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하인주 역의 서현진


<신들의 만찬>은 요리 이야기이지만 그 구성원들은 모두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원래 하인주였던 아이가 고준영(성유리 분)으로 이름이 바뀐 것도, 원래 송연우였던 아이가 하인주(서현진 분)가 된 것도 운명의 장난이었습니다. 이런 사태의 중심적인 인물은 고준영의 생부인 하영범(정동환 분)입니다. 하영범은 아내 성도희(전인화 분)가 요리계의 명장이 되는 일에 빠져 가정을 소홀히 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는 무희와 불륜에 빠져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성도희는 자살하려고 칼로 팔에 상처를 내었고 어린 하인주(현재 고준영)는 어머니 침실에 왔다가 피를 흘린 모습에 놀라 자신의 방이 아닌 유람선의 갑판으로 올라간 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갑판에서 떨어진 하인주는 양부인 고재철(엄효섭 분)에게 발견되어 갖은 구박을 받으며 고준영이란 이름으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한편, 의식을 찾은 성도희는 딸이 사라지자 부둣가를 헤매며 하인주를 찾았는데, 마침 술집여자의 딸이었던 송연우는 신병을 비관해 어머니가 자살하자 문전걸식을 하며 정처 없이 부둣가를 헤매다가 성도희에게 발견된 것입니다. 친딸인 하인주를 찾다가 실성한 성도희는 송연우를 보자마자 하인주로 착각하였고, 이 모습을 본 하영범도 하인주를 딸로 받아들이면서 "네 이름은 송연우"라고 각인시켜 주었습니다. 이 때부터 송연우는 하인주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자신의 본명은 송연우임을 분명히 기억합니다. 특히 원래 하인주의 오빠인 하인우가 인주에게 "너는 내 동생 인주가 아니잖아! 이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친 사실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도희는 지금까지 하인주를 친딸로 알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영범도 이 진실을 아내 성도희에게 차마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이를 하면서 오늘날까지 살아 왔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하인주도 매우 불쌍한 캐릭터입니다. 친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이 풍진 세상에 내팽개쳐 졌으니까요. 인주는 양모인 성도희마저 자신의 정체성을 알거나 친딸인 하인주가 나타나기만 하면 자신은 버려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날 하영범의 서재에 있는 전화가 걸려 왔을 때 그녀가 거짓말을 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화를 건 상대방은 고준영의 양부인 고재철이었습니다. 고재철은 "혹시 12년 전 아이 잃어버린 집 맞나? 전단지보고 전화했다. 내가 그 댁 아이를 알고 있다"라고 물었습니다. 인주는 "여기는 아이를 잃어버린 적이 없다. 한번 더 그런 장난전화를 하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대꾸하고는 얼른 전화를 끊은 다음 전화코드마저 빼어버렸습니다.

그런데 하인주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녀는 고준영을 두 번씩이나 골탕먹이는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첫 번째 악행은 고준영이 아리랑 3대 명장 선노인(정혜선 분)의 추천으로 아리랑 주방에 들어 왔을 때의 일입니다. 아리랑이 스페인국빈만찬을 맡게 되자 성도희와 앙숙관계인 사나래의 백설희(김보연 분) 회장은 아리랑에 심어둔 스파이 오수진(오나라 분)을 시켜 밤중에 식음료보관 대형 냉장고의 전원코드를 뽑아 버렸습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주방청소를 하러 들어갔던 고준영은 음식재료가 상한 냄새를 맞고는 냉장고 전원이 꺼진 것을 알고 매우 당황했습니다. 이 때 성도희와 주방장을 비롯한 요리사들이 들어 왔고 고준영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으로 의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동의 와중에서 하인주는 오수진이 손을 파르르 떠는 것을 목격하고는 범인임을 알았으며, 그녀를 유혹하여 성도희에게 밤중에 고준영이 주방에 있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게 하여 고준영을 진범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하인주로서는 낙하산으로 들어온 고준영이 아리랑 명장후계자인 자신의 위치를 넘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준영을 범인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난 제14회를 보면 이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오수진이 고준영에게 양심선언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고준영은 하인주에게 "나에게 왜 그랬니?"라고 따지고 물었으니까요? 준영의 질문에 하인주가 오리발을 내밀지 아니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다른 하나의 악행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쉐프 3명을 한국에 초청하여 한식을 소개하는 이벤트가 개최된 때입니다. 이 사업은 사나래 백설희 회장의 후원으로 추진되었고 고준영과 하인주도 참여해 한식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백설희는 참가 쉐프 3명의 특징을 담은 USB 카드를 하인주에게 주며 이를 번역해 고준영에게 전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인주는 쉐프 해밀(김도윤/이상우 분)이 버섯 알레르기가 있다는 정보를 삭제해 버렸고 이를 모르는 준영은 버섯이 들어간 음식을 준비하였습니다. 해밀은 고추장 비빔밥을 시연한 이후 준영의 요리를 시식하고는 버섯알레르기로 쓰러졌고 이 사건으로 해밀의 매니저 제인(이민지 분)은 아리랑을 고소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런데 백설희는 나중에 성도희에게 전화를 걸어 해밀의 졸도사건은 하인주가 일부러 일으킨 일임을 알려준 것입니다. 백설희는 해밀이 사나래의 신메뉴 대신 아리랑의 비빔밥을 시연해 홍보한 것에 대해 폭발한 것입니다. 

기가 막힌 성도희는 하인주에게 "넌 누구 딸이냐? 내 딸이 이리 징그러울 리가 없어! 어떻게 백설희 회장과 손잡고 아리랑을 망하게 하느냐"고 질책했습니다. 이에 하인주는 무릎을 꿇고는 "고준영이 내 걸 다 빼앗아 무서웠다. 금천장도, 아리랑도, 명장님도, 엄마도 다 가져 갈 것 같았다. 매 순간 그 아이를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때부터 백설희 말을 듣기 시작했다. 잘 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 후 해밀 측이 고발을 취소하자 이번 일로 축출당한 고준영을 다시 데려오자는 선 노인의 말에 성도희는 "난 명장 이전에 인주의 어미다. 딸이 병들어 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성도희는 인주에게 "다시 기회를 준다. 넌 엄마에게 소중한 존재다. 널 미워할 수가 없다. 아리랑의 새 메뉴를 개발"하라고 지시합니다. 이로서 성도희는 재능이 뛰어난 고준영 대신 핏줄인 하인주를 선택해 피는 물보다 진함을 과시했습니다. 

 

사실 성도희가 하인주를 아직까지도 친딸로 오해하고 있는 모습은 다소 억지입니다. 하인주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했을 때 선노인이 인주에게 어머니 성도희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 말했고, 최근에는 해외에서 귀국한 유명 도예가가 성도희와 고준영을 모녀관계로 생각하고 눈매 등이 매우 닮았다고 인사했기 때문입니다. 이 바람에 하인주가 뻘쭘해진 일이 있었거든요. 이처럼 주변에서는 성도희-하인주의 모녀관계에 의심을 품고 있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어미가 이를 전혀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요. 물론 하인주는 진짜 하인주의 습관과 입맛 등을 철저하게 익혀 양모의 눈을 속이려고 눈물겹도록 노력한 사실은 인정합니다. 선노인 생일을 맞아 준영은 오색설기떡을 만들었는데, 이는 성도희가 만든 것과 맛이 동일한 것이어서 둘이 한 핏줄임을 은연중에 과시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제 고준영과 성도희는 하인주가 고준영에게 저지른 악행을 하나씩 알게 되었습니다. 고준영이 당장 주방의 대형냉장고 전원코드 분리사건을 성도희에게 고자질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성도희도 하인주의 악행을 모두 알게 될 것이고, 고준영도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성도희가 구박했던 고준영의 정체가 밝혀지는 날 성도희는 운명의 장난에 그만 기절할 것입니다.

한편, 백설희와 아들 김도윤도 정말 보기가 민망한 모자지간입니다. 아들은 영국에서 요리공부를 하여 세계적인 요리사 해밀로 거듭 났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어머니에게 복수하려 합니다. 김도윤은 어머니가 선 노인의 수제자로서 성도희와의 명장대결에 열을 올린 나머지 쌍둥이형이 위급한 상황에서도 귀가하지 아니하고 방치해 형을 죽게 만든 어머니 백설희를 증오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언제쯤 화해라고 다정한 모자관계로 돌아갈지도 두고 볼 일입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