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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승냥 역의 하지원

<기황후>의 기승냥(하지원 분)은 한 마디로 불사조 같은 여전사 같습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한 고비를 잘도 넘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사적인 인물인 기황후에다가 지어낸 픽션을 가미했기에 이렇게 그릴 수도 있겠지만 역사를 너무 왜곡한다는 비판은 이래서 생기는 듯 합니다. 기승냥은 고려왕이었다가 폐주가 된 왕유(주진모 분)와 하룻밤을 보내고 홀로 동굴에서 아이를 낳았으나 원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염병수(정웅인 분)의 화살을 맞고 벼랑에서 추락했지만 승냥도 살았고, 안고 있던 아이는 산 속에 버려져 있던 것을 사찰의 승려가 발견했는데, 임신이 불가능한 황후인 타나실리(백진희 분)가 거짓임신 소동을 벌인 후 이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둔갑시키는 장면은 한마디로 황당하기까지 했습니다. 독약을 마시고도 살아난 연철(전국환 분)대승상도 불사신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무튼 드라마 전개는 참 재미있습니다. 20%가 넘는 시청률이 이를 반증하고 있으니까요.

우여곡절 끝에 기황후는 원황제 타환(지창욱 분)의 후궁경선에 나섰고 타나실리의 집요하고도 더러운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승냥은 유일하게 후궁으로 간택되었습니다. 승냥이 후궁이 되는 과정도 그야말로 소설 같았습니다. 염병수의 부대에 쫓겨 절벽에 떨어진 승냥은 고려촌장이면서 옛 환관이었던 막생(적호, 송경철 분)의 구조로 목숨을 건졌지만 노예상인인 매박상단의 흑수(오광록 분)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양행성의 성주가 된 백안(김영훈 분)과 탈탈(진이한 분)이 승냥을 발견하고는 거금을 들여 승냥을 낙찰 받은 것입니다. 백안으로서는 과거 왕유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고, 승냥을 통해 연철에게 복수할 수 있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지요.

이즈음 황궁에서는 타환의 후궁을 간택하기로 합니다. 이는 연철에 의해 사찰에 유폐중인 황태후와 조정을 자기 뜻대로 좌지우지하는 연철의 동상이몽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황태후로서는 예로부터 후궁간택은 황태후의 소관이었기에 유폐에서 풀려날 수 있게 되고, 연철로서는 지방 유력 성주의 딸들을 후궁이라는 이름으로 인질로 잡아두면 성주들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 때문입니다. 황태후의 뜻을 전달받은 각 행성의 성주들은 연철의 연회장에서 각 행성별로 후궁후보를 선정해 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황태후를 모셔와야 한다고 건의했고, 연철은 황태후를 복위시키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이 때 승냥은 백안에게 후궁경선에 내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놀란 백안에게 승냥은 선 황제가 남긴 혈서를 가지고 있다고 백안을 설득했습니다. 백안은 다시금 자신의 진로를 승냥에게 걸었습니다. 이후부터 탈탈은 승냥을 혹독하게 교육시킵니다. 승냥도 자수, 악기, 춤, 서책 읽기 등으로 열심히 배웁니다. 이즈음 타환은 승냥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는 실어증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타환은 사찰을 찾아 부처가 있다면 승냥을 빼앗을 수는 없다며 괴로워하는군요.  

드디어 예비후궁들이 황궁으로 입장하자 타환은 기겁을 합니다. 죽었다던 승냥이 버젓이 살아 예비후궁후보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승냥은 요양행성의 기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이를 목격한 타환은 말문이 트였습니다. 물론 내시백 골타(조재환 분)에게 이를 비밀로 하라고 당부했지요. 타환은 숙소에서 승냥을 불러 포옹하지만 냉정을 되찾은 승냥은 황제품에 안기기 위해 궁으로 돌아온 게 아니며, 연철의 권력을 빼앗을 것이니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복수는 신물난다던 타환도 승냥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승냥이 후궁경선장에 나타나자 놀란 독만(이원종 분)이 승냥에게 당장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승냥은 무고하게 죽은 고려여인들의 편지를 보여주며 독만을 설득시킵니다.

  

드디어 3차례의 경선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후궁후보들은 고려인 공녀출신이라는 승냥을 무시합니다. 1차경선은 화공들이 초상화를 그린다음 이를 보고 관상을 판단하는 시험입니다. 타나실리는 가장 박색한(못난) 순서대로 뽑으라고 했지만 승냥의 기지(機智)로 머리장식을 꽃은 7명의 후보를 1차 합격시키는데 성공합니다. 2차경선은 타나실리가 출제한 문제입니다. 타나실리는 궁 안에서 가장 귀한 음식을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타나실리의 사주를 받은 연화(윤아정 분)는 승냥에게 수라간 배정을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상궁이 되었다며 승냥의 뺨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일을 그르칠 수는 없기에 꾹 참고 승냥은 겨우 소금을 가지고 타나실리 앞에 나타납니다. 소금은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귀한 식재료라는 승냥의 말은 타나실리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아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3차경합입니다. 3차경합은 국자감 학자들이 모여 가장 어렵게 출제했는데, 풍경화 같은 그림을 보여주며 뜻을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다른 6명이 후보들은 즉시 태평성대라고 적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만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쉬운 문제를 출제했을 리가 없다고 판단한 승냥은 태평성대와는 180도 다른 해석을 내 놓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출제한 것은 타나실리가 후보자 전원을 탈락시키기 위한 꼼수였지만 천재인 승냥이 말려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자감 학자들은 승냥의 그림풀이를 듣고는 만점을 주었고 최종결과 발표에서 유일하게 승냥이 타환의 후궁으로 간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로서 승냥의 앞날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입니다. 황제를 허수아비 만들고, 황태후를 폐위시킨 연철일파(타나실리, 연철, 당기세 등)가 승냥을 그냥 두고 보지만은 아닐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승냥도 타환과 백안 같은 든든한 지원자가 생겼고 무엇보다도 태풍의 핵인 혈서를 가지고 있으니 앞으로의 싸움은 더욱 볼 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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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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