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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루봉에서 바라본 도장산(좌)과 속리산(우)


 

시루봉(876m)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청화산(984m)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에 솟아있는 암봉입니다. 시루봉을 지난 산줄기는 동쪽으로 계속 뻗어 연엽산(775m)을 일으키고는 그 맥을 다합니다. 시루봉과 연엽산은 백두대간 길에서 한발 비켜나 있어 안내산악회에서도 거의 찾지 않아 이 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산에 대한 종합정보검색 홈페이지인
"한국의 산하"
에는 소개가 되어 있지 않으며, "한국의 산천"에는 연엽산(775m)에 포함시켜 간단하게 소개될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산입니다.

그런데 시루봉을 오르고 난 후 이 산의 정상은 대머리처럼 암봉으로 되어 있음을 처음 알았고, 시루봉에 올라 바라본 조망은 전국 어느 명산의 조망에도 결코 뒤지지 않았으며 또한 눈이 내린 겨울철에는 암릉길이 매우 위험하여 겨울산행지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3월 중순이면 봄철임에도 배낭 속에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큰 낭패를 당할 뻔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3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용암천의 회란석이 있는 늑천정 가든입니다. 휴게소 옆 시골의 공중화장실이 반듯하군요. 화장실 아래 약 10여 미터를 가면 좌측에 등산리본이 몇 개 걸려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희미한 산길이 반겨주는군요. 묘지를 지나 두 갈래 길이 나오면 우측의 계곡으로 내려서는 게 올바른 길입니다. 계곡을 따라 가노라면 우측의 비탈길을 오르게 됩니다. 상당히 가파르지만 눈이 없는 게 다행입니다. 노송을 지나자 장군봉(645m)입니다. 장군봉은 10만 도로지도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누군가 임의적으로 봉우리 이름을 붙인 듯 했습니다. 함께 한 등산객이 먼저 올라 장군봉 이정표를 붙여 두었군요. 참으로 대단한 열정입니다.

 늑천정가든

 용암천의 회란석

 반듯한 화장실

 장군봉 



장군봉을 지나 북쪽에 위치한 시루봉으로 가는 길은 매우 평범합니다. 해발 700여 미터가 넘은 능선에는 간간이 잔설이 남아 있기는 하였지만 능선도 부드러워 걷기에 불편함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음이 유감입니다. 시루봉의 삼각봉이 점점 가까워지고 고도를 높이자 비로소 남쪽의 조망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조망은 단지 맛보기에 불과합니다. 두 번의 로프를 잡고 올라 시루봉 정수리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터지는 조망에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옵니다.

 잔설

 속리산 능선  



남쪽으로는 지나온 장군봉 뒤로 도장산(828m) 줄기가 동서로 가로 놓여 있고, 남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속리산 능선이 거대한 성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쪽에는 청화산(984m)이 그 위쪽으로는 조항산(951m)과 대야산(931m)이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가야할 연엽산(775m)이 우뚝합니다. 명산에 오르면 시원한 조망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만끽하게 됩니다. 얼핏 생각나는 최고의 조망처로는 월출산(천황봉)과 월악산(영봉), 속리산(문장대, 비로봉), 대야산 등입니다. 이들 산정(山頂)에서의 황홀한 조망은 힘들여 오른 등산객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합니다.

가야할 연엽산

                                                                                  시루봉 암봉

 지나온 장군봉 능선

 시루봉 표석

 속리산 능선

 지나온 장군봉 뒤로 도장산 능선

 남북으로 뻗은 49번 국도와 도장산과 속리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북쪽으로 이어진 봉우리를 내려서는 일이 간단치 않습니다. 배낭에서 아이젠을 꺼내 착용했지만 발걸음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간간이 보조로프가 걸려 있기는 하지만 아무런 안전시설이나 손을 잡을 수 있는 나무도 없는 곳은 길이 미끄러워 매우 위험합니다. 겨우 통과하고 나니 식은땀이 날 지경입니다. 능선은 동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어떤 비탈길에는 발목이 빠질 정도의 눈이 쌓여 있습니다. 이제부터 연엽산까지 가는 길은 상당히 평탄합니다. 오르내림도 거의 없는 지루한 길입니다. 헬기장을 지나자 연엽산(775m) 정상입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볼 때는 상당히 뾰족한 산처럼 보였지만 막상 정상에 서니 이름 그대로 큰 연잎을 하늘에 펼쳐 놓은 듯 평평한 형상입니다. 정상에는 호주머니에 넣으면 알맞을 정도의 정상표석이 보이는데 앞뒤로 한글과 한자를 새겨 놓은 게 이채롭습니다.

 시루봉 하산길

 가야할 연엽산

 눈길

 헬기장


 

 연엽산 표석 

 

연엽산을 지나 헬기장에 서니 북쪽으로 거대한 바위산인 희양산의 암봉이 희멀건 자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따라 하산합니다. 그렇지만 이 능선길은 등산객들이 자주 다니지 않은 듯 산길이 상당히 희미합니다. 선두조가 가는 방향을 잘 표시해 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길고 지루한 능선을 이러 저리 돌아 상삼화실∼중삼화실∼하삼화실 마을을 거쳐 우복산(382m) 남쪽 우복산영농조합법인으로 하산합니다. 오늘 산행에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악회에서는 4시간 10분의 시간을 주었지만 글쓴이 같은 보통의 산꾼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눈을 감으면 시루봉 정상에서 체험했던 황홀했던 산하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는 듯 합니다. 시루봉은 산꾼이라면 반드시 답사해야 할 꿈의 산정입니다.

 지나온 시루봉

 하산해야 할 장소(중앙)

 전형적인 산촌마을

 우복산영농조합법인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3월 13일 (화)
▲ 등산 코스 : 회란석(늑천정가든)-장군봉-시루봉-연엽산-헬기장-상삼화실-중삼화실-하삼화실-우복산영농조합법인 
▲ 소요 시간 : 5시간
▲ 등산 안내 : 청산수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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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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