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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설희 역의 김보연                         성도희 역의 전인화                         하영범 역의 정동환 

 

 
<신들의 만찬>에는 세 건의 출생의 비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성도희(전인화 분)가 하인주(서현진 분)를 친딸로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도희-하영범(정동환 분) 부부가 친딸인 고준영(성유리 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단지 마스크 하나만 착용했을 뿐인데 백설희(김보연 분)를 비롯한 누구도 김도윤(이상우 분)이 유명한 쉐프인 해밀임을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만 하인주 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녀도 이 해밀이 백설희의 아들임은 모르고 있습니다.

성도희가 22년 전 받은 충격으로 그 당시 친딸 하인주가 사라진 후 해변에서 송연우를 하인주로 착각하여 딸을 길러온 것은 일단 이해하겠습니다. 남편인 하영범은 이 때 송연우(아역 박민하 분)를 딸로 맞이하면서도 "네 이름은 송연우!"라고 힘주어 말해 이 아이가 친딸이 아님을 알았지만 친딸로 알고 있는 정신 나간 아내를 위해 아내에게 진실을 감추어온 사실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정신상태가 지극히 정상인 성도희는 하인주를 4살 때부터 키워 왔는데 성인이 된 현재까지도 하인주로부터 전혀 의문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납득할 수 없습니다. 물론 어린 하인주는 자신이 친부모 대신 양부모 밑으로 들어온 사실을 알았고 영악한 인주는 진짜 인주의 방에서 그녀가 남긴 모든 자료를 익히며 철저히 인주가 되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하인주가 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하였을 때 선 노인(전혜선 분)은 하인주를 보고는 어렸을 적의 모습과 다르다며 의문을 표시했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하인주는 애인인 최재하(주상욱 분)가 자신을 버리고 고준영에게로 가자 4살 때부터 사랑한 나를 어찌 버리느냐고 항의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인주의 양모인 성도희는 아리랑 3대명장인 선 노인으로부터 명장수업을 받기 위해 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그러면서 엄마를 따라온 인주는 선 노인의 손자인 최재하와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럽게 어울려 오누이처럼 자란 것으로 보여집니다.

근래 세계적인 쉐프를 초청하여 요리시연을 하는 행사를 앞두고 아리랑과 사내래 관계자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 해외에서 귀국한 어느 유명 도예가가 성도희와 고준영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어머니와 딸이 눈매 등이 정말 많이 닮았다고 말해 하인주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 누군가 하인주를 가리키며 딸은 이쪽이라고 바로 잡아 주는 해프닝도 있었지요. 선 노인의 생일날 고준영은 오색설기떡을 만들어 선물했는데 이를 먹어본 선 노인은 맛이 성도희가 만든 떡과 똑 같았다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도희는 처음부터 딸이 바뀐 것을 모르고 있으니 주변에서 하인주와 닮지 않았다거나 고준영과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들어도 아무런 의문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한식 기내식 경연 중에 고준영은 하인주가 독성물질(천남성)을 음식재료에 넣은 일로 인해 손이 마비되어 사고를 내고 입원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때 성도희는 남편 하영범에게 "준영이가 울며 매달리는데 아무리 달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 꿈을 꾸었다"며 매우 마음 아프고 안쓰러워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은 고준영의 생부 하영범입니다. 그는 처음부터 하인주가 친딸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내 성도희 몰래 하인주를 찾는 전단지를 만들어 뿌리며 친딸을 애타게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인주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잃어버린 아이를 찾은 적이 있냐는 고재철의 전화를 받고 우도의 등대 아래로 갔지만 급한 일로 시간을 지체하여 조금 늦게 가는 바람에 친딸 고준영(아역 정민아 분)과 간발의 차이로 어긋나 극적인 해후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랬는데 그 친딸인 고준영이 아리랑으로 들어와 아리랑 명장후계자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선 노인이 금천장의 비밀이 담겨진 천상식본(2권)을 찾으려는 과정에서 이준(신구 분)노인에게 연락했고, 이준에게 수발을 들며 요리를 배운 고준영을 아리랑으로 불러들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당시 고재철은 고준영에게 친부를 만나라고 지시하고는 정작 본인은 어떤 여자에 빠져 우도를 떠났으나 여자가 재산만 등쳐먹고 사기를 쳐 알거지가 되자 서울로 올라와 리어카 꾼이 되었는데 여기서 고준영을 다시 만난 것입니다. 이번에는 고재철이 배가 아파 입원하여 담석제거수술을 받았는데 하필이면 담당의사가 하영범입니다.  

고재철은 하영범에게 자신이 태어나 딱 한가지 천당에 갈 일을 한 게 고준영을 데려다 키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깜짝 놀란 하영범이 고재철에게 친딸이 아니냐고 물었을 때, 고재철은 자신에 데려다 공짜로 먹여주고 입혀주며 키운 양딸이랍니다. 이 말을 들은 하영범은 준영이가 고향이 우도라고 한 말을 떠올렸습니다. 하영범이 식당에서 라면을 먹고 있을 때 준영이 들어와 자리를 함께 하였는데, 왜 라면을 먹느냐는 준영의 말에 하영범은 "집에서 라면을 못 먹게 하니 집사람에는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 말을 들은 고준영이 크게 웃자 하영범은 준영을 똑 바로 쳐다보며 "웃는 모습이 그 애를 많이 닮았다"고했습니다. 그리고 하영범이 인주의 친구라면 나이가 같은지 묻고는 식은땀을 흘리자 준영은 손수건을 꺼내 줍니다.

그 후 하영범은 혹시나 고준영이 친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재철을 불러내 인주의 어렸을 적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를 아느냐? 이 아이 사진보고 전화하지 않았느냐? 오래 전 난 직업이 의사로 12시 우도봉에서 만나자고 했었다"고 묻습니다. 아이의 사진을 보고 놀란 고재철은 이내 정색을 하고는 "난 그런 적이 없다. 아이를 잃어 버렸나?"고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고재철이 이렇게 거짓말을 한 이유는 오랜만에 다시 양딸을 만났는데, 만약 고준영이 친부를 찾으면 자신은 오갈 데가 없는 처지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끈금없는 생각이지만 제작진으로서는 아직까지 고준영의 정체가 밝혀지는 게 시기상조이므로 이런 방식으로 고재철을 이기적인 사람으로 만들었을 테지요. 

 

문제는 하영범입니다. 고재철의 부인(否認)을 그대로 믿고 준영에 대해 더 알아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도희와 하영범이 가까이에 있는 친딸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이에 제3자인 백설희가 고준영의 정체를 눈치챘다는 사실입니다. 백설희는 22년 전 성도희의 가족이 미국으로 떠났고 하인주는 12년 전에 귀국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하인주가 최재하에게 20년 이상 사귀었다는 말은 상당히 부풀려진 말입니다. 아무튼 백설희는 성도희가 천륜을 어기고 세상을 속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백설희는 성도희가 이런 일을 벌인 데는 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하인주를 불러 이를 따졌습니다. "얼굴, 성격, 뭐하나 닮은 게 없다. 네가 네 엄마를 안 닮은 이유를 아느냐"고 물은 것입니다. 놀란 인주는 "엄마는 날 친딸 하인주로 알고 있으며, 친딸 인주는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엄마가 진실을 알면 버틸 수 없을 테니 이를 비밀로 해 달라"고 실토하고 말았습니다.

백설희도 마스크를 쓴 해밀을 친아들인 김도윤임을 알아보지 못하면서 하인주가 성도희의 친딸이 아니라 고준영이 친딸임을 알게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아마도 성도희가 고준영이 친딸임을 알게 되는 시기는 이 드라마의 종반부일 것입니다. 제작진은 출생의 비밀에 대한 극적인 마무리를 위해 관련인물들을 옆에 둔 핏줄도 알아보지 못하는 멍청한 바보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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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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