했던 아이를 원래 입양했던 박말년(크리스탈의 본명)에게 되돌려 보냈다면서 아이가 사용하던 물건이 든 박스를 전해주었습니다. 이 상자 속에는 "불아불아"라고 새겨진 아이의 배내옷과 아이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아기의 이름은 수경으로 화재로 팔에 화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이 아이의 사진은 크리스탈이 자주 꺼내 보던 것과 동일합니다.

마침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있는 변주리의 팔에 화상자국이 남아 있군요. 제작진은 변주리가 써니의 딸임을 확실히 보여주기로 작심한 듯 해요. 귀가한 써니는 크리스탈에게 수경이 사진을 집어던지며 아이가 어디 있느냐고 다그칩니다. 그러면서 왜 파양했을 때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대드는데 크리스탈은 "네가 호주로 가서 연락이 불가능하였다"고 합니다. 아이의 소재를 묻는 말에 크리스탈은 "그 애 잘 살고 있다. 대학도 나왔고, 결혼도 했다. 넌 호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이제 써니가 물러설 리는 없겠지요.

보다 못한 크리스탈의 남편 변춘남(박인환 분)이 이제 그만 사실을 털어놓자고 하지만 크리스탈은 지금 이 사실이 밝혀지면 이혼으로 제정신이 아닌 변주리를 더욱 망치게 된다며 입단속을 시킵니다. 써니는 마음 약한 형부에게 아이의 소재를 알려 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냥 먼발치서 보기만 할 테니 딸의 부모연락처라도 알려달라며 살려달라고 합니다. 변춘남이 말하려는 순간 방으로 들어온 크리스탈은 써니에게 40년 우정에도 불구하고 막 나간다고 질책하며 "이런 식으로 나오면 호주의 상민 아버지에게 전화해 34년 전 낳은 애 찾으려 왔다고 알려주겠다"고 협박합니다. 기가 막힌 써니는 말문이 막힙니다. 사실 이 사실이 남편에게 알려지면 낭패이거든요.

 

장면이 바뀌어 써니와 변주리는 서로 모녀인줄도 모른 채 와인을 마시며 아슬아슬한 대화를 나눕니다. 창밖에 눈이 내리고 있군요. 두 사람을 대화를 들어 볼까요?
<변주리> 아, 짜증나! 내일 또 차량이 막히겠네!
<써  니> 너도 눈오는 거 별로구나. 나도 그래. 녹을 때 질척거려 질색이야.

<변주리> 이모! 술로 기분 풀어 줄 테니까 우리 엄마 너무 미워하지마!
<써  니> 못하는 술이지만 한잔 하니 좀 낫다.

<변주리> 그러고 보면 우리 이모는 나랑 비슷한 데가 많아. 눈 오는 것도 싫어하고 술 못 마시는 체질도 그렇고~
<써  니> 얘, 네 엄마 있는 곳에서 그런 소리하지마. 전에 그런 이야기 한번 했다가 맞아 죽을 뻔했잖아!

<변주리> 왜?
<써  니> 금쪽 같은 당신 딸 험한 내 인생 닮을 까봐 그렇지!

<변주리> 이모, 정말 왕년에 아기 낳아 버렸어?  34년 전이면 나랑 나이가 비슷한데~
<써  니> 너보다 다섯 달 뒤에 태어난 애야. 너 크는 것 보며 내 아이 걱정 많이 했다.

<변주리> 우리 이모 참 불쌍하다. 이제부터 나를 이모 친딸이라고 생각하고 살아! 
<써  니> 싫어! 네 엄마가 자식 욕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나하고 딸을 나눠 갖겠니? 네가 원하는 것은 모두 해주었잖아!

<변주리> 그건 내가 어렸을 때 불에 데었기 때문이야!
<써  니> 뭐? 너도 불에 데었어? 내가 찾는 애도 화상자국이 있다고 했는데!

<변주리> 정말? 그럼 혹시 내가 이모가 찾는 그 딸?
<써  니> 설마? 네 나이 땐 불에 덴 애가 한둘이 아니었어! 그리고 내가 너 태어나는 것 똑똑히 보았어! 워낙 작게 태어나 못 산다고 했는데, 네 엄마 정성이 널 살렸으니 엄마에게 잘해! 

이런 대화를 나누고도 그냥 넘어가는 두 여인이 정말 안쓰러운 따름입니다. 제47회 예고편을 보면 써니는 결국 변주리가 자신의 딸임을 알게 되는데요. 써니도 변주리를 보고 선뜻 "내가 너 친모"라고 나서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변주리의 충격완화장치가 필요하거든요. 아무튼 이번 주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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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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