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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길강(노상택 역)             안재욱(강기태 역)                   전광렬(장철환 역)             이종원(조명국 역)

 

50부작인 중편 드라마 <빛과 그림자>가 이제 12회가 끝났습니다. 이 드라마는 배신과 음모, 경쟁과 상대방 죽이기, 아부와 출세욕 등이 어우러져 있지만 결국은 모두 돈 때문입니다. 순양출신 국회의원 장철환(전광렬 분)이 강기태(안재욱 분)의 집안을 천길 나락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도 선거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강기태와 그의 아버지 강만식(전국환 분)이 일언지하에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장철환은 중앙정보부(남산)에 의뢰해 이북출신인 강만식 사장을 빨갱이로 몰았는데요. 중정은 강만식이 모진 고문을 받다가 죽자 자살한 것으로 위장했습니다. 중정에 불려간 강기태는 연좌제로 협박하는 거대권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맙니다.

빛나라쇼단의 신정구 단장(성지루 분)이 항상 쫓겨다니는 것은 남의 돈을 떼어먹거나 다른 쇼단 소속 인기 배우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신정구가 강기태의 부친이 운영하는 순양극장에서 3일간 공연계약에 따라 공연첫날 대박을 친 후 장철환의 협박을 받아 야반도주한 다음 강기태를 피한 것은 미리 받은 계약금 및 첫날 수입금을 되돌려 주지 않으려는 얄팍한 수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내흥행 1위 세븐스타 쇼단의 노상택 단장(안길강 분)이 월남에 인력불법송출혐의로 구속되었을 때 신정구는 세븐스타 소속인 인기배우 최성원(이세창 분)과 인기가수 유채영(손담비 분)을 유혹하여 전라도지방 순회공연에 데리고 갔습니다. 이는 신정구 단장이 돈을 벌려는 욕심으로 경쟁자였던 인기쇼단의 배우와 가수를 사실상 빼낸 것이지요. 나중에 출소 후 이 사실을 알게된 노상택은 여수로 내려가 결국 신정구의 쇼를 무산시키고 강기태에게 폭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노상택은 비서로부터 유채영이 강기태를 집으로 불러들이고 또 이번 여수공연도 강기태 때문이라는 보고를 받고는 건달들을 동원해 강기태를 납치하여 린치를 가합니다. 이 자리에는 재벌2세인 한창물산의 고 실장이 나타나 강기태를 실컷 두들겨 팹니다. 이는 일전에 카바레 룸에서 유채영에게 행패를 부리는 고 실장을 강기태가 한방에 날려 버린 때문입니다. 노상택은 유채영을 고 실장에게 데리고 가서 억지로 노래를 부르게 했는데, 노상택이 "저 호랑이 새끼 같은 놈의 밑구멍을 닦아 줘야 하느냐"고 한탄한 것도 결국은 돈 때문입니다. 재벌2세인 고 실장은 유채영과 노상택이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큰 스폰서이거든요.



장기간 구속될 줄 알았던 노상택이 이토록 쉽게 풀려난 것은 이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아니라 청와대실장이 된 장철환 때문입니다. 장철환은 한국영화계 및 흥행 쇼단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는 이런 사업을 통해 큰 정치자금을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거든요. 장철환은 조명국(이종원 분)과 양태성(김희원 분)을 부른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을 소재로 시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지도자 상(像)을 그린 영화를 만들면 대통령각하도 흡족해 할 것이고 대종상 작품상도 받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영화제작업자에게는 외화(外畵) 수입권한을 주니 각하의 더 큰 신임도 얻고, 돈도 벌게 되므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이지요.

그는 차수혁 비서관(이필모 분)으로부터 쇼단의 선두주자인 노상택 단장이 불법인력송출혐의로 구속중이라는 말을 듣고는 별것 아니라며 꺼내주도록 지시하였고, 노상택은 단박 풀려나 여수로 갔던 것입니다. 장철환은 강만식의 비서실장이었다가 주인을 배신한 조명국에게 영화사업을 권유하였고 이번에 서울 충무로에 태양영화사를 차리고 개업식을 했습니다. 이 개업식에 청와대실세인 장철환이 등장하여 개업축하인사를 하며 "조명국은 오랫동안 나와 한배를 탄 동지로 나를 도와주는 셈치고 조 사장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니 권력에 기생하려는 졸부들이 돈을 싸들고 와서 투자할 것임은 불문가지(不問可知)입니다.

그런데 제12회에서 장철환은 문공부 담당과장을 사무실로 불러 뺨부터 후려쳤습니다. 담당과장이 그건 법령위반이며 특혜시비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고 대답하자 이번에는 정강이를 걷어차며 "넌 시키는 대로 하면 돼! 네가 왜 법 걱정을 하나! 내가 바로 법이다. 특혜시비 주장하는 놈들은 쓸어버리면 된다"고 했습니다. 무슨 일 때문에 장철환이 이토록 화가 났을까요? 바로 신설회사인 조명국의 태양영화사에 외화수입쿼터를 배정하라는 주문입니다. 세상에 아무리 권력의 힘이 강하지만 이런 엉터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청와대 실장이면 문공부의 장·차관에게 부탁할 일이지 일개 담당과장을 불러 윽박지르는 것은 현실과는 전혀 맞지 아니합니다.  

 

태평영화사 제작부장이라는 명함을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고 사기를 쳐서 쫓겨다니던 양태성은 월남으로 가서 미군 군수물자를 빼돌려 엄청난 돈을 벌어 귀국하였습니다. 그가 거지같은 꼴을 탈피하고 항상 모피를 걸치고 다니며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은 모두 돈의 힘입니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고아원출신인 이경숙(이아이 분)이 운영하는 미장원에 당시로서는 구하기 힘든 외제 전자제품과 커피 등을 바리바리 싣고 왔습니다. 그리고는 노상택의 수하들을 돈으로 매수해 그를 폭행하고 감옥에 쳐 넣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실세 장철환이 노상택을 지원할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요. 양태성은 노상택에게 붙잡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야 했고 죽도록 얻어터져 얼굴의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월남에서 큰돈을 번 양태성도 영화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그는 청와대의 안가에 초청을 받아 장철환을 만났습니다. 장 실장은 양태성을 조명국에게 소개했는데, 조명국은 모처로 전화를 해 양태성이 쓰레기 같은 양아치라는 말을 듣고는 양태성을 무시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조명국 자신도 순양극장주 강만식-강기태 부자를 배신하고 장철환 밑에 붙은 배신자이지만 남의 사기와 배신은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꼴입니다. 기분 나쁜 양태성은 조명국을  뒷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바로 강기태집안을 몰락시킨 장본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태성은 한심한 강기태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 세상 정말 멍청하게 살아 왔더만! 집안이 왜 망했는지, 누구에게 배신을 당했는지 모르는 모양인데 당장 보리수 다방으로 나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강기태는 나오다가 노상택의 건달들에게 붙잡혀 린치를 당하는 바람에 약속시간을 잊어 버렸습니다. 그 후 강기태는 조명국의 영화사 개업식에서 양태성을 만났습니다. 그렇지만 양태성은 조명국으로부터 이미 협박을 받는 처지라 이를 강기태에게 알려주지 못합니다. 양태성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는 사기꾼이므로 이를 언제 밝힐지 저울질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였다가 지금은 세븐스타 쇼단에 몸담고 있는 최성원이 변두리 삼류극장에서 불과 10명 미만의 관객을 앞에 두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돈을 벌어 여자를 품기 위함입니다. 그는 여자와의 스캔들로 최고의 배우에서 호구지책을 걱정하는 배우로 추락했지만 그는 상대 파트너를 유혹하는 등 아직도 제 버릇 개 못 주고 있습니다.  

 

순양의 유지로 호의호식하던 강기태의 어머니 박경자(박원숙 분)는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죽고 집안이 풍지박산 되자 평소 좋아하던 커피마저도 마실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장롱에 넣어두었던 비단옷을 전당포에 가지고 갔지만 겨우 단돈 5,000원만 손에 쥐었습니다. 그는 때때로 남편의 사진을 보며 자살한 것을 원망해 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급기야는 식모로 있을 때 항상 구박하였던 차수혁의 어머니 김금례(김미경 분)의 제의에 따라 음식점 장사를 하기로 합니다.

이런 와중에 외출하고 귀가한 박경자는 김금례에게 뜬금없이 돈 30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김금례도 이런 큰돈이 있을 리 없지요. 그러면 박경자가 두문불출(杜門不出)하며 왜 이렇게 정신줄을 놓고 통곡했을까요? 순양에 내려갔던 양동철(류담 분)이 기태 어머니가 사기를 당했다는 이상한 소문이 파다하다는 전화를 받은 기태는 어머니를 추궁했습니다. 박경자는 딸의 이름으로 되어 있어 유일하게 남은 서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달러이자를 준다는 순양의 사채업자에게 주었답니다. 그런데 이 사채업자가 돈을 먹고 사라졌답니다. 박경자는 생활비마저도 부족해 이렇게 하면 고리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 그만 넘어간 것입니다. 박경자는 아들 기태가 사업자금을 위해 집을 담보로 융자를 받자고 요구했을 때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결국 이런 사고를 저질렀군요. 정말 돈이 원수입니다.

강기태로서는 정말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신정구 단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빛나라 쇼단을 이끌고 공연을 하려면 반발하는 순애(조미령 분)를 제 편으로 끌어들어야 하고, 신정구의 부채도 갚아 주어야 합니다. 당장 공연을 시작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서울집을 담보로 대출받겠다는 계획은 어머니가 사기를 당하여 이미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무령 건달 만수로부터 자신의 전 재산을 빼돌린 자가 바로 아버지 비서실장으로 형처럼 믿었던 조명국이라고 합니다. 모든 재산을 가로챈 사채업자도 조명국이 내세운 핫바지라는 것입니다. 만수의 폭로도 결국은 돈 때문입니다. 조명국이 자신을 이용하기만 하고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데 앙심을 품은 것입니다.

50회의 중편 드라마이므로 아직도 초반에 불과하지만 언제 강기태가 최고흥행사가 되고 또 아버지를 죽인 원흉이 바로 장철환임을 알고는 통쾌하게 복수를 하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아득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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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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