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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대산 능선에서 바라본 용두산 방면

 식기봉의 명물 장화바위 


 

진대산 만기봉(696m)은 충북 단양군 단성면 벌천리와 대강면 방곡리 사이에 솟아 있는 바위산으로 단양의 명산인 도락산(964m)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식기봉(559m)은 진대산의 북서쪽에 자리 잡고 있는 암봉입니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대부분의 산들이 그러하듯 이 두 산은 암릉과 기암괴석이 일품이며,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산행들머리는 59번 국도가 지나가는 대강면 방곡리입니다. 도로 안내 이정표가 큼직하게 붙어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작은 개천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정겹습니다. 조금 들어가다가 좌측의 산 속으로 진입합니다.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로군요. 점점 고도를 높일수록 주변 산들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동남쪽으로는 수리봉이, 북서쪽으로는 용두산이 멋진 산세를 자랑하듯 서 있습니다.

 방곡리 이정표

 멋진 구름

수리봉

 용두산 



한참을 가면서 자그마한 바위굴을 통과하니 오늘의 첫 암릉구간입니다. 로프가 매달려 있지만 상당히 신경을 써야 오를 수 있습니다. 비록 로프가 있더라도 직벽구간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로 오르니 바위사이로 소나무가 자라 끈질긴 나무의 생명력을 잘 보여줍니다. 암릉 꼭대기에도 여러 바위가 보이지만 등산개념도에 기록된 삿갓바위와 미륵바위의 형상은 찾지 못했습니다. 세미 클라이밍구간을 오르기에 바빠 주변의 바위를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탓입니다. 사실 지나가는 바위이름이라도 붙어있지 않는 한 이를 인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직벽의 바위에 붙은 등산객

 암릉 위의 소나무


 

가파른 길을 올랐으면 다시 내려서야 하겠지요. 조금 내려서 또 오르니 이른바 무명봉 삼거리입니다. 글쓴이는 발걸음도 느린 데다가 사진을 찍느라고 지체해 중간 후미로 가는 중입니다. 이 말은 후미는 아니지만 거의 후미라는 의미이지요. 무명봉에 오른 등산객 한 명이 우측으로 갑니다. 분명 선두그룹을 비롯하여 많은 등산객들이 우측으로 간 듯 길에는 발자국 표시가 많습니다. 앞서 가는 사람에게 좌측에 등산 리본이 많이 달려 있다고 소리쳤지만 그 사람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보기에 우측으로 가면 도락산으로 연결되는 듯 하여 그 쪽으로 약 50여 미터를 들어가다가 다시 되돌아와 등산개념도를 살폈습니다.

이 때 마침 같은 산악회에서 온 베테랑 등산객 1명이 오기에 그와 상의한 결과 진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으로 가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쪽으로 진입했습니다. 길은 분명하지만 오늘 앞선 사람들의 발자국은 보이지 아니합니다. 즉시 합류한 남녀 등산객과 함께 4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오릅니다. 안부를 지나 비교적 쉬운 길을 오르니 충북의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만기봉(696m) 안내문이 보입니다. 제대로 길을 찾아 왔습니다. 아까 우측으로 진행했더라면 도락산으로 연결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길이 분명한 명산이 아닌 다소 오지인 산을 오를 때는 무조건 앞사람만 따라갈 게 아니라 주변 지형을 잘 살피고 등산 개념도와 대조하면서 가는 길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능선안부로 내려서 우측의 경사면으로 오릅니다. 암릉 위에 분재 같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군요. 위로 올라 오른쪽을 보면 황정산(959m)과 수리봉(1,019m)의 능선이 선명합니다. 특히 수리봉은 작은 마이산처럼 두 개의 봉우리가 봉긋한 게 특징인데, 몇 년 전 수리봉에서 황정산을 종주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남서쪽에는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황장산(1,077m)이 있는데, 황정산과 항상 이름이 헷갈리는 산입니다.   

 분재 같은 소나무

 황장산(좌)과 수리봉(우)



암봉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노라니 가야할 봉우리의 좌측에 거대한 성벽 같은 암벽이 버티고 서 있는데, 그 바위 틈 사이로 소나무가 꿋꿋하게 자라고 있음이 장관입니다. 이제부터 길은 안부를 지나 평범한 능선으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한 길과는 완전 딴판입니다. 이런 맛으로 등산을 하지요. 힘든 길을 걸어 왔으면 반드시 평탄한 길이 있는 법입니다. 우리네 인생 길도 이와 마찬가지이겠지요. 오래된 소나무가 괴목처럼 구부러져 있군요. 가는 길에 우측을 보면 도락산이 허연 바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도락산



드디어 식기봉과 장화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까이에서 본 장화바위는 마치 목이 짧은 여성의 부츠 같습니다. 누군지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됩니다. 장화바위 옆을 돌아 식기봉으로 오른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 두 번째로 맞닥뜨린 험한 길입니다. 식기봉(559m) 정상은 마치 식기를 뒤집어 엎어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님의 머리모습을 닮아 승두봉(僧頭峰, 중대갈봉)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나을 듯 하군요. 식기봉에서는 도락산과 하산지점인 벌천교 삼거리도 내려다보입니다.

 식기봉(좌)고 도락산(우)

 가야할 식기봉

 식기봉의 명물 장화바위(우)

 식기봉

 식기봉의 둥근 바위

 가야할 벌천교(중앙)
 
 

이제 하산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하산로도 매우 부드럽습니다. 벌천교회를 지나 좌측으로 가다가 월악산장에서 우측으로 몸을 돌립니다. 벌천교를 건너 단양천인 59번 국도변을 따라 걷습니다. 등산버스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는지 특선암교를 지나 과거 야영장 관리소가 있는 곳까지 걸었습니다. 특선암교 밑으로 내려가 명경지수 같은 맑은 물에 땀을 씻으니 심신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비록 절기상으로는 가을에 접어든 9월 초순이지만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이르니 아직도 여름더위입니다. 이런 시기에 등산 후 이토록 맑은 물을 만난다는 것은 등산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무명봉에서 무작정 앞사람을 따라 갔던 사람들은 진대산 대신 식기봉만 답사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글쓴이는 실수를 하지 않아 무척 다행이었습니다.

 벌천교회 인근 마을

 주렁주렁 달린 대추

 단양천

 특선암교 아래


《등산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9월 2일 (일)
▲ 등산 코스 : 방곡리-암릉지대-무명봉 삼거리-진대산(만기봉)-안부-장화바위-식기봉-벌천교회-벌천교
                    -특선암교-야영장관리소(현재 폐쇄)

▲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 산행 안내 : W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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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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