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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왕성 역의 박영규                  오수성 역의 오대규                   오금성 역의 손창민



MBC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 후속으로 <오로라 공주>가 첫 전파를 탔습니다. 그런데 등장인물들의 대화에서 저녁시간대 온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민망한 대사가 거침없이 나와 다소 의아했습니다. 천왕식품 오대산(변희봉 분) 회장의 막내딸 오로라(전소민 분)는 위로 3명의 오빠가 있는데 모두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둘째 오빠 오금성(손창민 분)이 문제입니다. 하필이면 제일 첫 장면에서 오금성은 내연녀 박주리(신주아 분)와 밀회를 즐기고는 앞으로 한 달만 기다리면 현재 부인과 정리하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오금성은 스파에서 부인 이강숙(이아현 분)과 함께 마사지를 받다가 느닷없이 그만 살고 이혼하자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부인에게 재산을 모두 주겠으니 고집 피우면 시간만 낭비라고 말하는군요. 솔직히 이혼이야기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마사지 룸에서 하는 것도 볼썽사납지만 화가 단단히 난 부인 이강숙은 탄력 있는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며 토끼 주제에 무슨 이혼이냐고 반발했고, 남편 오금성은 부인을 사발면에 비유하면서 음미할 가치도 없다고 비꼬았습니다. 토끼니 사발면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부부행위와 관련된 은어여서 솔직히 듣기 매우 거북했습니다. 강숙은 금성의 얼굴에 물을 확 끼얹으며 이혼은 절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금성은 형 오왕성(박영규 분)과 동생 오수성(오대규 분)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하며 이혼을 해야 하겠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합니다. 금성은 35세 여성인 돌싱과 연애중인데 가족에게는 이를 비밀에 붙이고 성격차이로 이혼하는 것으로 해달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형제들은 금성을 질책하며 이혼을 말리는 게 상식입니다. 그런데 형 왕성과 동생 수성은 평균수명이 늘어난 요즈음 한 여자와 60년 이상 사는 건 할 짓이 아니라며 오히려 이혼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여 글쓴이를 놀라게 했습니다.

 

며느리 이강숙의 고변으로 어머니 사임당(서우림 분)은 세 아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큰 아들 왕성은 "금성을 이해한다. 음식은 싫으면 두었다가 나중에 먹으면 되지만 사람이 싫으면 대책이 없다"고 말합니다. 셋째 아들 수성도 "살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병이 걸린다"며 형을 거들었고, 당사자인 금성은 "나도 내 인생이 있다. 아들의 행복을 위해 이혼을 허락해 달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정말 막돼먹은 형제들입니다. 

막내인 오로라만이 이강숙에게 오빠가 이혼하자는 것은 분명 새로운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오빠 주위에서 그 증거를 찾으라고 충고합니다. 예컨대 자동차 시트까지 꼼꼼히 뒤지라는 조언입니다. 이강숙은 금성이 항상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는 이상한 통화기록이니 문자메시지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금성은 별도의 휴대폰을 가지고 내연녀 박주리와 연락하면서 휴대폰은 자동차 시트 주머니에 넣어 두고 있습니다.

다만 오로라는 첫 등장부터 매우 다부지고 똑 부러지는 성격을 보여주었습니다. 해수욕장에서 만난 서울중앙지검 강선재(윤종화 분) 검사의 어머니를 만나러 가면서 매우 평범한 복장을 하고 나갔습니다. 강 검사의 어머니는 아들을 강 프로라고 부르더군요. 프로(pro)는 검사를 뜻하는 prosecutor의 준말인 듯 합니다. 오로라의 복장을 아래위로 훑어본 모친은 오로라를 못사는 집안의 딸이라고 무시하고는 재벌가나 국회의원들이 사돈 맺자고 난리라며 박 프로에게 시집오려는 여자가 줄을 선다고 폼을 잡습니다.

그러자 오로라는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노인이 되거나 어른이 되는데, 노인이 되기는 쉬워도 어른이 되기는 어렵다며, 모친의 코에서 삐어져 나온 코털을 깎아주고, 어깨에 흩어진 비듬을 털어 주면서 계산도 재빠르게 하는 등 한 수 가르치려 들었습니다. 모친이 기분 나쁘게 돌아간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어차피 오로라는 은둔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황마마(오창석 분)와 앞으로 러브라인을 형성할 것이므로 박 검사와는 헤어져야 할 운명인데, 모친이 이에 기름을 붓고 말았군요. 아무튼 새 일일연속극의 첫 회를 보며 찜찜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요? 유쾌한 가족이야기 대신 불륜과 이혼 소동을 보아야 할 듯 해서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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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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