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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석 능선에서 바라본 청풍호


중앙고속국도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82번 국가지원지방도를 타고 금성을 거쳐 망월봉휴게소와 KBS제천촬영장을 지나면 무암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충북 제천시 청풍면 소재 무암계곡의 좌측에는 작성산(845m), 우측에는 동산(896m)의 줄기가 이어져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안으로 들어섬과 동시에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흘러내리는 청정한 물을 보고 이곳이 바로 청풍명월의 고장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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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계곡의 맑은 물


왼쪽의 언덕에는 벌꿀을 채집하기 위한 여러 기의 벌통이 놓여져 있습니다. 사람과 차량이 지나다니는 인근도로변에 벌들이 모이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도 이곳이 오염되지 않은 지역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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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 통


음식점 가까이 있는 송어양식장에서는 팔뚝만한 송어들이 미식가들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상수원인 무암저수지는 접근이 금지되어 있지만 등산로로 이용되는 차도에서 내려다보면 최근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져 둑으로 물이 흘러 넘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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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 저수지


계류에 놓여 있는 아담한 다리를 건너자 넓은 주차장입니다. 한쪽에는 "비단폭 무릉도원 무암계곡"이라고 새긴 표석이 놓여 있습니다. 무암사까지 이어진 차도를 따라갑니다. 사찰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차도가 건설되어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느끼며 걸을 수 없는 것이 항상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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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수중인 사극 촬영장을 지나 왼쪽의 무암사를 뒤로하고 차도를 벗어나 안으로 들어가니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계곡을 따라가면 새목재로 이어지지만 필자는 오른쪽의 산기슭으로 접어듭니다. 왜냐하면 제천의 명물인 남근석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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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극 촬영장


필자는 3년 전 이곳에 와서 동산과 작성산을 연계하는 산행을 하였지만 남근석은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안내산악회에서는 두 산을 종주하기 때문에 다른 등산코스를 택하게 되며, 이 경우 남근석 답사는 준족이 아닌 한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길은 매우 가파르지만 오르기는 힘들지 않았는데 드디어 큰 바위 밑에 도착합니다. 로프가 걸려 있는 가파른 바윗길을 힘주어 오르니 그기에 바로 남근석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그 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남근석을 직접 눈으로 보니 우람하고 기골이 매우 장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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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든 길을 오르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남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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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편으로 가서 본 남근석(매우 거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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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과 청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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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 너머 작성산 줄기

 
그러나 신(神)은 자신이 빚은 이 보물을 누구에게나 쉽게 보여주지를 않습니다. 필자처럼 무암사에서 오른 길도 그리 만만하지 않지만 동산능선에서 이곳으로 내려오면서 접근하는 길은 훨씬 난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이 명물을 가까이에서 보려면 로프를 타는데 어느 정도 익숙하여야 하고 고소공포증이 없어야합니다. 그래서인지 흔히 있을 법한 무속인을 포함한 사람들이 이 돌을 숭배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도 자랑입니다. 주변이 매우 깨끗하니까요. 

청풍호의 푸른 물과 파란 하늘 그리고 맞은 편 작성산의 흰 바위가 빛을 발하는 환상적인 조망은 힘들여 오른 데 대한 보답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장군바위도 명품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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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 능선에서 바라본 청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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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과 작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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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능선에서 바라본 장군바위



오늘처럼 청명한 날, 동산을 찾아 남근석을 눈으로 확인하면 신이 만든 천혜의 작품에 먼저 놀라고, 이곳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조망에 두 번 놀라며, 드디어 명품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았다는 성취감에 세 번 놀랍니다.

마침 주능선 쪽에서 내려오는 몇 명의 등산객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는 헤어집니다. 오르는 길은 더욱 가파르고 또 수시로 로프가 나타나 나의 등산실력을 시험합니다. 자칭 산행도사들은 이런 암릉길을 매우 아기자기하다고 표현하지만 초보자는 사실상 매우 힘든 코스입니다. 능선에 도착하니 안내산악회에서 온 등산객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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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능선에서 바라본 청풍호


이제 동산의 주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여 동쪽으로 이동합니다. 남근석 능선을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등산로는 매우 부드럽습니다. 돌탑이 있는 성봉(825m)과 중봉(886m)을 지나 숲 속을 걸어가니 드디어 동산(896m)입니다. 충청도 특유의 오석(烏石)으로 만든 사각형의 표석이 반겨줍니다. 그렇지만 정상은 잡목으로 둘러싸여 있어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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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그러운 숲길(정상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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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산의 정상


잠깐 숨을 돌린 후 새목재로 이동합니다. 내리막이 한참동안 이어집니다. 단체등산객들은 새목재에서 작성산으로 가야하지만 필자는 무암사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작성산은 이미 답사하였고 또 현재는 두 산을 이어 다닐 만큼 건강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새목재의 이정표가 분명하지 않아 상당수 사람들이 이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채 계속 하산한다는 것입니다. 이토록 길이 헷갈릴 경우 산악회의 선두그룹은 당연히 길 안내를 잘 해야하는데도 아무런 표시가 없으니 나중에 가는 사람은 애를 먹게 됩니다.

점점 고도를 낮춤에 따라 계류의 수량도 많아집니다. 해발 900여 미터의 산을 끼고 있는 계곡이어서 그런지 일반적으로 해발 500∼600m인 산의 계곡과는 흐르는 수량에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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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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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부도


오른편에 부도가 있습니다. 무암사에서 200여m 떨어진 곳으로 이른바 소부도골입니다. 두 개의 부도는 조선후기에 조성된 수월당(水月堂) 부도와 우부도(牛浮屠)입니다. 

수월당 부도는 1959년 현경스님의 꿈에 현몽하여 땅속에 묻혀있던 것을 발견하여 1961년에 소부도골로 옮겨진 것으로 전형적인 석종형태의 부도이며 화강암을 둥글게 치석한 기초석 위에 좌대석과 탑신석을 올려놓은 1.8m높이의 크기입니다.

무암사 창건 때의 전설이 전해지는 우부도(牛浮屠)는 높이 1.9m의 석종형 부도로 대석과 옥개석이 없어지고 현재 탑신만 남아있습니다. 이 부도는 소의 부도로 죽은 소에서 나온 사리를 보관하고 있어 유명합니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시대의 큰스님 의상대사가 무림사를 세우려고 아름드리 나무를 잘라 다듬어 힘겹게 나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목재를 운반하여 준 덕에 손쉽게 절을 세우고 이 소를 극진히 위해 주었답니다. 얼마 뒤 소가 죽어 화장을 하였더니 여러 개의 사리가 나와 소의 불심에 감동한 대사는 사리탑을 세우고 사람들은 무림사를 우암사(牛岩寺)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암사로 들어갑니다. 사찰의 규모는 매우 아담합니다. 경내에서 동산기슭을 올려다보니 남근석에 오른 등산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무암사는 현재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末寺)이나 천년 고찰이라 할 만큼 오래된 사찰입니다. 정확한 창건연대와 창건자는 알 수 없지만, 신라 문무왕 3년(633) 의상대사가 건립했다는 전설만이 전할뿐입니다. 극락보전 지붕의 망와(望瓦)에서 건륭(乾隆) 5년 조선시대 1740년(영조 16)의 기록이 발견되어 이 당시 중건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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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암사 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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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사 극락보전과 작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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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암사에서 바라본 장군바위


사찰을 둘러보고는 종종 걸음으로 나옵니다. 아침에 오른 길을 거꾸로 내려가려니 다소 지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암계곡의 청정한 물을 벗삼아 발걸음을 옮기니 한결 기분이 낫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유유자적하게 즐기는 산행 - 이것이 바로 나 홀로 산행의 강점입니다. 향후 또 이 산을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아직도 답사하지 못한 장군바위능선을 타기로 다짐합니다. 왜냐하면 동산을 오르는 능선의 백미(白眉)는 남근석능선과 장군바위능선이기 때문입니다. (2007.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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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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