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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절하게  통곡하는 월 역의 한가인


임금 훤(김수현 분)과 중정 윤보경(김민서 분)의 합방을 저지하기 위해 혜각도사(김익태 분)가 날린 살은 엄청남 후폭풍을 가져왔습니다. 액받이무녀 월(한가인 분)은 어심을 흘리고 살을 날린 죄로 의금부로 압송되어 모진 고문을 받았고 영의정인 윤대형(김응수 분)을 비롯한 대신들은 임금이 무녀에게 성심(聖心)을 주었음을 들어 유생들이 반발한다는 말로 임금의 기를 꺾어 놓았습니다. 모진 고문의 마지막 순간 양명(정일우 분)이 나타나 월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줌으로서 임금에게 살을 날린 죄는 면하게 되었으나 이제 월은 왕의 종친과 놀아난 음녀(淫女)로 낙인찍혀 궐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양명은 무녀와 놀아난 죄로 가택연금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훤은 의금부 옥사를 찾아가 월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훤은 "내 감정을 알 때까지 나에게서 멀어지지 말라고 하였지만 이제 그 답을 찾았다. 나는 너를 통해 그 아이를 보고 있었다. 이제 멀어져도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원망의 말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는데, 훨은 "없다. 부디 어심(御心)을 강건히 하라"고만 말합니다. 훤은 대왕대비(김영애 분) 마마에게 부탁하여 월의 목숨을 살려 달라고 했는데 이게 과연 월을 살린 것인지 모르겠다고 자책하는군요.

옥졸들에게 뇌물을 주고 옥사를 찾은 국무 장녹영(전미선 분)은 월에게 "내 절친한 친구(아리)를 마지막 본 곳도 바로 이곳이다. 그가 널 지켜달라고 했다. 내가 널 지키려다가 널 위험에 빠뜨렸다"고 하더니 갑자기 가운을 벗고 무릎을 꿇어 인사를 하며 "아가씨께서는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든 강하니 자신을 믿어라"고 말한 후 "소인을 용서하지 말라"고 중얼거립니다. 사실 처음부터 장녹영이 대왕대비와 윤대형의 꾐에 빠져 연우(월)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비록 성수청(성숙청)과 연우를 동시에 살리는 길이라고 변명은 했지만 어이없는 일이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한마디도 않했던 설(윤승아 분)이 장녹영에게 발악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연우의 호위무사였던 설은 장녹영이 "이 방법만이 연우를 살리는 길"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고 함구(緘口)해 왔는데 결과가 이토록 비참하게 되었으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장녹영은 조만간 진실이 밝혀진다는 말로 일단 설을 다독거립니다.

사실 장녹영은 이미 대왕대비를 협박한바 있습니다. 모진 고문으로 죽어 가는 월의 구명을 건의했을 때 대왕대비는 널 어찌 믿고 도와주겠느냐고 반문했었지요. 그러자 정색을 한 장녹영은 "8년 전에는 무엇을 믿고 명을 내렸나? 난 모든 죄상을 실토하고 신딸(월)과 함께 죽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8년 전 그 일을 주상(훤)이 알면 어찌 되겠나?"라고 되받아 친 것입니다. 제13회에서 이 장면은 매우 통쾌했습니다.

그런데 상선내관 형선(정은표 분)이 주군(훤)에게 뜬금없이 눈사람을 만들어 오겠다고 합니다. 봄이 와서 눈이 녹기 전에 매우 깨끗한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오겠답니다. 이는 한마디로 형선의 재치입니다. 자신이 자리를 비우고 모르는 척 눈감아 줄 테니 밖으로 나가 월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라는 권유입니다. 이 시각 월은 가슴에 음탕할 음(淫)자가 새겨진 옷을 입고 서활인서로 쫓겨가고 있는 중입니다. 음자를 얼굴에 새기지 않고 옷에 새긴 것만도 그나마 다행이군요. 월은 끌려가면서 백성들의 돌팔매질을 당하는데 운과 함께 밖으로 나온 훤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만 볼뿐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지나가던 정경부인 신씨(양미경 분/월의 생모)가 월에서 연우의 모습을 보고 놀라 까무라친 사건입니다. 죽어 땅에 묻었던 딸의 모습을 저자거리에서 보았으니 그럴 만도 하지요.

 

그런데 의금부에서 월을 서활인서로 끌고 가는데 괴한들이 나타나 월을 데리고 갑니다. 혹시나 훤이 보낸 사람들이 아닌지 궁금하였지만 월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자는 관상감입니다. 그는 대왕대비의 은밀한 지시를 받고 월을 궁중(은월각)에 떠도는 혼령받이무녀로 쓰기 위해 데리고 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훤으로부터 월을 때어놓으려던 대왕대비가 왜 다시 이런 음모를 꾸몄을까요? 최근은 교태전의 주인인 중전 윤보경도 그리고 대왕대비도 은월각(세자빈 연우의 처소)에서 나는 괴이한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더욱이 보경은 거울 속에서 연우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대왕대비는 혼령맞이무녀를 들이기로 했지만 이는 목숨까지 바쳐야하는 일이어서 어느 무녀도 나서지 않아 월을 이용하도록 꾀를 낸 것입니다. 자신을 협박한 장녹영의 도움을 더 이상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기억 되찾은 월의 통곡, 이보다 더 처절할 수 없어

그런데 결국 대왕대비에게 이는 그만 자승자박(自繩自縛)의 하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혼령받이무녀로 폐쇄된 전각에 감금된 월은 꿈속에서 혼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월은 혼령에게 "무슨 사연이 있어 울었나? 전하가 그리운가? 전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소인이 들어 주겠다. 무슨 사연인지 말해보라!"고 했습니다. 돌아앉았던 혼령이 고개를 돌리니 바로 어렸을 적 자신의 얼굴입니다. 비로소 월은 과거 아버지가 자신에게 약을 먹었던 일, 어머니의 통곡, 관속을 두드리던 일, 임금이 "이전에 나를 만난 적이 있느냐? 나를 모르겠느냐? 전생의 기억 속에 나는 없나? 그 아이를 만나거든 내가 아주 많이 좋아했다고 알려달라"고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답답한 가슴을 치며 몸부림칩니다. 정말 고통으로 일그러진 처절한 울부짖음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도 아직도 배우 한가인이 발연기를 한다고 폄하하는 시청자가 있을까요? 한가인의 절규는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대한 몸부림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눈물이자 그동안 연기 못하는 일류배우로 자신을 폄하했던 자들에 대한 반격이었습니다.   

 

사실 월은 그 동안 과거의 기억을 차근차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저자거리에서 지물포점을 지날 때 왕세자 훤에게 쓸 편지지를 고르던 기억을 떠올렸고, 훤과 함께 인형극을 보면서 과거 인형극을 함께 보았던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혼령받이무녀가 되어 과거의 기억을 확실히 되찾은 모습입니다. 지난번 혜각도사도 장녹영에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고 했고, 장녹영도 아리(장영남 분)의 묘소를 찾아 "이제 봉인(封印)이 풀렸다"며 또 다른 아픔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시신을 확인하러온 관상감에게 정신을 수습한 월은 "그 소녀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 것도 그 증거입니다. 자신이 바로 그 소녀이니 그 소녀가 올 필요가 없으니까요. 

한편 임금 훤도 흑주술에 의해 자신이 살을 맞았고 연우가 죽었다가 살아났을 가능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밀명을 받은 홍규태(윤희석 분)가 수사한 결과를 알려주었기 때문입니다. 홍규태는 8년 전 하연우를 진맥한 한의원을 찾아가 "직전만 해도 맥이 정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죽었지만 시신이 따뜻했다"는 증언을 들었거든요. 홍규태는 시체안치실의 시신을 잡고 체온을 체크하다가 동료에게 "죽었는데도 체온이 유지되는지"고 물었는데 동료는 그건 안 죽은 것이라고 대꾸한 것입니다. 홍규태는 훤에게 "연우가 원인 모를 병으로 호흡이 곤란하였지만, 독살과 타살의 흔적은 없었다. 다만 숨을 거둔 후에도 체온이 남아 있었다"고 보고했었지요.

연우를 흑주술로 깜쪽 같이 죽인 대왕대비와 윤대형 일파가 연우의 사저에 출입했던 의원을 그대로 살려두었다는 것도, 또 연우의 죽음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한탄했던 훤이 어찌 연우의 사저출입 한의원을 중요한 증인으로 생각하지 못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런 허점이 있어야 홍규태가 공(功)을 세울 수 있으니 그냥 넘어 가렵니다. 개기월식을 맞아 죄인의 심정으로 구식례(救蝕禮)를 올린 훤은 "성수성 국무를 불러 오라"고 지시했는데, 흑주술을 부렸느냐는 임금의 추궁에 장녹영이 어찌 대답할지 다음 제15회가 무척 기다려집니다. 

                                      
 
                                        관련글/ 과도한 한가인 죽이기 이젠 식상해 (201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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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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