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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를 품은 달, 김수현           빛과 그림자, 안재욱            샐러리맨 초한지, 홍수현          개그콘서트, 허경환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주인공의 대사 중에 매우 재미있는 장면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바로 자아도취형 캐릭터입니다. 이런 장면은 밉상이라기 보다는 빙그레미소가 그려집니다. 자칫 딱딱하고 심각한 이야기 중에서 시청자들은 비록 잠시나마 안면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방영중인 드라마에서 이런 자뻑남과 자뻑녀들의 명장면을 골라보았습니다. 마지막 <개그콘서트> 허경환의 얼굴자랑은 보너스입니다.      

 


▲ <해를 품은 달> 김수현, "일국의 왕이니 오죽 멋지냐?"

이 드라마는 비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웃을 일이 거의 없는데 제12부가 시작되자마자 박장대소했습니다. 전 상선내관의 집을 찾은 후 저자거리로 나온 임금 이훤(김수현 분)은 월(한가인 분)을 만나 함께 인형극을 보았는데요. 인형극이 끝나자 이훤이 월에게 털어놓은 극의 스토리 불만에 그만 빵~터지고 말았습니다. "평범한 처녀가 잠행나온 왕을 만나 왕인지 모르고 사랑에 빠진다? 도대체 말이 되느냐? 처녀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개가죽을 걸쳐 입어도 왕에서 흐르는 귀티를 어찌 감추나? 그 처녀는 분명 왕인 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게다가 궁녀로 들어온 처녀는 궐에서 다시 왕을 만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는데 이는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와 유사한 것이니까요. 이에 대해 월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맞장구를 칩니다.

환궁한 이훤은 월이 상소문을 읽고 있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일하는 사내가 원래 멋져 보인다. 게다가 일국의 왕이기까지 하니 오죽 멋지겠느냐!" 이 말을 들은 월이 처음으로 피식 웃고 마는군요. 김수현이 완전 자뻑남으로 등극하는 순간입니다.(제12부)

 

 

▲ <빛과 그림자>의 안재욱, "난 매력이 넘쳐 인생이 피곤해!"

제22부에서 인기가수 나르샤(이정자 역)가 가수지망생으로 등장하더니 이번에도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녀는 빛나라 쇼단의 선배인 김계순(하재숙 분)에게 막말로 텃세를 부리고 괴롭히는 군기반장으로 행세합니다. 놀란 계순에게 "난 가수고 넌 무용수에 불과하다. 나는 이 바닥 들어온 지 10년째다. 내가 신인처럼 보이냐"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순애(조미령 분)가 들어오며 이를 보고는 호통을 쳤지만 제 버릇 개주지는 못하나 봅니다.

이정자는 빛나라 쇼단 단장인 강기태(안재욱 분)에게 노골적으로 대시하는 모습이 그려졌는데요. 기태에게 음반취입은 언제하며, 애인이 있느냐고 물은 것입니다. 기태가 "그건 왜 묻냐"고 하자, 이정자는 "없으면 내가 애인 해드리겠다"고 호감을 드러내네요. 때마침 강기태의 애인 이정혜(남상미 분)가 들어오자 기태는 정혜에게 "쟤가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남자 보는 눈도 높은 아가씨다. 날더러 애인 없으면 애인하자고 하더라"며 장난을 쳤는데, 정색한 정혜는 "어쩐지 끼 좀 부리겠다 싶었더니 가만히 두면 안 되겠다"고 질투하는군요. 기태는 "난 항상 매력이 넘쳐서 인생을 피곤하게 산다"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또 한 사람의 자뻑남이 탄생하네요.(제23부)

 

 

▲ <샐러리맨 초한지> 홍수현, "내가 섹시하지도 예쁘지도 않단 말이야?"

차우희(홍수현 분)는 천하그룹 생명공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었으나 최항우(정겨운 분)가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비서로 자리를 옮긴 자칭 귀엽고 잘생긴 여성입니다. 그녀는 길을 가다가 진시황 회장의 외손녀인 백여치(정려원 분)가 신제품 샘플을 나누어주며 설문조사를 받기 위해 회사 앞에서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지나가는 남성들에게 애교를 떨어 설문조사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경영자 수업의 일환으로 최항우가 시킨 일입니다.

차우희는 부사장실로 들어가서 손님에게 커피를 가져다 주었는데 부사장의 친구인 젊은이가 차우희를 보더니 그만 정신줄을 놓은 모습입니다. 그는 태양그룹 회장의 아들인 복사열 전무입니다. 차우희가 커피를 내려놓고 나가자 두 사람은 대화를 계속합니다. 먼저 복 전무가 입을 엽니다. 

"오늘 동창모임에 데리고 나온다는 아가씨가 재냐? 다들 네가 파트너 데리고 온다고 해서 엄청 기대하던데!"
"그딴 얘기는 왜 해? 그냥 벌금 내기 싫어서 비서를 데리고 가는 건데~" 

"네 비서 예쁘고 섹시하다고 해서 동창들 사이에 소문 자자해!"
"흠, 후진 놈들 기준엔 그럴 수 있겠네!"

문을 닫으려다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차우희는 복 전무의 말에 품었던 미소를 부사장의 말을 듣고는 얼굴색이 변합니다. "기분 나쁘게 왜 뒷담화질이야! 저 얘기는 내가 섹시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는 이야기잖아! 허걱~ 스탠포드! 너희들 쌍코피 좀 흘려봐!"라고 분을 삭이지 못하는군요.

의상실에서 카드로 쫙 빼어 입은 차우희는 동창모임에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나 좌중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도도한 척 합니다. 자신을 무시한 최항우 대신 복사열 전무와 잠깐 자리를 함께 한 차우희는 바쁜 약속이 있다며 곧 자리를 떠는 수법으로 두 남자를 홀리는군요. 그런데 그녀가 서둔 것은 바로 조금 전 구입한 옷을 영업시간 내에 환불하기 위해서입니다.(제13부)


 


▲ <개그콘서트> 허경환, "이 정도 생겼으면 키가 작아 바지 질질 끌어도 멋 나잖아!"

개그콘서트의 "네 가지"코너는 김기열, 양상국, 김준현, 허경환이 나와 자신의 결점을 소재로 개그를 들려주는 인기코너입니다. 김기열은 쪼잔하고 인기없는 남자로, 최근 합류한 양상국은 촌뜨기로, 김준현은 뚱뚱한 남자로 등장하는데, 허경환은 키가 작은 남자로 나옵니다. 허경환의 말을 들어 볼까요?

"그래, 보면 볼수록 더 작나? 얼마 전 늘씬한 여성분과 소개팅을 했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성파트너에게 키가 얼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여자는 '좀 작아요. 한 168cm정도 되는데, 힐 신으면 175 내지 176정도 되고, 낮은 것 신으면 171에서 172정도 되는데, 뭐? 신났어? 그냥 몇 센티인지만 물어봤잖아! 그래서 내가 소개팅가면 늦게 가. 미리 키 보여주고 시작하려고. 실컷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당황해 할까봐. 오빠 키 작아도 귀엽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그만해!

얼마 전 옷가게에 가서 바지를 구입한 후 나가는데 점원이 '수선집은 맞은편이에요'라고 했어. 안 짜를 거야! 자존심 구겨 가면서 5천원 깎았는데 수선비가 6천원이야. 밑단을 살리면 8천원, 아니 단을 줄였으면 값이 싸져야 되는데, (중략), 잘려나간 바지 밑단, 잘려나간 내 자존심, 오해하지 마, 이 정도 생겼으면 바지 질질 끌어도 멋 나잖아! 이제 키 작다고 오해하면 아니 되오!"(제6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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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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