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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는데 이는 국민건강을 위하여 참 좋은 현상입니다. 걷기 열풍의 심지를 달군 것은 제주도에서 올레길을 조성한 이후입니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에 힘입어 각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이름의 길을 조성하고 정비하였는데, 그 이름도 매우 다양합니다. 지리산과 북한산 및 대청호는 둘레길, 경기의 군포는 수리길, 남양주는 다산길, 수원은 성곽길, 시흥은 늠내길, 강원도 영월은 김삿갓길, 정선·영월은 동강길, 화천은 산소길, 대전 계족산은 황톳길, 서산은 아라메길, 충주는 하늘재 길, 문경은 토끼바리길, 하동은 토지길, 진안은 마실길, 조계산은 골목재 길 등 지역특성에 알맞은 이름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인천광역시 강화군에도 나들길이라는 이름의 탐방로가 개발되었습니다. 그 중 제1구간은 "심도 역사 문화길"로 강화버스터미널에서 갑곶돈대에 이르는 약 18m 구간입니다. 길이 평탄하여 실제로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중간 특히 고려궁지 인근에는 역사적인 볼거리가 많으므로 이를 찬찬히 둘러본다면 6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제1코스는 용흥궁, 성공회 강화성당, 고려궁지, 한옥마을, 강화향교, 강화성곽의 북문을 지나 연미정을 거쳐 갑곶돈대로 오는 제법 긴 여정입니다.

출발지는 강화버스터미널입니다. 인근에 강화나들길 1코스와 5코스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는군요. 48번 국도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서쪽으로 들어서면 우측으로 용흥궁 이정표가 보입니다. 선원 김상용 선생 순절비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면 용흥궁 이정표가 있네요. <용흥궁>은 강화도령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잠저로 아기자기한 한옥건물입니다.

 나들길 구간 이정표

 문화재 이정표

 용흥궁



용흥궁의 위쪽에 자리잡은 <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에 세운 한국최초의 성공회성당으로 건축물의 외관이 사찰과 유사한 특이한 양식으로 유명한 역사적 기념물입니다. 성당의 우측도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면 한옥건물의 처마 위에 수(壽)자가 표기되어 있는 게 좀처럼 보지 못한 풍경이네요. 여기서부터 길은 상당히 꼬불꼬불한 골목길입니다.

 성공회 강화성당

 수(壽)자 표시 한옥
 



벽화가 많이 지워진 곳은 <강화도서관>이며, 바로 인근은 <고려궁지>(사적 제133호)입니다. 이는  몽고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1232년(고종 19)부터 1270년(원종 11)까지 39년 간 사용한 궁궐입니다. 조선조에서는 이곳에 규장외각을 건립해 많은 장서와 문서를 보관했으나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책과 서류를 약탈해갔는데, 최근 프랑스로부터 돌려 받은 조선의 의궤도 바로 이곳에서 약탈해 간 것입니다.

 강화도서관 벽화

 고려궁지 


 

정문인 승평문에서 안을 들여다보니 경내는 상당히 황량해 보이는데 이번에는 내부를 답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수령 700년이 지난 보호수 은행나무를 뒤로하고 한옥마을로 들어섭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한옥이 제법 오래된 듯 합니다. 강화여고 좌측으로 들어가니 강화향교이지만 역시 그냥 통과합니다. 지나가면서 보니 다른 향교와 비교할 때 상당히 규모가 큰 듯 하군요. 눈이 시원한 산야 벽화를 지나면 강화중학교입니다. 뒤로 돌아가 처음으로 산 속으로 접어듭니다. 

                                                                             보호수 은행나무


 한옥마을

 강화여고

 강화향교

 

호젓한 산길을 조금 걷으니 강화산성의 북문인 <진송루(鎭松樓)>입니다. 강화산성은 강화읍을 에워싸고 있는 고려시대의 산성으로서, 몽골의 침입으로 백성과 국토가 수난을 당하자 당시 실권자인 최우(최충헌의 아들)는 1232년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1232년 착공하여 1234년부터 본격적으로 축조하였으며,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조약 등 구한말까지 이어진 외세의 침략 때문에 성을 다시 쌓고 고치는 일이 잦았습니다. 내성에는 4개의 문을 두었는데, 동문인 망한루, 서문인 첨화루, 남문인 안파루, 북문인 진송루와  암문, 수문, 장대 등의 방어시설이 남아있습니다.

 호젓한 신길

 진송루(북문)


 

성곽을 따라 동쪽으로 오르면 북장대인데, 뒤돌아보면 진달래 명산인 고려산(436m), 홀로 외롭게 솟은 별립산(400m) 그리고 별립산의 동쪽에 위치한 봉천산(291m)도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북쪽으로 송해면의 드넓은 평야 뒤로 북녘땅이 바라보여 가슴이 찡합니다. 북장대는 무슨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장대가 있는 이 산의 이름이 북산이네요.

성곽길

 뒤돌아본 고려산(좌) 별립산(뒷편 중앙) 봉천산(우)

 평야 뒤로 보이는 북녘땅



   
성곽을 따라 가다가 좌측으로 내려서면 오읍약수터입니다. 이 약수는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요. 고려산성을 쌓을 당시 극심한 가뭄으로 인부들이 목이 말라 고통을 당하자 고종은 친히 북산에 올라 간절하게 기도했더니 한 조각 구름에서 벼락이 친 후 그곳에서 샘이 솟아 "벼락바위약수"라고 부르다가 후일 오읍약수(五泣藥水)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오읍약수



 

오읍약수터에서 나들길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길거리의 나무와 건물의 벽에는 나들길임을 알리는 리본과 화살표 및 새 모양의 표식 등 다양한 형태의 알림표시가 있으므로 이를 잘 관찰하여 걸어야 합니다. 강화군 씨름장 옆에는 넓은 운동장을 가진 대일초등학교가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어린이는 무릇 이런 자연환경 속에서 마음껏 뛰놀아야 정신과 신체도 튼튼해질 것이니까요.

 

 대일초등하교



하얀 집을 지나면 도깨비고개입니다. 말이 고개이지 그냥 차도입니다. 좌측의 산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점심식사를 위해 우측의 희미한 길로 내려섭니다. "연미정가든"이라는 음식점에서 닭찜으로 배를 채운 후 월곶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연미정입니다. 연미정은 자연경관을 보며 풍류를 즐기거나 학문을 공부하던 정자입니다. 한강과 임진강의 합해진 물줄기가 하나는 서해로, 다른 하나는 강화해협으로 흐르는데, 이 모양이 마치 제비꼬리 같다고 해서 정자 이름을 연미정(燕尾亭)이라 지었답니다. 정자의 양옆에는 수령 500년이 지난 노거수인 보호수 느티나무 두 그루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얀 집

 연미정 가든

 연미정

 연미정에서 바라본 북녘땅  



연미정은 조선 인조 5년(1627) 정묘호란 때 청 나라와 굴욕적인 형제관계 강화조약을 체결했던 장소이기도 한데, 그 풍광이 이름다워 강화10경의 하나로서 뛰어난 경치를 자랑하고 있으며, 한강 맞은 편은 북녘 땅인 황해도 개풍군 대성면입니다. 이곳은 조선 시대 장무공 황형 장군(1459-1520)이 왜군과 여진족을 정벌한 후 낙향하여 거처하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연미정에서 월곶돈대 방향으로 남하하는 길섶에는 분단의 상징인 철조망이 쳐져 있습니다. 옥개방죽을 지나 우측 안으로 들어가 공사구간을 지나면 길은 다시 산 속으로 이어집니다. 야트막한 산을 넘어 푸른마을 이정표를 보고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이웃 건축물에 매어둔 개들이 엄청 시끄럽게 짖어댑니다. 진달래 군락지를 통과하자 공장지대인데 대산이라는 큰 상호가 보이는군요. 다시 철조망이 있는 길을 따라가노라니 강화대교 서편에 자리 집은 고려인삼센터입니다. 원래 나들길 제1구간은 여기서 남쪽의 갑곶돈대까지 조금 더 가야하지만 산악회에서는 이곳을 종착지점으로 정했습니다.

 철조망

 고려인삼센터

오늘 4시간 이상 걸으며 멋진 답사를 했습니다. 다만 녹음이 짙은 계절에 방문했더라면 주변 분위기도 훨씬 화사하고 사진도 선명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초행자가 답사하기에는 길을 찾아가기가 용이하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강화 도심구간에서는 더욱 이정표에 유의해야 할 것이며, 가급적이면 유경험자의 안내를 받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답사 개요》

▲ 답사 일자 : 2012년 2월 28일 (화)
▲ 답사 코스 : 강화버스터미널-용흥궁-성공회강화성당-강화도서관-고려궁지-한옥마을-강화향교-강화여고
                   -강화산성 북문(진송루)-북장대-오음약수-대일초교-도깨비고개-연미정가든-월곶리 마을회관
                   -연미정-옥개방죽-야산-대산공장-도로 철조망-고려인삼센터

▲ 답사 거리 : 약 17.5 km
▲ 소요 시간 : 4시간 20분 (점심시간 제외)
▲ 답사 안내 : 개미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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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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