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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광현 역의 조승우,  강지녕 역의 이요원


MBC 월화드라마 <마의>가 제50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백광현(조승우 분)이 현종(한상진 분)의 병을 고친 후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어의(御醫)에 오르자 좌상 홍윤식(박영지 분)을 비롯한 중신들은 천부당만부당하다며 반대합니다. 현종은 "과인의 병이 나은 것이 기쁘지 않은 것 같다"는 말로 입을 봉해 버리자 이들을 대비마마(김혜선 분)를 찾아갔지만 대비도 이번에는 현종과 뜻을 같이 했습니다. 광현의 꿈은 궁을 나와 가난한 백성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사암도인(주진모 분)과 다시 수의녀가 된 장인주(유선 분)의 설득에 자신이 가진 권력을 휘두르기로 하였습니다.

정3품 당상관이 되자 관복의 색상이 홍색으로 바뀌었군요. 광현은 어의로서 의료체계(?)개혁을 선언합니다. 의관들은 왕실진료가 끝나면 반가의 진료를 하며 돈을 챙겼지만 앞으로는 이를 금지하고 혜민서와 활인서 등에서 순환 근무토록 했으며, 내의원 약재를 혜민서와 활인서에 공급하고, 무료 사설약방을 개설해 가난한 백성들의 부담을 줄여주었습니다. 강지녕(이요원 분)바라기였던 이성하(이상우 분)가 청국으로 떠난 가운데 백광현과 강지녕은 모두의 축복 속에 혼례를 올려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후 새로운 왕이 즉위하자 광형은 금천관아의 현감(6품)이 되었습니다. 광현은 백성들과 막걸리를 나누며 그들과 마음을 보듬는 참된 사또로 변했습니다. 제방뚝이 무너져 말이 다치자 광현은 직접 말에 시침을 하며 말의 곁으로 돌아갔습니다. 비록 명문가의 신분을 되찾은 고을사또이자만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녕과의 사이에 아이도 생겨 행복에 겨운 모습이로군요. 이렇게 <마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출생의 비밀이 초기에 밝혀지고 악의 축인 이명환(손창민 분)이 백광현을 함정에 빠뜨리면 광현은 어김없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패턴을 반복해 대결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는 비판이 있었고, 또 일부연기자의 연기논란과 시대에 걸맞지 않은 외과수술 등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지만, 탄탄한 스토리구성으로 주인공 백광현이 천한 마의출신에서 정3품인 당상관 어의(御醫)에 오르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중편드라마 <마의>가 월화극의 왕좌를 차지한 인기비결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차원이 다른 출생의 비밀

출생의 비밀은 이제 드라마에서는 매우 진부한 소재입니다. 따라서 출생의 비밀이 나올 때마다 또 "출생의 비밀"이냐는 비아냥도 들립니다. 그런데 <마의>의 출생비밀은 사람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로 일반적인 출생의 비밀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명문가의 자손으로서 의사의 길을 택한 강도준(전노민 분)이 이명환의 무리에 의해 역적의 누명을 쓰고 죽은 후 그 부인이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사내아이면 사살하고 계집아이면 노비로 삼아야 한다는 절박한 시기에 강도준의 도움으로 계집아이를 낳은 백석구(박혁권 분)가 자신의 딸 강지녕과 강도준의 아들 백광현을 바꿔치기 하여 어린 생명을 살린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② 악의 축 이명환에게 의술로 맞서는 백광현의 용기 

혜민서 제조(우두머리) 이명환은 과거 백광현의 생부인 강도준과 양부인 백석구를 역모죄로 몰아 죽였습니다. 그 후 좌상 정성조(김창완 분)와 결탁하여 강도준의 신분을 복원해 주고 양주관아의 노비였던 강지녕(강도준의 서류상 딸)을 찾아 자신의 딸로 입양했습니다. 겉으로는 어린 강지녕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강도준이 남긴 막대한 재산이 탐났기 때문입니다. 이명환은 마의출신으로 수의 고주만(이순재 분)의 눈에 들어 혜민서 의생이 된 백광현을 심복인 강정두(서범식 분) 군관을 시켜 괴롭히기를 반복했지만 광현은 이명환에 대한 복수를 오로지 의술의 대결로만 펼쳐 심성이 바른 젊은이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③ 백광현과 강지녕의 애절한 사랑  

백광현과 강지녕은 어린 시절 도성의 거지소굴에서 처음으로 만나 서로에 대해 깊은 인상을 남겼고, 청소년이 되어서는 조정의 말을 기르는 사복시에서 다시 만나 매우 친해 졌으며, 나중에 혜민서의 의생과 의녀로 다시 조우해 사랑을 싹틔워 왔습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은 어렸을 때 헤어진 광현과 영달(지녕의 아명)임을 알고는 얼싸 안았습니다. 강지녕에게는 그를 연모한 이명환의 아들 이성하가 있었고, 백광현에게는 그를 짝사랑한 숙휘공주가 있었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백광현-강지녕 간 사랑의 결실을 맺도록 도왔습니다. 나중에 출생의 비밀이 모두 탄로나 백광현은 양반으로, 강지녕은 관비로 다시 내쳐질 위기에 처했지만 백광현의 노력으로 지녕이 면천되었고 두 사람은 결혼해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④ 신세대 숙휘공주의 등장

일반적으로 공주는 매우 조신하거나 도도하게 행동합니다. 그런데 현종의 여동생인 숙휘공주(김소은 분)는 조선시대에는 보기 드문 신세대 공주였습니다. 그녀는 고양이를 한방에 고쳐준 백광현에게 홀딱 반하여 공주라는 신분도 잊은 채 미천한 마의인 백광현을 짝사랑했습니다. 그녀는 광현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기 위해 곽 상궁 및 호위무사 마도흠 군관을 매우 귀찮게 했습니다. 나중에 숙휘공주는 광현에 대한 미련을 버린 후에도 그를 지원하는 수호천사가 되었습니다.   



 


⑤ 반말의 여왕 소가영의 천방지축 행동

소가영(엄현경 분)은 백광현의 어릴 적 스승이었던 사암도인의 제자로 광현이 청국으로 들어갈 때 합류했습니다. 처음 소가영이 등장하자마자 강지녕, 숙휘공주, 서은서(조보아 분)에 이어 광현의 네 번째 여자가 될 것이라는 추측도 했지만 그녀는 광현을 "백형!"이라고 부르며 이성(異姓)으로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소가영은 말투가 사내보다도 더욱 거칠었는데요. 나이 지긋한 스승인 사암도인을 부를 때도 기분이 좋으면 "스승!"이라고 하다가 기분이 나쁘면 영감탱이로 불렀습니다. 그리고 윤태주(장희웅 분)와 박대망(윤봉길 분) 같은 의생들을 부를 때에도 "꼴뚜기들!"이라고 말해 상대방의 기를 죽였습니다. 조선으로 돌아와서도 치종원 및 혜민서에서 일하며 의녀는 물론 수의녀에게 까지 반말을 하는 등 그녀의 언행은 거침이 없었습니다.   

 

 


⑥ 코미디언 같은 의학교수 권석철의 줄타기 놀음

등장인물 중에 가장 웃기는 사람은 의학교수 권석철(인교진 분)입니다. 백광현이 혜민서 의생으로 들어갔을 때 의학교수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카리스마 넘치는 교수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는 권력의 편만 쫓는 해바라기임이 밝혀집니다. 당시 실세인 이명환 쪽에 줄을 섰던 권석철은 후일 이명환에게 위험한 고비가 다가오자 백광현의 편에 서려고 기웃거리기도 했습니다. 광현이 막판 현종의 장옹(대장·소장의 종기)을 치료하기 위해 개복수술을 하는 순간 성공가능성이 낮아지자 살기 위해 도망을 친 후 나중에 광현이 성공하자 땅을 치고 후회하는 모습은 우유부단한 관리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⑦ 주인옥을 두고 벌어지는 오장박과 추기배의 사랑싸움

주인옥(최수린 분)은 장안 최고의 국밥집인 "무교탕반"의 주인입니다. 그녀의 외동아들 박대망은 막판 광현이 현종을 개복수술 할 때 내장의 관통된 부위를 발견하는데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공로로 의학교수로 승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국밥집 주방장 격인 오장박(맹상훈 분)은 광현의 어렸을 적 학문적 스승이었는데, 국밥집에서 일을 보는 보통사람으로 변신했습니다. 추기배(이희도 분)는 광현이 사복시에서 만난 마의출신으로 광현을 친아들처럼 돌봐주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오장박과 추기배가 주인옥을 내심 좋아하고 있어 두 사람은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했습니다. 그러다가 광현이 이야기만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의기투합하는 인물들입니다. 오장박과 추기배가 주인옥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사랑싸움에 시청자들은 쏠쏠한 재미를 느꼈습니다. 결국 주인옥은 오장박의 여자가 되었고, 추기배는 전 수의녀와 눈이 맞아 알콩달콩한 사랑을 속삭이게 되었습니다.  


 


⑧ 코미디보다도 더욱 익살스런 대사

글쓴이가 "깨알재미 선사하는 명대사 베스트7"에서 이미 소개한 것처럼 주인공들의 코믹한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숙휘공주가 서은서를 찾아가 처음 한 말이 "자네가 그 유명한 좌상의 자부인가!"라고 까칠하게 말한 것은 서은서가 광현을 연모하지도 모른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소가영이 화장실에 갔다가 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청국행 배편을 놓친 사암도인이 소가영을 나무라자 "큰일을 보다가 중간에 끊을 수도 없고 어쩌란 말이냐?"고 토라진 것은 생리적 현상의 불가피성을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백광현이 청국 후비의 부골저(골수염)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치자 스승 사암도인은 "내가 잘 가르친 덕분이다"라고 자화자찬했으며, 강지녕이 민간의료원인 치종원에서 인력부족으로 힘들어 할 때 오장박이 "이럴 때 광현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한마디했는데, 광현의 이름을 들은 강지녕이 광현을 생각하며 국밥도 먹지 않고 그냥 나가버리자 무교탕반 주인 주인옥은 "눈치는 국밥 끓일 때 빠뜨렸나?"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⑨ 주인공들의 완숙한 연기

백광현 역을 맡은 배우 조승우는 <마의>로 2012년 MBC 연기대상을 받을 정도로 연기력이 빼어납니다. 비록 악역이었지만 이명환 역의 손창민, 강지녕 역의 이요원, 장인주 역의 유선, 고주만 역의 이순재, 현종 역의 한상진, 숙휘공주 역의 김소은, 이성하 역의 이상우, 곽 상궁  역의 안여진, 좌상 정성조 역의 김창완, 마의 추기배 역의 이희도, 오장박 역의 맹상훈, 사암도인 역의 주진모, 삿갓남 최형욱 역의 윤진호도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입니다. 오자봉 역의 안상태는 코미디언임에도 능청스런 연기의 달인처럼 보였습니다. 일부에서는 대비 인선왕후 역의 김혜선, 의녀 정말금 역의 오인혜, 청상과부 서은서 역의 조보아의 연기가 어설프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솔직히 글쓴이는 이들이 왜 이런 비판을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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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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