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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명근 역의 조재현                            장태하 역의 박상민  


인기리에 종방된 MBC TV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 후속으로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라는 부제가 붙은 <스캔들>이 지난 주말 첫 전파를 탔습니다. 제목 그대로 단 2회만에 정말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대형 건설회사인 태하그룹  장태하(박상민 분) 회장이 본처인 윤화영(신은경 분)과 별거하면서 당대 최고 여배우인 고주란(김혜리 분)과 동거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었고, 어정쩡한 가운데 세컨드로서 만족하지 못하는 고주란이 윤화영을 만나 자신과 장태하의 불륜장면이 담긴 VTR을 건네며 이혼을 종용한 것은 충격적인 일입니다.

전 국민의 성원으로 유치한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태하그룹이 시공한 빌딩에서 부실이 드러나 붕괴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즉각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입주자들을 대피시키는 대신 장태하는 회사 측근들에게 건물붕괴를 부실공사가 아닌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불순분자들이 설치한 폭탄테러로 위장하기 위해 붕괴조짐이 있는 건물 내에 폭탄을 설치한 것은 정말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처사였습니다. 부실시공을 올림픽 탓으로 돌린 천인공노할 사건이지요.   

이들은 건물붕괴가 시작되자 비로소 입주자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경찰서 형사인 하명근(조재현 분)의 아들로 유치원생인 하건영이 무너진 건물 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하건영은 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빠와 함께 생활하면서 아빠와 돈독한 정을 나누었고, 이날도 유치원교사의 인솔로 밖으로 탈출하려다 아버지가 데리려 온다며 꼭 유치원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홀로 유치원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입니다.

하명근이 장태하에게 아들이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 있다고 절규하자 천사의 얼굴을 한 장태하는 반드시 아들을 구조해 주겠으니 집으로 가서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명근은 건물의 설계도를 빼앗아 잔해 속으로 들어가 아들을 찾다가 실신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의식을 되찾은 하명근은 병원을 탈출해 사고현장으로 갔는데, 그곳에는 이미 건물잔해에 대한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하명근은 아들을 구조하기 전까지는 잔해를 제거하면 안 된다고 발악했지만 이들은 철거허가서를 보여주며 정당한 집행이라고 무시했습니다.

 

하루만에 철거허가서라니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요? 장태하는 경찰이 붕괴사고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태하그룹이 부실시공을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폭탄을 설치한 것을 알게 될 경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고 그룹이 망할 우려가 있어 정권실세인 총재(박용식 분)를 찾아가 앞으로 충견(忠犬)이 되겠으니 도와달라고 머리를 조아린 것입니다. 총재는 장태하에게 충견은 너무 많으니 사냥개가 필요하다고 반문했고, 태하는 언론과 경찰의 입을 막고 붕괴된 건물철거허가서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입니다. 총재는 이를 봐주겠다면서 본부인인 윤화영에게 잘 해주라는 당부를 하는 것으로 보아 총재가 윤화영과 관련이 있는 인사인 듯 했습니다. 하필이면 총재 역을 맡은 배우 박용식이 특정인을 닮아 실소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올림픽 개막 하루 전 발생한 폭탄테러로 인한 건물붕괴는 경찰의 사고원인조사도 없이 철거하게 되었고 장태하의 위장 쇼는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이는 권력과 재벌의 결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한편, 하명근은 잔해를 싣고 가던 트럭에서 죽은 아들의 시신을 발견하고는 오열했지만 죽은 아들이 살아날 리가 없지요. 그런데 아들의 빈소를 찾은 선데이서울 강주필(최철호 분) 기자가 "아들이 죽은 것은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다. 건물이 무너진 것은 폭탄테러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주필은 생존자로부터 폭탄이 터지기 전에도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증언을 듣고 녹음테이프를 확보한 상태입니다.

하명근은 자동차에서 내리는 장태하를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 신강호(조한철 분)가 명근을 제지하는군요. 하명근은 폭탄이 터지기 전에도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증거를 감추려고 하루만에 철거했다고 악을 섰습니다. 장태하는 증거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허위사실 유포죄로 집어넣겠다고 합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강주필이 증인의 음성녹음을 들려주자 장태하는 강주필을 집으로 불렀고, 총재는 강주필에게 전화를 걸어 "내 사람 잘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로 강주필의 진실폭로계획은 없었던 게 되고 맙니다. 정권실세의 전화 한마디에 언론사기자도 그만 벙어리가 되고 만 것입니다. 이 또한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일입니다. 그 대신 VTR 테이프를 건네주며 특종이라고 합니다. 강주필은 부실시공폭로 대신 섹스비디오 파문을 싣게 되지요.

 

선데이서울의 폭로기사를 기다리던 하명근은 분을 참지 못하고 권총을 들고는 장태하를 죽이려고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죽은 아들 또래의 사내아이가 마치 하건영처럼 장난감 권총을 들고 하명근을 겨누며 "땅땅~"이라고 소리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도 하명근을 자신의 아버지인줄 오해하고는 포옹했으니까요. 하명근은 자신이 장태하를 죽이려고 왔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이 아이를 죽은 자신의 아들인 하건영으로 착각하고는 아이를 안고 가버린 것입니다.  아이의 착각과 어른의 환영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결국 하명근은 남의 아이를 유괴한 꼴이 되고 말았군요. 그렇다면 이 아이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바로 장태하-윤화영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장태하는 화영에게 5세 된 아들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일전에 화영은 이혼서류를 태하에게 건네주며 친권자로 자신의 아들 은중의 이름을 적었던 것입니다. 화영은 남편의 외도에 지우려다가 낳았다고 하면서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화영은 장태하에게 객식구(고주란과 그녀의 딸을 지칭)들을 정리하고 나면 아들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태하는 화영이 떠나자 아들 사진을 보며 환호합니다. 다른 사람의 목숨은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냉혈인간도 자기의 핏줄을 보고는 기뻐 어쩔 줄을 모르는군요. 아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고 애교를 부리니 장태하도 아들이 보고 싶어 미치겠지요. 장태하가 아들을 만나기 위해 집에 도착한 순간 하명근이 태하-화영의 아들 장은중(실제로는 하은중)을 데리고 가 버렸으니 이는 바로 엄청난 비극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드라마 첫 장면에서 경찰인 하은중(김재원 분)이 하명근에게 총을 겨눈 것은 바로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하명근이 실제로는 자신을 납치한 범인임을 알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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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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