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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남 역의 한주완


왕광박에게 피눈물 안긴 최상남의 어처구니없는 오해


일반적으로 시월드라고 하면 시어머니나 시누이들이 시집온 새댁에게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시아버지가 이런 역할을 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바로 왕광박(이윤지 분)의 시아버지 최대세(이병준 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최대세는 왕광박이 아들 최상남(한주완 분)과 결혼하기 전부터 이상한 악연으로 티격태격하더니 결혼 후에도 며느리 길들이기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정말 비호감 캐릭터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글쓴이는 광박이 상남과 결혼식을 올린 다음 시아버지인 최대세에게 넥타이와 핀이 든 기념품을 전달하면서 기념품 판매점에서 샘플로 준 감사편지를 동봉해 최대세가 불같이 화를 내는 장면을 보고는 "왜 순진한 왕광박을 괴롭히나?"라는 글을 통해 작가(제작진)의 의도적인 왕광박 괴롭히기를 지적한 바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광박이 애써 적은 편지를 방의 소파에 그대로 두고 나갈 만큼 기억력이 낮은 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광박의 친정에서는 삼촌 왕돈(최대철 분)-허영달(강예빈 분)커플의 결혼을 앞두고 가족들을 모두 불렀습니다. 광박이 상남과 함께 친정으로 가려는데, 대세는 저녁도 안 차려 주고 어딜 가느냐고 따집니다. 저녁을 먹고 귀가한다는 대세의 말을 믿었던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온 대세를 보고 놀라자 대세는 아들부부에게 "밥 먹는 것도 너희들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까칠하게 나옵니다. 대세는 기분 나쁜 표정으로 자장면이나 시켜 먹겠다고 했는데요. 광박은 대세가 좋아한다는 닭볶음탕을 열심히 만들어 내 놓았는데 이를 본 대세는 수저를 탁자에 내리치며 "이런 걸 보고 센스가 없다는 거다. 난 너와 그 때 닭 한 마리 가지고 싸운 뒤부터 이런 것 안 먹는다. 그 때 힘으로 밀어붙이던 그 삼촌이 여자를 임신시켰다니 네 집안 문제가 있다"고 비난합니다. 솔직히 광박이 그 후로 대세가 닭볶음탕을 먹는지 안 먹는지 알 수도 없는 일이고, 또 왕돈이 혼전 임신을 한 것 가지고 사돈댁 사람들을 며느리 앞에서 폄하하는 것도 정상적인 태도는 아닙니다.      

광박은 시아버지 방으로 들어가 다른 음식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대세는 한번 기분 상하면 안 먹는다고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직접 중국집으로 전화를 겁니다. 부엌으로 나온 광박은 음식그릇을 정리하며 상남에게 "나를 도와준다고 말해서 더욱 당혹하게 하지 말라. 자기 입이 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색을 한 상남은 입이 싸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본다며 화를 내는군요. 그러자 광박은 "남자가 쪼잔하게 삐지나? 밴댕이 속이다"라고 대꾸했습니다. 그러자 상남은 "쪼잔? 밴댕이 속?"이라며 토라지는군요.

 


이때 오순정(김희정 분)이 귀가하여 대세가 자장면을 먹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왜 그러냐고 광박에게 묻습니다. 순정은 시집온 지 얼마 안된 며느리가 시아버지한테 자장면 드시게 하면 되느냐고 훈계하네요. 그러면서 시아버지랑 친해지도록 노력하라고 당부합니다. 광박은 남편에게 처가에 가자고 했지만 기분이 상한 상남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거절하네요. 확실히 상남이 속이 좁은 남자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음날 순정은 대세의 사무실을 찾아 며느리와 잘 지내라고 부탁했는데, 대세는 "지금 며느리 길들이기 하는 중"이라고 대답합니다. 참으로 한심한 시아버지로군요.   

시집을 간 후 친정에 잘 오지 않는 광박의 사는 모습이 궁금했던 이앙금(김해숙 분)과 왕수박(오현경 분)은 대세가 없는 틈을 이용하여 광박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앙금은 광박을 안고는 대뜸 "시집가더니 신랑에게 빠져 전화도 한 통 없다"고 나무라는군요. 광박이 얼마나 호된 시집살이를 하는지 모르는 일이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집을 둘러 본 후 부엌으로 갔는데 거실에서 대세가 사업상 통화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놀란 앙금과 수박은 급히 식탁 밑으로 숨었는데요. 놀란 표정의 수박에게 대세는 "내 집에 오면서 미리 기별하고 와야 하느냐!"고 까칠하게 말합니다. 식탁의 귤을 보고는 혼자서 이걸 다 먹으려 했느냐고 물은 뒤, 현관에 신발이 많다고 타박을 줍니다. 대세는 대추차를 한잔 달라면서 식탁에 앉은 뒤 "너! 내가 너한테 한 소리 하면 우리 상남이에게 복수하냐? 여자들은 시부모한테 당한 만큼 남편 잡는다며? 만일 그런다면 내가 가만 안 있겠다. 처음부터 난 네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네가 잘 하겠다고 싹싹 발아서 겨우 허락했어! 그런데 요즘 하는 거 보면 마음에 안 든다. 뒤에서 상남이 조종이나 하고! 은근히 나와 상남이 사이를 갈라놓기나 하고. 친정에서 그렇게 가르쳤나? 한번만 네가 내 눈에 거슬리는 짓 하면 특단의 조치 들어갈 테니까!"라고 따끔하게 길들입니다. 솔직히 이게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할 말인가요?

마침 대세는 김 사장이라는 분의 전화를 받고는 밖으로 나가는군요. 식탁 밑에서 웅크리고 숨어 대세의 잔소리를 들은 앙금과 수박은 정신이 혼미해 그냥 가려고 거실로 나왔는데 이 때 뭘 두고 나온 대세가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가 두 사람을 보자 서로 놀란 나머지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은 도망치듯 사라집니다. 솔직히 대세가 들어왔다고 앙금과 수박이 식탁 밑에 숨은 것도 잘 못한 것입니다. 친정 엄마가 딸의 집에 오는 건 당연하니까요. 대세로서는 며느리를 구박하는 걸 들켰으니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오순정은 광박에게 친정식구들이 집에 왔으면 시부(媤父)에게 인사를 시켜야 도리라고 하는 말은 맞습니다. 대세는 며느리는 아무 잘 못이 없는데 하필 그 시간에 집에 들어온 자기 잘못이라고 하는군요. 그 말에 뼈가 있네요. 며느리 심기를 건드린 자기 잘못이 크다는 대세의 빈정거림은 참으로 거시기합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상남은 광박을 안으며 위로해 보지만 광박은 남편이 어찌 한마디도 아내를 위해 변명하지 않느냐고 섭섭함을 드러냅니다. 광박은 앞으로 잘 하겠다는 편지를 작성해 대세의 방문 앞에 놓아두는군요. 정말 광박의 노력이 눈물겨울 지경입니다. 광박의 아버지 왕봉(장용 분)은 대세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불시방문 건을 사과하면서 식사한번 하자고 제의했지만 대세는 점심과 저녁 약속이 있다며 거절합니다. 이앙금은 길거리에서 대세를 만나자 "남의 자식 데려다가 가슴에 못 박지 말라"고 쏘아붙이네요. 앙금의 이 말에 속이 후련해집니다. 화가 잔뜩 난 대세는 귀가해 광박에게 당분간 친정출입을 금지시킵니다. 정말 쪼잔한 인간입니다.

            


동업자 아저씨로부터 남편이 부인에게 잘 해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상남은 밍크코트를 구입해 앙금에게 선물했는데 앙금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군요. 모친의 전화를 받은 광박은 귀가한 상남을 껴안고는 고맙다고 합니다. 이 때만 해도 상남은 상남자였습니다. 침실에서 상남은 친모가 마음 속에 한으로 남아 있었는데 각시 때문에 다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또 엄마랑 각시가 잘 지내니 정말 좋다고 칭찬하면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군요. 

남편의 말에 고무된 광박은 광박의 친모인 오만정(이상숙 분)을 집으로 불렀는데요. 이게 큰 실수였습니다. 왜냐하면 버러지 같은 오만정 때문에 광박이 또 사면초가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오만정은 이름 그대로 TV에 껌을 찍찍 씹으며 등장하기만 해도 오만 정(情)이 떨어지는 인물입니다. 젊었을 때 바람이 나서 아들을 버린 주제에 뒤늦게 아들이 제법 잘 사는 모습을 보고는 아들 몰래 광박에게 나타나 시어머니 행세를 하며 돈을 달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광박은 만정에게 돈 500만원을 주며 능력상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만정은 봉투를 집어 던지며 "넌 내가 우습니? 내가 거지야? 난 네 신랑 시어머니다. 말 귀 못 알아먹어? 겨우 500받자고 네 전화 한 통화에 허겁지겁 쫓아오나? 맨 몸뚱이로 시집와서 어디 500으로 입 닦으려고 그래? 시어머니가 5,000달라는데 어찌 500으로 땡쳐? 너, 나 무시하니? 넌 입으로는 어머니하면서 시어머니로 인정도 안 하지?"라고 쏘아붙입니다. 만정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광박은 어머니의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대꾸했는데, 만정은 "이렇게 쉬운 게 이해가 안가면 대학은 어떻게 나오고 애들은 어떻게 가르쳤냐? 선생까지 했다면서 왜 이렇게 띨띨해?"라고 합니다.

광박은 상남이 잘 살기를 바란다면 왜 이러냐면서 500만원 봉투를 집어 넣으려하자 만정은 봉투를 확 빼앗아 가방 속에 넣으며 나머지 돈은 언제 주느냐고 닦달합니다. 광박이 돈도 없지만 있어도 주기 싫다고 딱 부러지게 말합니다. 광박은 결혼하면서 예물과 예단 없이 하기로 약속했고 상남 몰래 500드렸고 오늘 또 500준비했으니 천만원은 큰돈이라고 했습니다. 정색을 한 만정은 "어느 다방에서 굴러먹던 개뼉다귀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이라고 말을 꺼내자 광박은 그만하라며 말을 자르고는 "그런 협박 안 먹힌다. 상남은 어머니랑 관계 회복해 행복해 하는데 어쩜 어머니가 이러냐? 제 남편의 어머니라 최대한 어머니로 인정해 드리고 싶지만 솔직히 제 마음이 우러나지 않는다. 계속 이러면 아버님과 이모님에게 말해 이 집 출입도 못하게 하겠다"고 따끔하게 경고합니다. 만정은 "네가 뭔데 내 아들집에 출입도 못하게 하느냐"고 반문하는데, 광박은 "어머니는 어머니 될 자격이 없다. 그만 나가달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어머니라 부르지도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이 때 상남이 나타나며 그만하라고 소리칩니다. 상남은 광박에게 줄 꽃을 사들고 귀가했다가 광박이 마지막에 하는 말을 엿들은 것입니다. 상남이 나타나자 만정은 "내가 아무리 부족한 엄마지만 며느리에게 푸대접받는다. 앞으로 다시는 안 오겠다"면서 통곡해 며느리에게 구박당하는 시어머니 모드로 돌변한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는 광박의 말에 불같이 화를 낸 상남은 만정이 떠나자 광박에게 한마디도 하지 말라면서 "실망했다. 네가 겨우 이런 인격인줄 알았으면 엄마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날 낳아주신 분이다. 네가 그렇게 함부로 막 대해도 되는 사람 아니다. 네가 예의는 갖추어 주길 바랬다. 나를 낳아준 분 부정하는 건 날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광박으로서는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만정에게 당하고 이제는 유일한 버팀목인 남편으로부터도 오해를 사게 된 것입니다. 글쓴이가 결혼 당시까지만 해도 상남자였던 최상남을 찌질이라고 한 것은 핏줄에 이끌려 만정을 너무 모른다는 것과 광박의 변명을 들으려고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중간에 들었으면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알고 사리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까칠한 시아버지에 이어 남편까지 돌아서고 말았으니 광박의 혹독한 시집살이는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친정집에서 큰 사고가 터졌습니다. 왕수박이 허우대에게 맡긴 집문서 때문에 채권자들이 들이닥쳐 집을 비우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왕호박의 전화를 받은 광박은 친정집 일을 수습하느라 이리 저리 뛰다가 밤늦게 귀가했는데 대세는 "하루종일 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밥도 안 차려주고 이걸 내조라고 하는 거냐"고 소리친 것입니다. 대세가 친정출입을 금지시켰고 또 자존심이 상한 광박은 친정의 상황을 남편과 시댁에도 말하지 못한 채 끙끙 앓았으며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오순정마저도 "어른을 모실 때는 부부싸움도 몰래 해야 한다. 못 하겠으면 억지로라도 분가를 하지 그랬느냐"면서 광박을 나무랍니다. 통곡하는 광박의 모습이 정말 안쓰럽군요. 상남도, 대세도, 순정도 언젠가는 만정이 광박에게 돈을 요구한 사실을 알고 또 광박 집안의 불행을 알게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광박이 이토록 참담한 현실을 어찌 극복할지 정말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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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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