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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며칠 전 조간신문을 뒤적이던 아내가 "여보! 미국 이 여자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했는데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아내는 "클린턴 장관이 한국의 종군위안부를 성노예로 표기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그게 뭐 대단하냐고 반문했더니 평소 정치나 시사에 관심이 거의 없는 아내는 "이토록 적절한 표현이 어디 있느냐"며 거듭 감탄했습니다.

신문을 빼앗아 읽어보았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최근 미국의 모든 문서와 성명에 일본어 위안부(comfort women)를 그대로 번역한 말을 절대로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입니다. 클린턴 장관은 국무부 고위관리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대신 "강제적인 성노예(enforced sex slaves)"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지시하였답니다.

보도에 의하면 미국 연방하원은 이미 2007년 일본군 성노예 결의안을 채택했는데, 이는 성노예활동(sex slavery)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일본의 책임을 명시한 것입니다. 당시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일본정부가 아시아와 태평양의 젊은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동원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일본측을 이를 강하게 반발한다는군요. 일본외상은 클린턴의 지시 이후 국회답변에서 "성적 노예라는 표현은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미국에 세워진 "성노예 피해여성 기념비"를 철거하라고 주미외교관들에게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극우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만행을 알리는 상징물들을 훼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일본군 위안부"라는 말은 "일본군을 위무(慰撫)하기 위한 여성 또는 성적으로 위로 받는 여성 파트너"라는 의미로, 위로(慰勞)나 위무 등과 같은 말은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 그릇 사용된 용어 대신 클린턴 장관의 지시에 따라 보다 직접적으로 일본의 만행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용어로 변경할 것을 촉구합니다. 다행히 지난 13일 국회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한 김성환 외교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용어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현가능성은 상당히 큰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문제는 당사자들이 이토록 적나라한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인데요.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는 클린턴 장관의 지시에 대해 “우리의 마음을 읽어준 것으로 매우 기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의지만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일본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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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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