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네식구들, 애틋한 왕광박-최상남 커플 맺어질까?

 

                                                          왕광박 역의 이윤지                               최상남 역의 한주완

<왕가네 식구들> 등장인물 중 그나마 정상적인 사람은 왕가네의 기둥으로 현직 중학교 교감인 왕용(장용 분), 첫째 사위 고민중(조성하 분), 둘째딸 왕호박(이태란 분), 및 셋째 딸 왕광박(이윤지 분), 중장비 회사 사장 최상남(한주완 분), 그의 이모 오순정(김희정 분) 정도입니다. 이 중에서 왕광박-최상남의 러브라인이 가장 애틋한데요. 물론 고민중과 오순정의 첫사랑도 애틋하기는 하지만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아무리 고민중의 부인 왕수박(오현경 분)이 왕싸가지로 몰상식한 여자라고 해도 드라마 구도상 후일 개과천선(改過遷善)하여 고민중과 해피엔딩으로 끝나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이 열렬히 응원하는 커플은 왕광박-최상남입니다. 왕광박은 작가가 되려는 꿈을 품고 교사직을 사임한 후 프리랜서로 글 쓰기를 하다 첫 취재대상으로 만난 이가 바로 중장비 기사 최상남입니다. 광박은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취지로 글을 써서 잡지사 측에 제출하였지만 잡지사 매니저는 독자츨을 끌어들이려고 이를 왜곡해 중장비 기사는 전망이 없다는 취지로 실었고 이로 인해 상남은 광박을 형편없는 여자로 오해했지만 나중에 광박이 쓴 원고를 확인하고는 오해를 풀었습니다. 광박은 상남과 사귀면서 초등학생인 구미호(윤송이 분)로부터 여러 차례 연애코치를 받아 솔직히 웃기기도 하였습니다.

상남은 스스로 한 여자에게 정을 주지 못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는 달아난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상남은 광박의 언니 왕호박의 시누이인 허영달(강예빈 분)과 알콩달콩한 데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상남은 진실된 마음의 광박을 선택하고 영달에게는 고급 핸드백을 선물로 주면서 작별을 고했습니다. 한 때 상남이 광박과 만나기로 약속한 다음 어렸을 때 바람이 나서 사라진 생모를 찾았다는 소식에 약속을 까맣게 잊어버려 광박을 애태우기도 했지만 후일 광박은 상남의 사정을 알고는 오해를 풀었습니다. 두 사람은 달달한 키스를 나누며 장래를 약속했지만 문제는 가족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어제 제20회(일)에서 상남은 먼저 광박의 집으로 첫 인사를 갔습니다. 바람둥이 둘째 사위 허세달(오만석 분)의 코미디 같은 가족소개가 끝난 후 가족들은 상남에 관해 이것저것 묻기 시작합니다. 상남은 광박의 추임새로 "직업은 중장비기사다.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트럭을 몰고 다닌다. (스포츠 카도 있다.) 첫눈에 광박에게 반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안사정이 어려워 이혼했으며 아버지는 재혼하지 않고 이모랑 함께 지낸다. 대학은 다니지 못했으며 고2를 중퇴하고 사업을 시작했으니 최종학력은 중졸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중졸이라는 말에 모든 가족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크게 떱니다.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 상남은 방을 나왔고 뒤따라 나온 광박에게 가족들이 반대하면 결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문합니다. 사실 이 학력부분이 마음에 걸린 광박은 이를 바로 말하지 말고 천천히 밝히기로 약속했지만 평소 거짓말을 못하는 상남은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는 질문에 그만 이실직고하고 만 것입니다.

 

상남이 나가자 제일 먼저 입에 거품을 문 이는 예상대로 광박의 어머니 이앙금(김해숙 분)입니다. 그녀는 "중졸이 뭐냐? 부모가 이혼한 것도 걸린다"고 한탄합니다. 암금은 광박에게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중졸을 구했나? 더욱이 굴삭기 기사가 뭐냐? 꼴도 보기 싫으니 당장 끝장내라. 난 절대 반대"라고 소리칩니다. 요즈음 개나 소도 대학을 나오는 마당에 앙금의 반대는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매사에 합리적인 아버지 왕용도 광박에게 "정이 깊어지기 전에 끝내라. 이 결혼 찬성할 수 없다. 결혼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에 조건을 따지고 집안을 본다. 부모도 이혼하고 중졸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합니다. 광박은 "비록 학력은 중졸이지만 지식도 많으며 반듯하게 잘 자랐다. 학력보다는 인품이 중요하다"면서 아버지를 설득해 보지만 왕용은 "학교는 지식과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곳이다. 정들기 전에 마음 접어라"고 강조합니다. 왕용의 말은 원론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는 일반론일 뿐 모든 이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닙니다. 상남은 학력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독서를 많이 했고 영어와 중국어도 할 줄 압니다. 따라서 비록 대외적인 학력은 중졸이지만 광박의 말처럼 대학을 나온 자신보다 더욱 유식했던 것입니다. 

집안에서는 반대하지만 광박은 차마 상남에게 이를 사실대로 밝히지 못하고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했는데요. 상남은 이를 믿고는 아버지 촤대세(이병준 분)를 깨워 이모 오순정과 함께 와인을 마시며 며느리 보게 되었다고 환호합니다. 상남은 앞으로 손위 동서가 될 고민중과 허세달을 불러 술을 대접하는데요. 세달은 그 성격 그대로 상남에게 "중졸이 아는 척 한다"고 비꼬아 상남을 놀라게 하였고, 고민중에게는 "난 죽어도 처가살이 못한다. 형님은 성격이 좋거나 자존심이 없는 경우"라고 또 비아냥거려 참을성 많은 민중도 세달을 한 대 후려칩니다. 민중은 상남에게 처제인 광박과 잘 어울린다고 격려하는군요.

상남은 고기와 굴비, 전복, 과일 등을 바리바리 이암금에게 배달했는데요. 이는 선물공세로 마음을 돌리려는 꼼수가 아니라 자신을 사위로 받아 들여 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 놀란 앙금이 광박에게 전화를 걸어 "그놈이랑 같이 있지? 왜 중졸이라고 말 안 했나? 당장 와서 선물 가져가라고 해라!"고 소리지릅니다. 광박은 상남에게 어머니가 매우 좋아한다고 또 거짓말을 하는군요. 상남은 광박을 데리고 귀금속 점으로 가서 값비싼 커플링을 맞춥니다. 상남은 광박에게 사랑에는 마음과 물질 모두가 중요하니 죽을 때까지 잘 간직하라고 당부하는군요.

솔직히 이앙금의 반대는 그러려니 했지만 왕용의 반대는 이외입니다. 전작인 <최고다 이순신>에서 이순신의 언니 이혜신(손태영 분)이 제과점을 운영하는 서진욱(정우 분)과 사귀었을 때 혜신의 할머니 심막례(김용림 분)는 서진욱의 전과(폭력으로 소년원 출입)를 문제삼았을 뿐 고졸학력은 전혀 문제삼지 않았고 결국 심성이 착한 진욱을 받아 들였거든요.
      
그러나 상남과 광박이 광박의 가족들을 설득한다고 할지라도 남은 문제는 상남의 가족을 이해시키는 일입니다. 광박은 상남의 아버지 최대세와 처음부터 이상한 악연을 계속 이어 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대세와 광박이 부딪치기도 하였고, 마트에서 장을 보며 물건을 서로 집으려다가 얼굴을 붉히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광박에게 대세는 "세상에서 가장 버릇없고 몰상식한 여자"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마트에서 또 대형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광박은 어머니가 좋아하는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해, 대세는 아들이 애인을 만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마트로 가서 통닭을 거의 동시에 집고는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입씨름을 계속했고, CCTV 판독으로도 선후를 가릴 수 없게 되자 광박은 삼촌 왕돈(최대철 분)과 할머니 안계심(나문희 분)을 불렀습니다. 평소 찌질한 행동으로 빌빌거리던 왕돈이 정색을 하고는 대세를 협박하자 겁 먹은 대세가 그만 꽁무니를 빼는 사이에 광박은 통닭을 가지고 "다음에 보면 모른 척 해달라"고 쏘아붙인 뒤 개선장군처럼 가버립니다. 그러나 이는 광박의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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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한 대세가 마트에서 겪었던 일을 털어놓자 오순정은 "어른한테 양보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아가씨다. 설마 상남이 고른 여자는 예의가 바르겠지?"라고 대꾸하네요. 이미 순정도 광박을 만난 이후 대세에게 "좋은 아가씨"라고 칭찬했는데, 나중에 상견례에서 상남의 애인이 형부가 말하는 왕싸가지임을 안다면 대세와 순정은 두 얼굴의 여자인 광박에게 까무라칠 것입니다. 지금까지 왕광박과 최대세의 이상한 억지설정 장면은 모두 이를 위해 준비되었던 시나리오입니다. 대세는 아들 상남이 애인을 구했다는 말에 "아들과 처제가 좋아하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큰소리쳤지만 막상 아들의 애인으로 광박을 데리고 나타난다면 사정은 180도 달라질 것이니까요.  

50부작인 <왕가네 식구들>은 이제 겨우 20회가 끝났는데 광박-상남 커플이 순조롭게 결혼한다면 앞으론 더 이상 이야기 꺼리가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향후 두 선남선녀는 극심하게 반대하는 양가 가족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면서 더욱 돈독한 사랑을 꽃피워나갈 것입니다. 결국 광박-상님 커플은 성공하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