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중미산 정상의 암봉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과 가평군 설악면의 경계를 이루는 중미산(仲美山, 834m)은 선어치(서너치)고개를 사이에 두고 유명산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미산만 등산하기에는 너무 싱겁기 때문에 북쪽의 삼태봉(683m)과 통방산(650m)을 연계하여 종주를 합니다.

산행들머리는 양평에서 가평으로 이어지는 37번 국도가 지나가는 선어치고개입니다. 이 고개의 우측에는 소구니산과 유명산이 자리 잡고 있어 중미산은 좌측의 등산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등산로 입구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좌측에 이정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들머리는 고개남쪽 끝 의정부국도관리사무소의 자재창고 뒤에 숨어 있습니다.

 선어치고개



창고의 좌측으로 들어가면 비로소 걸려있는 등산리본을 발견하게 됩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숲입니다. 그리고 상당한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연일 폭염이 계속되다보니 이제 겨우 아침 9시경인데도 땀이 비 오듯 합니다. 편편한 안부에는 무슨 용도로 사용되었는지도 모를 집이 지붕만 남은 채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습니다.

 지붕형체만 보이는 시설물 



중미산 정상은 거대한 암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소구니산과 유명산이 그리고 동쪽으로는 용문산과 백운봉의 능선이 매우 잘 보이는 조망대이지만 오늘은 짙은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라고는 희뿌연 모습뿐입니다. 글쓴이가 3년 전 어비산-유명산-소구니산을 거쳐 중미산 정상에 올랐을 때 바라본 멋진 조망을 다시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습니다. 

 중미산 정상


                                               중미산에서 바라본 유명산과 용문산(2009. 2. 1 촬영)  


중미산에서 북쪽 절터고개 방향으로 갑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갈림길에 삼태봉 2.9km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를 조금 지나서 Y자형 갈림길인데 무심코 앞사람을 따라서 좌측으로 들어선 게 실수였습니다. 물론 선두그룹도 이 길을 따라 갔지요. 내리막길에는 보기 좋은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이들을 보며 감탄하면서 내려가는데 앞서가던 선두조가 길을 잘 못 들었다면서 연락이 온 것입니다. 우리는 가파른 내리막의 반정도 내려갔지만 선두조는 거의 다 내려간 상태에서 다시 오르막으로 되돌아오려니 한마다로 죽을 맛이었을 것입니다.

 갈림길 이정표

 

 노송군락지 


 

그렇지만 길을 잘 못 든 선두조를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관할 행정당국의 무성의입니다. Y자형 갈림길로 되돌아오니 방금 알바를 했던 좌측 길은 중미산에서 서쪽의 삼각골로 하산하는 길이었고 우리가 가야할 우측 길은 절터고개로 이어져 삼태봉 종주자들이 가야 하는 길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갈림길에서 상당히 희미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 갈림길 지점은 오늘 산행 중 길을 헷갈리기 쉬운 가장 중요한 지점인데, 이곳에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없었다는 것은 당국에서 현지를 찾은 길손들을 푸대접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가노라니 우측에 리즈칼튼 골프장이 보이는데요. 이곳에 삼태봉 2.3km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지난 이정표에서 불과 600m를 오는데 알바를 하느라고 다리가 상당히 무겁습니다. 이곳에서 삼태봉 삼거리까지는 고도를 서서히 높이는데, 등산로는 흡사 긴 풀숲의 초원을 걷는 기분입니다. 갈림길에서 100m에 거리에 위치한 삼태봉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은 고사목 한 그루가 정상을 지키고 있을 뿐 아무런 표석도 없습니다. 북서쪽으로는 가야할 통방산만 보일 뿐 화야산 능선은 그 형체만 겨우 보일 듯 말 듯 합니다.

 다시 만난 이정표

 리즈칼튼 골프장

 가야할 삼태봉

 숲길

 삼태봉 삼거리

 삼태봉 정상 고사목

 가야할 통방산
 


삼거리로 되돌아와 통방산으로 가는데, 내리막이 만만치 않습니다. 급경사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런데 앞 서 가던 일행 2명이 말벌에 쏘이고 말았습니다. 등에 쏘인 사람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쏘인 부분을 손톱으로 눌러 벌침을 회수하였지만 이마에 쏘인 사람은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무심코 길을 가다가 벌에 쏘였으니 정말 누가 언제 이런 사고를 당할지 몰라 겁이 나는군요.

 가야할 통방산 능선

 안개속에 희미한 산

 급경사 내리막 길



통방산(650m) 정상에 섰지만 안개는 여전합니다. 삼태봉에는 없던 정상표석이 반듯하군요. 다만 삼태봉까지의 거리표시가 1.0km와 1.4km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는 게 옥의 티입니다. 이제 능선의 우측인 천안리방향(1.9km)으로 하산합니다. 통방산 정상에서 700m 지점에 삼거리 이정표가 있지만 막상 하산해야하는 천안리 방향은 아무런 안내가 없습니다. 누군가 사인펜으로 천안리라고 적어 두었군요. 이를 보면 이정표를 만들어 세우는 사람들이 얼마나 성의가 부족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무려 10분간을 내려오자 천안리 1.2km, 통방산 0.7km라는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아까 삼가리 이정표의 거리표시와 동일한 이정표를 보니 그냥 헛웃음만 나옵니다.

 통방산

 정상이정표(삼태봉 거리표시가 다름) 

 등산객들이 표해둔 천안리 방향 이정표

 무려 10분을 내려 왔는데 동일한 거리표시 이정표 

 

무거운 다리를 끌고 내려와 임도에서 우측으로 들어서니 가마소 유원지입니다. 물이 철철 넘치는 계곡으로 들어가 땀을 씻으니 심신의 피로가 가시는 듯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계곡물의 수질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깨끗한 것 같지만 바닥의 돌은 이끼로 인해 매우 미끄러웠습니다. 바닥이 미끄럽다는 것은 물이 오염되었다는 말인데, 바로 인근에 음식점등이 위치하고 있는 게 그 이유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산행에 약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찜통더위에 5시간 산행은 아무래도 무리인 듯 합니다. 조망이라도 좋았더라면 피로를 몰랐을 텐데 오늘은 종일 안개만 보고 걸었으니까요.

 숲길

 가마소 유원지

 시원한 무명폭포

 주차장 인근 건축물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7월 28일 (토)
▲ 등산 코스 : 선어치고개-중미산-절터고개-삼태봉-통방산-천안리 가마소유원지
▲ 소요 시간 : 4시간 50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