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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주 역의 김상중

요즈음 드라마는 볼수록 짜증을 유발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 합니다. MBC 일일드라마 <빛나는 로맨스>에서는 재벌가 사모님인 이태리(견미리 분)가 뺑소니 교통사고로 오빛나의 아버지를 죽이고도 자신의 운전기사를 돈으로 매수해 대신 자수하게 하더니, 바람난 아들 변태식(윤희석 분)을 위해 허말숙(윤미라 분)은 조강지처인 며느리 오빛나를 위자료 한푼 안주고 내쫓기 위해 병원의료사고조작과 가짜 부동산 압류로 파산된 것처럼 꾸며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아내이기를 포기한 채 가정을 소홀히 하고 바람을 피운 왕수박(오형경 분)의 비행을 견디지 못한 남편 고민중(조성하 분)이 결국 아내와 이혼하고 첫사랑 오순정(김희정 분)과 재혼하려 하자 왕가네의 전 가족들은 고민중을 배신자라며 나무라는 장면은 적반하장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쓴이가 이런 글을 쓰면 혹자는 "보지 않으면 그만이지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고 나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건전한 방향으로 스토리를 전개할 수는 없는지 아쉬움이 듭니다.

MBC의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적어도 권선징악을 표방하는 드라마 라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고아 7명을 데려다 키우며 남에게 피해 한번 끼치지 않은 김한주(김상중 분)를 죽여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악의 축인 서진기(조민기 분)에 의해 평생 사모했던 윤영혜(도지원 분)와 결혼을 앞두고 피살되고 말았습니다. 서진기가 고아원 동기인 김한주를 죽인 것은 짝사랑하던 영혜와 한주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또 한주가 진기의 지난 악행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진기는 영혜에게 연락하였지만 영혜가 만나려 하지 않자 "하빈이 감옥에 갈지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해 영혜를 불러냈습니다. 진기를 만난 영혜는 진기가 거짓말했음을 알고는 밖으로 뛰쳐나갔고 진기도 뒤따라 나왔습니다. 두 사람이 다투는 과정에서 영혜의 핸드백이 쏟아졌고, 화가 불같이 난 영혜는 소지품을 대충 주워담은 후 자리를 떴는데, 공교롭게도 그만 휴대폰을 두고 간 것입니다. 이 때 한주가 전화를 걸었고, 벨소리에 진기가 땅에 떨어진 휴대폰을 집어들고 보니 한주가 건 전화가 끊긴 다음 "백원이 네 딸 장하빈"이라는 문자메시지가 온 것입니다. 한주의 메시지를 보고 놀란 진기는 영혜가 보낸 것처럼 한주에게 호젓한 곳으로 나오라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아무튼 한주는 트럭을 타고 급히 달려갔는데, 약속장소에 나타난 이는 영혜가 아니라 승용차를 타고 온 서진기와 행동대장 조강두(김대령 분)였습니다. 한주는 진기에게 유전자검사감정서를 보여주며 백원이 영혜의 딸이라고 말했고, 한주는 "형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니 내가 하는 일 가로막지 말고 눈감아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렇지만 한주는 "내 딸인 백원에게는 친모가 누군지 알려줘야 한다"고 대꾸했습니다. 이 때 조강두는 한주에게 덤벼들었고 서로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끝에 드디어 한주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진기는 골프채를 꺼내 한주를 뒤에게 공격했고 한주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습니다. 조강두는 한주의 휴대폰를 확보해 진기에게 건네줍니다.

 

진기는 한주가 타고 온 트럭의 앞바퀴 브레이크를 절단한 다음 정신나간 한주를 운전석에 태운 다음 내리막길로 차를 밀었습니다. 그러고는 맞은편에서 승용차를 몰고 왔습니다. 가까스로 의식을 차린 한주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자 충돌을 피해 핸들을 틀었고 트럭은 전복되어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한주의 가족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한주는 뇌출혈과 두부골절상으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주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 진기는 조강두에게 "만일 그가 살아난다면 우리는 끝장이다. 그가 눈을 떠서는 안 된다. 해결하라"고 지시합니다. 조강두는 의사로 위장하고 병실로 잠입해 윤영혜를 내보내고 환자의 산소호흡기를 벗긴 다음 베개로 얼굴을 눌렀습니다. 이 때 김백원(유이 분)은 밖으로 나와 있는 영혜로부터 의사가 안에 있다는 말을 듣고는 급히 병실로 뛰어 들어가 가짜의사의 마스크를 벗기고 조강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백원은 방금 담당의사를 만나고 병실로 오던 길이었기에 침입자를 안 것입니다. 조강두는 당연히 도망을 갔지요.

영혜와 백원이 걱정스런 눈으로 한주를 바라보고 있는데 가까스로 그가 눈을 조금 뜨고는 의식을 회복합니다. 그런 다음 한주는 각각 백원과 영혜의 손을 끌어다 서로 잡게 만듭니다. 그러고는 산소마스크를 벗고 백원에게 "네 엄마!"라고 말하고는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한주의 말은 분명치 아니하여 두 사람은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영혜와 백원의 친자관계를 밝혀낸 김한주의 사망으로 이 문제는 다시 미궁 속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제작진에게 되묻고 싶습니다. 꼭 이토록 잔인하게 김한주를 죽여야만 했는지요? 차라리 한주가 의식불명상태를 오래 유지하게 두고 종반부에 의식을 회복하여 윤영혜 및 김백원과 행복하게 살도록 했더라면 한결 바람직한 진행이 되었을 것입니다. 영혜가 "한주 오빠는 나 때문에 감옥에 갔었는데, 나에게 속죄하면서 살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고 한탄하는 것은 당연한 감정입니다.

 

서진기가 한주의 빈소로 조문을 와서 흘리는 눈물은 가증스러운 악어의 눈물입니다. 그는 유족에게 고인이 마지막에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볼 정도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악한입니다. 가짜 장하빈 행세를 하고 있는 김천원(차예련 분)도 한주 빈소에서 눈물을 흘렸지만 한때는 자신을 키워준 한주의 죽음에 "한주가 죽었으니 영혜와의 결혼이 무산된 것"에 안도하는 악녀입니다. 백원은 아버지가 임종 전 영혜를 엄마라고 한 말을 상기하면서 영혜가 백원 형제들에게 엄마 노릇을 하려는 것을 기꺼이 수락합니다.

서진기의 아들 서도영(정일우 분) 검사는 영혜로부터 서진기를 만난 후 휴대폰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들었고, 김한주 사망사고기록과 김만원(이재윤 분) 및 백원의 증언으로 사고의 배후가 아버지임을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도영은 강변에서 진기를 만나 "김한주가 사망한 날 오후 2-4시 사이에 어디에 있었나? 조강두를 시켜 아버지가 김한주를 살해했지?"라고 물었습니다. 아들의 당돌한 질문에 진기가 어찌 나올지 다음주 제28회에서 밝혀지겠지요. 후일 도영의 아버지 서진기가 자신을 납치하고 양부 김한주를 죽인 범인임을 안다면 백원은 도영과 사랑의 결실을 맺기 어렵겠지요. 김한주의 죽음으로 이 드라마에 대한 해피엔딩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은 관전포인트는 조강두와 서진기를 어찌 응징하는지, 윤영혜-김백원이 서로 친자관계임을 어떤 계기로 알게 될지, 그리고 백원의 출생비밀이 밝혀져 황금수산의 재산을 언제 상속을 받는지 등이 남은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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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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