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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자룡 역의 이장우                                                  진용석 역의 진태현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가 제129회를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막장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지은 것은 사필귀정입니다. 진용석(진태현 분)을 구하고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김마리(유호린 분)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운명직전 마리는 이기자(이휘향 분)에게 진용석과 솔이를 잘 부탁한다고 했고, 나진주(서현진 분)를 불러 미안하다면서 용석을 용서해 달라고 했습니다. 마리가 운명하자 나진주가 솔이를 품에 안은 채 병원을 나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이는 제작진의 속임수였습니다. 솔이가 누구입니까? 비록 한 때는 업둥이로 진주가 애지중지 여겼었지만 남편 진용석과 내연녀 김마리 간의 불륜의 씨앗인데 이를 나진주가 돌보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거든요.

김마리가 죽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진용석은 경찰에 자수하였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오자룡(이장우 분)을 불러 스위스 비자금계좌를 알려주며 돈을 AT그룹으로 되돌려줍니다. 진용석은 장백로(장미희 분)에게 미안하다는 전화를 걸었지만 장백로는 딸 나진주에게 이를 비밀에 붙이고 맙니다. 찰스 왕(길용우 분)은 고성실(김혜옥 분)네 가족과 장백로를 불러 식사대접을 한 다음 김은희의 묘소에 들러 작별인사를 한 후 뉴욕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로부터 2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행방이 묘연했던 이기자는 포장마차 장사를 하며 솔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진용석은 이기자 및 솔이를 데리고 마리의 묘소로 가서 폭풍눈물을 흘리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기자의 여동생 이기영(조미령 분)은 딸을 낳았다고 하는군요. 임신한 나공주(오연서 분)-오자룡 부부는 귀국하는 찰스 왕을 공항에서 영접했는데, 나진주와 부부의 연을 맺은 김인국(정찬 분)이 함께 귀국했습니다. 불임판정을 받았던 나진주가 임신한 것도 행운입니다. 장백로는 새로운 맏사위 김인국에게 AT그룹을 맡아달라고 부탁했고, 김인국은 오자룡이 미국서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이를 수락했습니다. 오자룡이 바로 장백로의 후계자가 되지 않은 것도 잘한 일입니다.

귀국한 찰스 왕은 오자룡의 양부모 및 처가 식구들을 자신의 저택 옆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이 호화주택에는 오만수(한진희 분)-고성실의 문패가 걸려 있습니다. 이 집은 찰스 왕이 오자룡의 양부모가 아들 오자룡을 잘 키워준 데 대한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함박웃음을 터뜨리면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오자룡이 간다>는 욕을 하면서도 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종반부에 들어서 시청률 20%를 넘겼으니 상당한 인기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대폭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막장사위 진용석을 무한 신뢰하고 착한 사위 오자룡을 홀대했던 장백로는 왜 그리도 사람을 보는 눈이 부족한지 모르겠습니다.

약 1개월도 방영을 연장한 후 뜬금없이 오자룡의 할머니 천금순(김영옥 분)에게 장백로가 귀중한 브로치 도둑누명을 씌우는 등 스토리 전개가 너무 느려졌고, 주인공 오자룡과 나공주보다는 악인인 진용석과 김마리가 드라마의 전면에 등장해 드라마 제목을 <진용석이 간다>로 바꾸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약방의 감초처럼 오자룡 출생의 비밀이 끼어 들어 진부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된 까닭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권선징악에 대한 기대감

처음부터 시청자들은 진용석이 처가의 재산을 노리고 사위가 되었지만 후일 오자룡이 위기에 처한 회사를 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게 드라마의 기획의도였거든요. 따라서 진용석이 그의 모친 이기자의 사주와 내연녀 김마리의 동참으로 온갖 악행을 저질러도 종국에는 권선징악적 차원에서 정의(正義)가 승리하리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② 막장 캐릭터 진태현과 유호린의 열연

진용석과 김마리는 정말 드라마 사상 최악의 막장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용석은 간교한 세 치 혀로 장모 장백로와 아내 나진주를 속이고 AT그룹을 발전시킬 지도자로 변신했습니다. 별 볼일 없는 떡볶이 장사치인 오자룡이 동서(同壻)가 되자 그를 견제하려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김마리도 이기자의 비호아래 장백로 이사장의 비서로 들어가 진용석과 호흡을 맞춥니다. 진용석 역의 배우 진태현과 김마리 역의 배우 유호린의 연기는 이런 상황에서 나무랄 데 없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끄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③ 중년여성 배우 3인방의 맹활약

오자룡의 어머니 고성실, 진용석의 어머니 이기자, 진용석의 장모 장백로는 매우 친한 친구입니다. 그런데 장백로는 재벌의 딸로 대기업총수의 부인이 되었고, 고성실은 남편 오만수가  장백로 회사의 경비원이었습니다. 이기자는 똑똑한 아들 진용석을 낳았지만 허파에 바람이 들어 아들을 잘 못되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이들 세 사람은 친구임과 동시에 사돈으로 얽혀 허물없는 사이였지만 이기자의 허영심으로 나중에 장백로와 이기자는 원수가 되었습니다. 사람 좋고 착했던 고성실 역의 김혜옥, 사람 보는 눈이 빵점이었던 장백로 역의 장미희, 허영심에 몰락을 자초한 이기자 역의 이휘향은 각자의 위치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쳤습니다. 물론 출연진 누구도 발연기를 한다는 비난을 받은 일이 없을 정도로 배우 캐스팅은 매우 탄탄했습니다.  

 


④ 캔디형 캐릭터 나공주의 등장

그야말로 세상물정 모르고 온실에서 자란 나공주는 자기중심적이면서도 애교만점인 장백로의 막내딸입니다. 그런 그녀가 오자룡을 만나 그를 사랑하게 됩니다. 모친 장백로가 시댁 식구와 남편 오자룡을 무시하는 가운데서도 나공주는 시부모를 깍듯하게 모셔 장안 최고의 며느리와 아내로 칭송 받았습니다. 종반부에는 그녀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었지만 나공주 역의 배우 오연서는 오자룡 역의 배우 이장우와 실제로 연인관계였다가 결별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를 모은 커플이었습니다.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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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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