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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단풍철을 맞이하여 도봉산에 올랐습니다. 도봉산은 북한산과 마찬가지로 등산로가 여럿 있어 어느 방면으로 오르더라도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으며 그기에 단풍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송추계곡입니다. 구파발 역에서 송추행 버스를 타면 되는데 버스안내방송이 "송추계곡입구"가 아니라 "느티나무"라고 해 초행자는 어디에서 하차해야 할지 상당히 헷갈립니다. 글쓴이도 여러 차례 이곳에 왔지만 내리는 지점을 항상 예의 주시해야만 했습니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니 아직도 계곡주변은 이주단지 조성사업이 한창이라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오봉 및 여성봉 갈림길을 지나 계속 앞으로 나갑니다. 자연폭포는 물이 없어 썰렁했는데, 폭포아래에는 음식점이 점령해 계곡의 경관을 망친 모습입니다. 이주단지가 조성되어 이런 시설이 이주하면 계곡 본래의 모습을 되찾겠지요. 자연폭포 위의 다리는 폭포교인데, 송추폭포방향으로 가려면 폭포교를 건너지 말고 직진하는 게 요령입니다. 그렇지만 폭포교에서 계곡을 내려다보는 경치는 매우 근사합니다.

 자연폭포와 폭포교

 자연폭포와 송추계곡



송추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숲길로 접어들면 삼거리 갈림길인데, 좌측은 사패능선으로 이어지고 우측은 송추폭포와 오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송추폭포는 2단폭포로 도봉산에서 가장 웅장하지만 건기(乾期)에 보니 정말 볼품이 없습니다. 송추폭포를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미 절정의 시기를 지난 듯 했고 화려한 단풍나무 개체수도 많지 않아 기대했던 멋진 단풍의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삼거리 갈림길

 송추폭포

 

 


 

서서히 고도를 높여 오봉능선의 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까지 가는 길(0.8km)이 오늘 등산로 중 가장 암릉을 많이 볼 수 있는 구간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조금 가면 도봉주능선과 만나게 되는데 지금부터 본격적인 암릉구간입니다. 그렇지만 안전시설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위험한 구간은 없습니다.

철책을 잡고 오르면 사방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남쪽으로는 우이암 너머 북한산 정상의 모습이 아련하게 보이며, 바로 앞에는 칼바위 같은 능선의 바위가 성벽처럼 단단하게 보입니다. 바위사이를 통과하면 맞은편 봉우리에 암릉산행을 즐기는 전문바위꾼들이 일반인들은 오르지 못하는 바위에 올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만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봉산 정상 신선대에 오른 사람들의 모습이 아득하게 보이는군요. 기둥처럼 생긴 주봉도 멋진 바위 중의 하나입니다.

 오봉능선과 오봉

 칼바위능선

 우이암과 북한산

 주봉과 신선대

 신선대 위의 등산객들

                                                                                     주봉    



암봉을 피해 두 차례 우회하고 나면 바로 정상이 코앞에 보입니다. 좌측은 자운봉(740m), 우측은 신선대(725m)입니다. 또 자운봉 옆으로 만장봉(716m)과 선인봉(693m)이 있지만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곳은 신선대(725m)입니다. 신선대 암봉으로 오르는 곳에는 안전철책이 세워져 있어 팔의 힘만 조금 있으면 오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노약자는 조심해야 하겠지요. 신선대에 오르면 북쪽의 포대능선과 사패능선, 남쪽의 도봉주능선과 북한산, 송추남능선과 송추계곡이 한눈에 조망되며, 도봉산의 세 암봉이 위압적으로 버티고 선 현장을 바라보기만 해도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자운봉은 사각형의 대형 바위를 포개어 놓은 듯한 형상인데 영겁의 세월동안 무너지지 않고 버티어 선 모습이 경이롭습니다. 정상에는 고양이가 새끼를 데리고 있군요. 살이 토실토실하게 찐 것이 등산객들이 먹을 것을 잘 주는 듯 합니다.

 자운봉(좌)과 신선대(우)

 신선대 오름길

 자운봉

 포대능선과 사패산

 우이암과 북한산

 만장봉과 선인봉

 고양이

 내려오는 길  

 

이제 마당바위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이곳 정상에서부터 바당바위까지의 길목은 도봉산에서 가장 화려한 단풍군락지입니다. 오후의 찬란한 태양을 받은 단풍나무는 한껏 멋을 부리며 등산객들에게 요염한 자태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참 잘 왔다며 행복해 합니다. 단풍 절정기에 시의적절하게 도봉산을 찾은 것입니다. 이곳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다리품을 많이 팔아야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지나가는 두 아가씨의 말이 재미있습니다.
A) 야, 너는 나를 죽이려고 이런 곳에 데리고 왔니?
B) 아니 그렇게 심한 말을! 설마 내가 널 죽이기야 하겠어? 그래도 단품은 참 좋지?
A) 단풍이 고우면 뭐해, 사람이 죽을 지경인데! 우리 엄마도 그렇지. 하나밖에 없는 딸을 죽이려고 이런 곳에 보내다니 정말 야속해!

두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A의 어머니는 산행을 잘하는 B에게 초보자인 A를 데리고 도봉산 단풍구경을 다녀오라고 시킨 모양인데, A가 지쳐 불평하는 장면 같습니다. 이처럼 도봉산은 초보자가 오르기에는 매우 힘든 산입니다. 

쉼터인 마당바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하산길에 도봉 10대 명소인 천축사에 들렀습니다. 사찰 뒤쪽에 석굴이 있음은 처음 알았네요. 이제부터는 지루한 하산길입니다. 가끔 보이는 단풍나무는 그늘에 가려 진면목을 볼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복원 중인 도봉서원을 지나 광륜사를 뒤로하고 등산복 거리를 통과하면 도봉산 역까지 이어집니다. 오늘 도봉산에서 5시간 이상 머물렀습니다. 정상 인근의 단풍군락지에게 맛본 만산홍엽(滿山紅葉)의 단풍은 오랫동안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마당바위

 천축사와 선인봉

 광륜사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10월 26일 (토)
▲ 등산 코스 : 송추계곡 입구-자연폭포-송추탐방지원센터-송추폭포-오봉능선 갈림길-도봉산(정상)-마당바위
                    -천축사-광륜사-도봉산역

▲ 소요 시간 : 5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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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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