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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 역의 김주혁 





▲ 폭군 최항, 이보다 더 잔인할 수가 없다 

이번 <무신>제45∼46회를 시청하면서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김준(김주혁 분)의 천거에 의해 최우(정보석 분)의 후계자가 된 최항(만전/백도빈 분))이 권력을 잡자 말자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패악질을 하기 시작한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개망나니 짓으로 최우의 눈밖에 난 천출출신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 것입니다. 그는 최우가 죽은 지 이틀만에 성가시다며 상복을 벗어 던지더니 최우의 여인이 머무는 별궁을 찾아 수청들기를 거절하는 여자를 죽이기까지 한 것입니다. 최우가 임명한 최항의 스승인 두 대제학은 이런 최항의 비위를 맞추었는데, 최항은 최후가 후계자를 논할 당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인물들을 역모의 죄명으로 숙청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패악질이 오죽했으면 김준이 "만전보다는 만종(김혁 분)을 천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며 자신이 나라에 큰 죄를 지었다고 자책했을까요?

지금 도방의 가신들은 자주성의 영웅 김경손(김철기 분) 장군 살리기에 정신이 빠져 있습니다. 이는 그의 조카인 김미(이해우 분)가 지방소재 사찰에서 김경손에게 반역을 도모하자는 서찰을 보낸 때문입니다. 사찰을 밀고한 김미의 노복(유종근 분)을 박송비(김영필 분)가 그냥 돌려보낸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 노복은 큰 공을 세워 노비의 신분에서 면천 받을 욕심이었는데 박송비가 그냥 안부편지라며 자신을 돌려보내자 의심을 품고 최양백(박상민 분)을 찾아가 전후사정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김준은 임연(안재모 분)에게 노복을 잡아들이라고 지시했지만 노복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네요.

이 일의 처리를 두고 김준과 최양백 간의 의견차이로 두 사람간에 깊은 골이 패이게 되었습니다. 김준은 서찰의 존재를 최항에게 보고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 반면, 최양백은 가신으로서 주군에게 진실을 숨기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무식한 최양백은 주군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주장하지만, 사리분별이 분명한 김준은 주군의 횡포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정작 최항은 대씨부인(김유미 분)의 아들 오승적(배진섭 분)을 증오하고 나섰습니다. 최항이 별궁의 여인들을 농락하려하자 대씨부인이 나타나 자신을 책망한데 따른 보복입니다. 최항은 두 대제학 선인렬(정호근 분)과 유능(이승형 분)을 앉혀놓고 공부를 하는 대신 도방의 후계자로 거론되었다는 오승적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운 것입니다.

"오승적? 아버지는 나에게 형제처럼 지내라고 했지만 피 한방울도 안 섞이고 성씨도 다르다. 계모는 무슨 섞어빠진? 내 어머니는 창기였고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했다. 어머니는 단 한번도 인간대접을 못 받고 구박만 받다가 숨졌다. 대씨부인이 계모라고? 주숙(정선일 분)과 대집성(노영필 분)이 손잡고 오승적을 후계자로 천거했다고? 하마터면 도방이 최씨에서 오씨로 넘어갈 뻔했구먼!"이라고 악을 썼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유능 대제학이 당시의 상황을 고자질합니다. 주숙이 대집성뿐만 아니라 김경손장군과 최춘명(임종오 분) 장군 그리고 박송비까지도 만난 적이 있다고 고해 바친 것입니다.

 

최항은 최양백에게 다음날 대집성과 오승적을 잡아오라고 지시했습니다. 최항은 끌려온 두 사람을 협박했습니다. "대집성은 너무 오래 살았다. 오승적을 내세워 자기의 욕심을 부리나! 만일 오승적이 이 자리(합하)에 있었다면 내 목은 어찌 되었겠나? 대씨부인은 계모도 내 어미도 아니다. 오승적 넌 무슨 일로 장군벼슬까지 받았나? 이는 역모이다!" 당장 장군벼슬을 내 놓고 살려달라는 오승적과 대집성에게 최항은 "난 걱정거리를 두고 도방을 다스리지 못한다"며 최양백에게 대집성은 공로가 있으니 유배해 목숨만은 살려두되, 오승적은 바다에 던져 죽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준이 최항을 찾아가서 역모사건에 대한 조사를 해 법을 지켜야 한다고 항의했지만, 최항은 "역모에 관해서는 그런 과정이 필요 없다. 자넨 그저 정치만 잘 맡아주게. 한동안은 내가 기강을 바로 세울 테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대씨부인은 잠자리에 든 최항에게 달려갔지만, 최항은 역모사건이라 이미 늦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대씨부인은 "내 아들 내 놓아라! 네 이놈!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고 악을 썼지만 최항은 "계모! 잘 들어라! 아버지가 살아 계실 적 계모지 지금도 계모라고? 목숨이 살아 있음을 고맙게 생각해!"라고 저주하고는 방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끝내 대씨부인은 혼절했습니다. 최항 역의 배우 백도빈과 대씨부인 역의 배우 김유미의 피 터지는 연기대결은 정말 실감나네요.

 

최양백의 수하들은 오승적을 부두로 끌고 가서 수장시켰습니다.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오승적에게 어느 병사가 발목에 돌을 느슨하게 묶었으니 썰물 때 바다를 빠져나가라고 귀띔했고 오승적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 병사는 최항의 패악질에 무고한 오승적을 살려준 것입니다. 이번 사건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대씨부인과의 모자간 재회가 성사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대씨부인으로서는 아버지와 아들의 불행에 넋이 나갔지만 따지고 보면 이번 일은 업보입니다. 대집성은 최씨무인정권의 원로이지만 그는 몽고군의 고려 침략 때 국방의 수장으로서 병력지휘를 잘 못해 제대로 한번 싸워보지도 못하고 몽고군에게 대패한 패장이었습니다. 몽고군이 물러간 후 논공행상에서 대집성은 응당 목이 잘려야 했지만, 그는 사위가 전사해 과부가 된 딸 대씨부인을 최우의 후처로 보냈고, 도방의 후계자인 김약선이 역모사건으로 죽자 외손자인 오승적을 최우의 후계자 삼으려 일을 도모한 것입니다. 대씨부인도 갖은 아양을 떨며 오승적이 장군벼슬을 받게 했습니다. 물론 최항으로부터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억울하지만 우리는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진리를 배우게 됩니다. 

이제는 주숙차례입니다. 솔직히 주숙은 별 신통한 복안도 없으면서 도방에 반기를 들었고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거침없이 밝히며 허세를 부렸지요. 그렇지만 무지막지한 최항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생쥐 꼴이 되었습니다. 주숙이 왜 불려왔는지 모르겠다고 발뺌하자 최항은 "이런 고얀 놈을 보았나? 대집성과 함께 오승적을 도방에 올리려 하지 않았느냐?"고 다그쳤습니다. 이미 끌려온 김효정 장군도 주숙의 지시만 따랐다고 했습니다. 결국 최항은 주숙을 때려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함부로 입을 놀리던 주숙도 그만 개죽음을 맞았습니다.

 

 

▲ 구차한 삶보다 의로운 죽음을 선택할 김경손 장군

이제 남은 것은 김경손 장군입니다. 김준은 김미의 노복이 가지고 온 서찰을 김경손에게 가지고 가서는 정공법으로 돌파하자고 제의했습니다. 김경손이 서찰을 가지고 직접 최항에게 가서 사실을 고하고 선처를 구하라고 했지요. 그러나 김경손은 그럴 수 없습니다. 어린 조카인 김미를 발고하는 게 삼촌으로서 할 짓이 아니며, 또 지난날 전라도 지휘사 시절 수선사에서 고리대금업 등으로 만행을 일삼던 만종과 만전 형제에게 호통을 쳤던 과거가 있기에 최항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김경손은 죽음을 각오한 모습입니다. "일은 이미 터졌다. 무조건 나라에 대한 충성이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까지 충성했지만 결과는 집안이 도륙된 것뿐이다. 고려가 망하려 하는데 내 목숨을 부지해 무엇하나?"고 말한 것입니다. 아마도 김경손은 최항 앞에 나아가 구차하게 용서를 구하는 대신 그의 패악질을 질타한 후 의로운 죽음을 택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준 비롯한 가신들의 열망을 뒤로 한 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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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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