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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절한 황시몽 역의 김보연 


아마도 드라마 중에 <오로라공주>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은 없는 듯 합니다. 방영초기부터 부적절한 대사와 등장인물들의 연이은 하차로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극이 진행되면서 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와 황마마(오창석 분) 그리고 설설희(서하준 분)의 삼각관계가 형성되는 듯 하다가 느닷없이 로라가 설희를 버리고 마마와 결혼해 시청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훈남 설설희를 혈액암 4기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작가에게 글쓴이가 잘 했다는 칭찬을 하려는 것은 참으로 엉뚱해 보이겠지요?

사실 글쓴이는 약 1주일 전 황시몽(김보연 분)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건강검진을 위해 입원했을 때 이 말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건강진단 결과 시몽이 죽을병에 걸리기를 학수고대했거든요. 그런데 시몽은 멀쩡하게 퇴원했고, 전혀 예상치 않게 왕여옥(임예진 분)이 유체이탈을 경험한 후 심장마비로 급사하고 말았습니다. 이즈음 작가가 방송사와 출연진에게 50회 연장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시청자들은 막장 드라마의 연장을 반대한다는 인터넷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당초 120회에세 1회 연장하여 150회로 늘렸는데 또 다시 50회 연장한다니 시청자들이 뿔난 것이지요. 보도에 의하면 왕여옥 역의 배우 임예진은 다른 스케줄 때문에 부득이 하차했다고 하더군요. 이것도 1차로 드라마를 연장한 데 대한 후유증이었을 것입니다. 

글쓴이가 황사몽-자몽(김혜은 분) 자매를 미워하는 것은 정말 한심한 시월드 때문입니다. 시누이들이 시집온 올케한데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매우 흔한 드라마 소재로 사용됩니다. 그렇지만 이들 자매는 동생인 황마마 앞에서는 올케인 로라를 지극한 정성으로 보살피는 척 연극을 하다가 마마가 없을 땐 로라에게 온갖 트집을 잡고 개무시하는 등 야비하고도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입니다. 로라가 괴로워할 때마다 자매가 좋아라 히죽 히죽 웃는 꼴을 보노라면 TV리모콘을 던져 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고통을 당하는 로라를 두둔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해 준 게 없이 설희로부터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던 로라가 시누이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하루아침에 변심해 마마에게 시집갈 때부터 이 결혼이 깨져 로라가 불행해 지기를 기대했었지요. 드디어 이런 기대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졌습니다. 로라가 떡대(개) 문제로 시비를 걸어온 시누이들 앞에서 마마의 뺨을 후려치며 "끝내자!"고 소리친 후 짐을 들고 집을 나가버린 것입니다. 이 모습을 보고는 자신도 모르게 작가선생을 칭찬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시누이들도 나쁘지만 더욱 어이없는 것은 마마의 행동입니다. 마마는 자신이 아내를 사랑하고 있으며, 장모인 사임당에게 잘 해주면 장땡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집 못간 노처녀 누나들이 집안에서 로라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괴롭히는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로라의 발에 난 티눈을 거실에서 파준다거나 승마연습을 한다고 자신의 등에 로라를 태우는 등 마마가 닭살행각을 벌일 때마다 시누이들에게 로라만 남편을 하인부리 듯 하다는 비난만 듣게 만들었습니다. 견디지 못한 로라가 마마에게 분가해 따로나가서 살자고 말했을 때 2년만 참고 버티라는 마마의 말은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른 탓입니다. 로라로서는 하루 하루가 지옥입니다. 시몽과 자몽은 서로 영어로 대화하다가 로라가 알아들으니 불어로 말해 로라를 왕따시킵니다. 솔직히 이런 외국어 대화는 시몽과 자몽 역의 배우 김보연과 김혜은의 외국어 실력을 홍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꼴불견이었습니다. 그전 시몽이 프랑스식당 <베르사이유>를 운영할 때 프랑스인들과 자연스럽게 나눈 불어에 대해서는 전혀 반감이 없었거든요.


▲ 뿔난 오로라, 마마 뺨 때린 후 가출  

이렇게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있는 로라는 지금 어머니 사임당 마저 1주일간 미국의 아들며느리를 보러 출국한 상태라 마음이 울적합니다. 사임당 부재중 하는 수 없이 떡대를 시댁으로 다시 데리고 왔네요. 그 전에도 떡대가 자몽의 침대에 들어가 누워 있는 바람에 혼비백산한 자몽의 반발로 떡대를 친정으로 되돌려 보낸 경험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도 떡대가 말썽을 피웁니다. 자몽이 아끼는 슬리퍼를 욕실의 쓰레기통에 집어넣어 못쓰게 만든 것입니다. 온 집안에 개털이 난무하고 개 냄새난다고 자몽이 불평하자 시몽은 개를 애견호텔로 보내자고 말한 것입니다. 놀란 로라는 개가 예민해서 스트레스 받는다며 1주일만 참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시몽은 사람보다 개가 중요하냐며 눈을 위로 부릅뜹니다. 마마도 아내 로라에게 개를 데리고 올라가라고 말합니다.

 

글쓴이는 개를 집안에서 키우는 것을 두둔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떡대는 로라의 유일한 친구이자 위안입니다. 이 생지옥 같은 시댁에서 시누이들도, 남편도 모두 다른 나라 사람 같습니다. 로라는 떡대를 보며 과거 설희가 떡대를 좋아하던 장면을 떠올리다가도 곧 박지영의 남편이 될 사람이라며 체념합니다. 드디어 로라는 개 밥그릇과 옷가지 그리고 화장품을 챙겨 집에 가 있겠다고 나섰습니다. 당연히 시몽이 발끈하지요. 시몽은 "그 말했다고 친정에 가? 남편보다 개가 중요해?"라고 목청을 높입니다. 로라는 시몽에게 말 못하는 짐승 며칠만 봐주면 안 되느냐고 말하는데, 이 때 마마마저 가방을 빼앗고는 "이대로 가면 끝"이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마마가 나가려는 로라의 팔을 붙잡자 로라는 "그래, 끝내자!"며 마마의 뺨을 후려쳤습니다. 아, 시원하고 통쾌한 장면입니다.

일전에 술을 마신 로라가 시몽과 자몽에게 당당하게 맞서며 "난 어떻게 해?(What can I do?)"라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미친 듯 머리를 흔들다가 통곡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로라도 참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놀란 시몽이 혼절하자 마마와 자몽이 시몽을 살펴보는 사이에 로라는 시댁을 빠져나갑니다. 로라로서는 이번이 남편과 시누이들을 길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사임당이 집에 있었더라면 걱정할까봐 이런 행동을 하지 못하거든요. 아무튼 이번 로라의 가출이 흐지부지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작가를 칭찬한 글쓴이가 머쓱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로라가 설희-지영의 파혼과 설희의 중병을 안다면 마음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편, 시몽이 로라내외를 분가시키지 않는 이유는 후일 로라가 아이를 낳으면 매일 보면서 잘 키우려는 속셈임이 밝혀졌습니다. 참으로 꿈도 야무집니다. 시몽이 로라는 거머리 보듯 싫어하면서 그녀가 낳은 아이는 마마의 핏줄이라고 좋아하겠다는 꼼수로구요.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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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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