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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약선 역의 이주현


병권과 인사권을 쥐고 고려의 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무신정권 최고의 권력기관인 교정도감의 수장인 교정별감 김약선(이주현 분)은 실권자 최우(정보석 분)의 강요에 못 이겨 그의 딸 최송이(김규리 분)를 아내로 맞았습니다. 그렇지만 송이의 마음 속에는 진작부터 노예출신인 김준(김주혁 분)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송이는 매사에 신중하고 우유부단한 김약선보다는 격구장에서 무수한 경쟁자들을 물리친 남자다운 사내 김준이 죽도록 좋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여자란 혼인을 하면 과거의 짝사랑은 잊어버리는 게 보통인데 최송이는 남편 김약선과는 의무방어전만 치르는 무늬만 부부일 뿐 실제로는 남과 다름없는 부부생활을 해 왔습니다. 김약선으로서도 아내인 최송이가 집안에 내불당을 조성하고 자신과 김준을 상징하는 쌍불을 조성해 모시고 있으니 정말 괴로운 심정이지요.

더욱이 김약선은 시국에 대해 지극히 현실 타협적이어서 몽고군에 맞서 항쟁하려는 최우와 김준 등과는 의견이 맞지 아니하여 불협화음을 내기 일쑤였습니다. 특히 중원의 새로운 정복자가 된 몽고가 침입하여 국토를 유린하자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고, 대구 부인사에 보관 중이던 대장경이 몽고의 방화로 불타자 나라를 위한 백성들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며 대장경중창불사를 계획했을 때, 김약선은 불쌍한 백성들에게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준다며 이를 강력하게 반대해 결국 최우는 김약선을 사위로 맞은 것을 후회하게 되었고 이미 최우의 마음은 김약선을 떠났습니다.

김약선은 도방에 출근도 않고 술에 빠져 일부러 자리에서 물러날 궁리만을 하고 있는 형편인데요. 김약선에게 아부하여 벼슬을 얻은 강우문과 이상로 장군 등은 이 모두가 김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김준을 함정에 빠뜨릴 계략을 꾸몄습니다. 이들은 김준이 대구에서 지금 최우의 첩실이 된 안심(홍아름 분)과 놀아났는데 이는 합하 최우의 여인을 희롱한 것이니 죄를 받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김약선은 비몽사몽간에 김준을 죽이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소식은 최송이의 집사인 박승선(최운교 분)에 의해 즉각 송이에게 보고되었습니다. 

 

김준을 살려야 할 방도에 골몰하던 송이는 술에 대취해 귀가한 남편 김약선에게 김준을 죽이려는 것에 대해 비열하고 사내답지 못하다고 쏘아붙이며 김준이 무슨 죽을죄를 지었느냐고 따졌습니다. 김약선은 그는 내 아내인 당신을 좋아한다고 항변했지만 송이는 "이미 우리는 부부가 아닌지 오래되었고 이제 헤어질 때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약선은 "딸인 태자비가 아들을 낳으면 다음 황제가 될 팔자"라며 집착을 보이지만 송이는 김준을 놓아주라고 했습니다. 김약선은 "그자는 내 부인과도 모자라 합하의 여인과 놀아난 죽을죄를 지었느니 죽어야지"라며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35회에서 김약선의 진심은 김준을 벌하자는 게 아님이 드러났습니다. 술친구인 측근이 김준과 안심의 대구에서의 소문이 사실이며, 이번에 김준이 안심의 집을 찾아가 방으로 들어갈 정도로 불륜관계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약선은 따지고 보면 안심은 원래 김준의 여자였는데, 여자 이야기로 함정을 파는 것은 안 된다며 이를 뿌리치면서, 이제 모든 게 지겨우니 기분도 전환할 겸 마니산으로 사냥이나 가자고 제의한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김준이 안심의 방으로 들어간 사건을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김준으서는 대구에서 포옹까지 한 안심이 하루아침에 최우의 첩실이 된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준은 안절부절 하다가 안심의 이야기라도 들어주어야 하겠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최양백(박상민 분)이 이미 안심은 주군의 사람으로 작은댁 부인이기에 김준이 끼어 들 경계를 넘었다고 만류했지만 김준은 듣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만난 최송이가 "지금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느냐? 너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널 죽이려 든다. 따라서 안심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죽음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렸지만 김준은 최송이의 충고도 듣지 않았던 것입니다.

김준이 안심의 집으로 들어서자 김준과의 슬픈 인연에 눈물을 흘리던 안심은 정색을 하고는 "어떤 오해를 받으려고 여기에 왔느냐? 낭자란 말도 듣기 민망하다. 나를 가까이 하면 불행해 지니 내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방으로 따라 들어간 김준은 안심의 손을 잡고는 "내 목숨을 걸고 당신을 구하겠다. 사랑하는 여인이 노리개가 되는 것을 볼 수 없다. 합하에게 진심을 고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심은 "합하의 여자를 내어 달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지난날은 꿈이었다고 생각하고 잊어라. 당신이 잘 못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딱 부러지게 말했습니다. 김준이 안심의 방으로 들어간 현장을 강우문의 수하가 감시하면서 목격한 것이지요.

김준이 안심을 만난 사실을 안 최송이는 안심을 찾아가 "지금 김준이 위험에 처해 있으니 그를 희롱해서는 안 된다. 네가 김준을 만나면 김준은 죽는다. 그 사람을 사랑하고 정말 좋아했다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지. 나도 그 사람을 위해 죽기로 작정했다. 내가 일방적으로 그를 좋아했다. 제발 김준을 놓아주게.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한 것입니다.

 

한편, 김약선과 마주한 김준은 나로 인해 마음고생을 시켜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했는데 김약선은 "이게 어찌 자네 탓인가? 이는 대책이 없는 아내의 병 때문이지. 나도 이제 아내를 자유롭게 해 주고 싶다. 그리고 합하의 첩실인 안심에게 멀어져야 한다. 매사에 조심해야 다치지 않는다. 앞으로 권력보다는 백성을 생각하라"고 말했습니다. 김약선이 김준에게 한 말과 측근에게 여자문제로 함정을 파서는 안 된다고 말한 사실로 미루어 그는 김준을 궁지로 몰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주변의 가신들입니다. 김약선과 측근 이상로 등의 대화를 옆에서 들은 박승선은 자신의 살길을 찾아 고민한 끝에 최송이에게 무서운 제안을 하기에 이릅니다. 박승선으로서는 김약선은 이미 바람 앞의 등불임을 잘 알고 있는데, 김약선이 김준을 죽이려 하고 있기에 이를 보고만 있으면 송이가 자신을 추궁할 것이므로 선수(先手)를 쳐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박승선은 최송이에게 "지금 저들이 김약선 대감의 묵인하에 함정을 파서 김준을 죽이려 해 시간이 없다. 단 한가지 방법은 김약선 대감을 충동질해 김준의 목숨을 노리는 저들을 역모의 누명을 씌워 제거하는 길 뿐"이라고 폭탄발언을 한 것입니다. 놀란 송이가 그러면 김약선 대감은 어찌되느냐고 물었는데, 능구렁이 같은 박승선은 정색을 하고는 "대감은 합하의 사위이자, 태자비의 아버지인데 무슨 일이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김약선이 술에 취해 측근과 아내 송이에게 한 발언 때문에 이제는 역모의 죄까지 뒤집어쓰게 되었습니다. 김약선의 취중실언이 그를 나락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을 조짐이로군요. 김약선의 아우 김경손(김철기 분)은 귀주성의 영웅으로 나주지방에서 백제의 부흥을 앞세우며 반란을 일으킨 대장 이연년(윤용현 분)을 말로 설득할 정도의 맹장(猛將)인데, 그의 형 김약선은 이제 역모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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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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