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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방송에서 황마마(오창석 분)는 오로라(전소민 분)를 불러내 "누나들이 두 손들고 사과하겠다고 했으니 내일 어머니 모시고 나와라. 우린 그간 잠시 스텝이 엉킨 것뿐이었다. 기분 나쁜 마음 풀어라. 나를 믿고 의지해 결혼해 달라!"고 청혼하였을 때 로라가 "알았어요!"라고 말하면서 제75회가 끝났습니다. 그러자 이를 본 시청자들은 로라가 본격적으로 이상한 양다리걸치기를 한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오로라 역의 전소민                                            황마마 역의 오창석  

글쓴이도 로라의 "알았어요!"라는 말에 멘붕될 뻔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로라는 설설희(서하준 분)의 주선으로 설희의 부모 설국(임혁 분)-안나(김영란 분) 부부와 공식적으로 첫 상견례를 겸한 식사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식사자리에서 설국은 "네 사람이 (식사)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으니 기분 좋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빨리 아들을 결혼시키고 싶다. 칠순을 앞두고 손주를 보고 싶다"고 강력한 호감을 피력했습니다. 설국의 이 말에 로라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지요.

설희는 식당을 나와 로라에게 아버지가 한 말에 부담을 느끼는지 물었고 로라는 그렇지 않다고 화답했습니다. 설희는 지금까지 결혼생각이 없었는데 로라를 만난 이후부터 생각이 달라졌다며 "이제 결혼하고 싶다"고 청혼했습니다. 로라는 결혼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사랑인데 지금은 호감을 가진 단계이므로 아직 사랑은 아니라고 일단 시간을 벌어둔 상태로 헤어졌습니다. 귀가한 로라는 어머니 사임당(서우림 분)에게 "매니저는 날 위해 애쓴다. 황 작가와는 비교하고 싶지 않다. 매니저는 형제자매도 없는 외동아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설희의 부모를 만나고 설희에게 사랑은 아니지만 호감을 가진 단계라고 밝혔으며 어머니에게도 설희를 황 작가와 비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로라가 같은 날 황마마의 청혼에 알았다고 대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로라는 정말 형편없는 여자가 되고 맙니다. 괜히 설희와 그 부모만 욕보인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76회에서 로라와 마마의 대화가 계속되었는데요. 로라는 마마의 간절한 청혼에 "알았어요"라는 말 대신 "미련이 없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야 하나? 가슴에 못 박고 나중에 사과하면 상처가 없어지나? 황 작가와의 인연은 그냥 첫사랑으로 추억하겠다. 누나들과 서로 앙금이 너무 깊다"고 보기 좋게 거절한 것입니다. 따라서 로라가 75회 말미에 "알았어요"라고 한 말은 실제로 로라가 한 말이 아니라 "로라가 마음 속으로 마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로 판명되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장면입니다.

로라는 마마의 청혼에 시청자들을 보기 좋게 속인 이번의 해프닝이 작가의 의도인지 아니면 방송사의 교묘한 편집인지 모르겠지만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이런 꼼수는 드라마 홍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어서 로라는 설희 매니저한테 끌린다고 말했고, 마마는 그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는군요. 로라는 매니저는 가식적이지도 않고 부모님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황 작가와 결혼해 누나들에게 미운 오리새끼로 살  수는 없느니 매니저에게 시집가서 사랑 받고 살겠다고 이실직고하고 말았습니다.     

로라는 마마에게 "매니저와는 운명이다 싶다. 우리에게(황 작가와) 인연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꼬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확실하게 결별을 선언합니다. 마마는 로라에게 마지막으로 물어본다며 "매니저에게 끌리느냐?"고 질문했고, 로라는 "그렇다. 그는 한번도 나를 힘들게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그러자 마마는 "있는 집 며느리가 된다니 물러서야지. 지금까지 쫓아다닌 것 미안하다. 누나들 대신 사과한다. 어머니에게 대신 인사전해 달라"고 부탁하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홀로 남은 로라는 그간 마마와의 인연을 생각하며 폭풍 눈물을 흘리는군요.

 

마마는 로라를 만나기 전 황시몽(김보연 분)이 소개한 세미라는 여자를 보고는 마음에 안 든다고 누나들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장면도 글쓴이가 예상한 것과는 전혀 딴판입니다. 비록 마마는 누나들의 강요에 못 이겨 형식적으로 세미를 만났지만 인물과 스펙이 빵빵한 세미가 마마의 마음을 흔들어 마마는 로라를 당분간 잊고 세미와 새로운 러브라인을 조성하면서 시간을 끌 것으로 보았는데, 마마와 세미가 만나는 장면은 보여주지도 않고 그냥 말로만 처리한 것은 너무 엉뚱했습니다. 마마-세미와 로라-설희가 각각의 러브라인을 형성하다가 결정적인 사유로 금이 가게 되고 막판에 다시 로라-마마가 재결합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 것이 그만 빗나가고 만 것입니다.

귀가한 마마는 침울한 모습으로 누나들에게 로라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여 오히려 누나들을 놀라게 하였는데, 누나들은 영악한 로라가 결혼비용을 뜯어내려 술수를 부린다고 오해하고는 로라를 못된 계집애로 폄하하는군요. 마마는 누나들과 대화도 하지 않고 홀로 지내다가 자동차 극장에 갔고 강변으로 나가 로라와 함께 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물에 비친 로라의 환영(幻影)까지 봅니다. 로라앓이에 빠진 마마가 이번에야말로 쿨(cool)하게 로라를 단념할지 아니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 낼지 앞으로 그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솔직히 마마는 앞으로 더 마음 고생을 해야 합니다. 연적인 설설희에게 분수도 모르고 로라를 좋아한다고 주먹을 휘둘렀고(운동을 많이 한 설희의 완력에 실제로 한번도 때리지 못했지만), 누나들에게는 로라 가족에게 사과하고 올케로 받아들인다면 앞으로 뭐든지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말해 혹독한 누나들 시집살이를 방치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마마는 초반의 상남자에서 이젠 형편없이 찌질한 사내로 전락하고 말았네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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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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