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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의 본처 사임당 역의 서우림                     오대산의 불륜녀 왕여옥 역의 임예진 




친자매 같은 본처와 불륜녀의 다정한 모습 황당 


불과 몇 년 전부터 시간이 남아돌아 드라마를 즐겨 보기 시작한 글쓴이는 극작가가 누구인지 거의 살펴보지 않습니다.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되면 일단 한번보고 제 취향과 맞으면 계속해서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로라 공주>는 방영 전부터 작가 임성한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큰 기대를 한 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저녁 황금시간대 온가족이 보기에는 부적절한 불륜과 혼전임신, 상스런 대화, 잠자리의 요상한 의식 등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왕여옥(임예진 분)이 사임당을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주려고 해 글쓴이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사임당은 천왕식품 오대산(변희봉 분) 회장의 부인이었고, 왕여옥은 오대산과 불륜을 저지른 여자였기에 불륜녀가 본처를 찾아간다는 게 정말 이외였으며, 또 본처인 사임당(서우림 분)이 왕여옥을 마치 친자매처럼 따뜻하게 맞이한 것도 정말 예상 밖이었습니다.

드라마방영 초기 오대산의 둘째 아들 오금성(손창민 분)이 아내 이강숙(이아현 분)과 이혼하고 내연녀 박주리(신주아 분)와 결혼하려 했을 때 아버지가 반대하자 아들은 막내 오로라(전소민 분)에게 아버지가 왕여옥과 불륜관계였음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있었는데, 어찌되었든 오대산의 불륜은 막내에게는 감추어야 할 정도로 좋은 일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본처를 두고 남편이 젊은 여인과 바람을 피웠다면 그 귀책사유가 남편에게 있든 아니면 여자에게 있든 본처로서는 여자를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왕여옥은 사임당을 찾아가 마치 조선시대의 작은 마누라가 큰마누라를 부르듯 형님이라고 불렀고, 사임당은 이런 여옥에게 그간의 사정을 물으며 돈독한(?)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 주어 정말 임성한 작가는 보통사람들의 예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왕여옥이 사임당을 찾아간 것은 오대산 회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천왕식품이 부도로 망했으며 남은 가족들은 허름한 집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들은 때문입니다. 과일바구니를 들고 사임당을 방문한 여옥은 몇 달 동안 영국에 체류하느라고 부도사실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왕여옥은 신문기자였던 딸 박지영(정주연 분)이 건강문제로 퇴사하자 함께 영국으로 갔다 귀국했는데, 동성애자인 아들 박사공(김정도 분)의 남친 나타샤(송원근 분)가 천왕우유는 부도로 판매가 중지되었다고 말하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오대산 회장의 사망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임당은 여옥에게 결혼을 했는지 물었는데, 여옥은 띠동갑 남편과 결혼해 남매를 두었지만 남편은 몇 년 전 사망했다고 대답합니다. 사임당은 며느리들은 서류 상 이혼하고 아이들이 있는 미국으로 갔으며, 사옥신축과 라면사업진출 등 무리한 사업추진과 회장의 교통사고로 회사가 파산했다고 말합니다. 여옥은 이런 누추한 곳에서 어찌 사느냐며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말했지만 사임당으로서는 자식들을 두고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 과거 두 여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둘의 다정다감한 이야기가 참으로 뜬금 없어 보이더군요. 

 

왕여옥은 집 앞에서 사임당의 장남 오왕성(박영규 분)을 만나 사임당의 집으로 갑니다. 집에는 사임당은 부재 중이고 오금성과 오수성(오대규 분) 형제도 있습니다. 여옥은 "형님 생각에 속이 상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동부 이촌동에 세를 논 38평 아파트가 있는데 이를 무료로 빌려 줄 테니 형편 풀릴 때까지 살아도 좋다. 단 형제들이 나에게 모질게 한 행동을 사과하는 조건이다"라고 제의한 뒤 집을 나갑니다. 3남인 오수성은 매우 현실주의자입니다. 자신이 사과할 테니 그냥 38평으로 들어가자고 합니다. 그렇지만 장남인 오왕성은 사과하기 싫다고 합니다. 형제들은 왕여옥이 나가자 아버지로부터 위자료로 한 밑천 챙긴 주제에 도와주려면 왜 조건 없이 도와주지 못하느냐고 서운해하는군요.

솔직히 여옥의 조건이라는 게 웃기기는 합니다. 아버지가 아내를 두고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웠다면 본처의 자식들이 불륜녀를 미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제 와서 자식들에게 과거행동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입니다. 오히려 왕여옥이 사임당과 그 아들들에게 지난날 자신의 과오를 사과한 후 지금 형편이 어려우니 물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는 것이 그래도 모양새가 좋았을 테니까요. 사임당은 남편이 여옥을 일방적으로 좋아했다면서 여옥을 두둔하는 입장인데, 형제들은 아버지가 본처를 버리지 않고 바람만 피운 것은 오금성이 아내와 이혼하고 내연녀와 함께 살려고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입씨름하더군요. 따지고 보면 "그 나물에 그 밥" "오십보 백보"입니다.

형제들은 막내 오로라가 배우로 출연해 인기를 얻게 되면 기자들이 집으로 찾아와 인터뷰 요청을 할 텐데 이런 23평형의 허름한 아파트는 곤란하다는 게 첫 번 째 이유고, 지금 셋방 주인이 개를 키우면 안 된다고 했기에 또 언제 떡대(개 이름) 때문에 생 쇼를 할지 모르므로 넓은 집으로 이사가야한다는 게 두 번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오로라는 여주인공 박지영의 몸종 역할이며 이를 안 로라는 표정이 굳어져 연기가 제대로 되지 않기에 로라가 연기자로 대성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을 것이므로 오빠들의 생각은 시기상조입니다. 실제로 사임당네 가족이 여옥의 아파트로 이사갈 지의 여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이지만 아무튼 본처가 불륜녀에 대한 적대감도 없이 이토록 다정다감한 것은 상식 밖이며, 왕여옥이 내세운 사과해야 한다는 조건도 황당하기에 이를 지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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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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