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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나 역의 이진

<빛나는 로맨스>는 처음부터 약방의 감초처럼 상투적인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출발한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는 기획의도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진정으로 배 아파 낳은 자식 이상으로 더 절절한 마음으로 두 딸을 키우는 엄마 정순옥(이미숙 분)"이라고 소개하고 있어 정순옥의 두 딸인 오빛나(이진 분)와 오윤나(곽지민 분)는 친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장재익(홍요섭 분)의 딸로 청운각을 물려받을 장채리(조안 분)가 집사인 김애숙(이휘향 분)의 딸로 밝혀지고, 최근에는 오빛나마저 김애숙의 딸로 확인되었습니다. 김애숙이 빛나의 출생의 비밀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인테넷에서는 이른바 "김애숙(이휘향)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유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애숙은 두 딸을 낳아 채리는 장교수의 딸로 보내고, 빛나는 친구인 정순옥에게 입양시킨 모양새입니다. 또한 채리와 빛나는 생일이 같은 날로 알려져 이란성 쌍둥이일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합니다. 제44회까지 확인된 결과를 놓고 보면 출생의 비밀이라는 게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게 아니라 역설적으로 더 꼬이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장채리가 김애숙의 친딸로 밝혀졌을 때만 해도 출생의 비밀은 모두 해결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김애숙은 자신이 낳은 채리를 장 교수의 딸로 둔갑시키고 장 교수의 딸인 빛나를 애숙에게 넘겨 준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이런 추측은 앞뒤 아귀가 잘 맞습니다. 왜냐하면 후일 장 교수는 가짜 딸인 채리 대신 진짜 딸인 빛나를 찾아 재산을 물려주면 빛나는 그야말로 신데렐라가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빛나가 재벌 2세인 강하준(박윤재 분)과 잘 된다면 남부럽지 않은 재산을 보유하게 되겠지만 하준의 모친인 이태리(견미리 분)가 빛나의 양부(養父)를 뺑소니교통사고로 죽인 살인범이기에 후일 이게 밝혀지면 빛나-하준의 러브라인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만일 이태리가 하준의 생모가 아니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위와 같은 예측을 하기 곤란한 것은 오빛나마저 김애숙의 딸이라는 사실입니다. 오빛나가 김애숙의 딸인데 또 장재익의 딸이 되기 위해서는 빛나의 부모는 장재익-김애숙이라는 말이 성립합니다. 두 사람이 정을 통해 아이(빛나)를 낳았으면 장재익이 이처럼 김애숙을 싫어할 리가 없겠지요. 또 김애숙은 채리에게 장재익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기에 평소 재익이 채리를 쌀쌀하게 대한다면서 유전자 검사결과서를 건네주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리는 이를 강력히 부정하면서도 직접 재익과의 유전자검사를 실시하였고 결과는 친자관계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만약 채리와 빛나가 이란성 쌍둥이라면 빛나는 채리와 마찬가지로 재익의 딸이 아닙니다. 설령 이란성쌍둥이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빛나가 애숙의 딸인 이상 재익의 딸일 가능성의 거의 없습니다. 일부 논자(論者)는 이미 애숙이 채리와 빛나를 바꿔치기 해 빛나를 재익의 딸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애숙이 빛나를 자기의 딸이라고 말한 것과 상반됩니다.

그렇다면 빛나의 생부는 과연 누구일까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생모가 김애숙이면 생부는 장재익이 아닙니다. 빛나의 생부는 현재까지 등장하지 않은 인물일 가능성일 수도 있고, 아니면 영원히 미궁에 남겨둘 수도 있습니다. 빛나가 장재익의 딸이 되어야 신데렐라 스토리로 이야기를 끌어 갈 수 있지만, 빛나가 강하준과 잘 된다면 재력이 튼튼한 생부는 있든 없든 그만일 것입니다. 한편, 현재 장재익은 빛나의 양모인 정순옥을 매우 좋아하고 있으므로 만약 장재익-정순옥이 결혼한다면 빛나는 자동적으로 재익의 딸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이토록 헷갈리는 출생의 비밀은 처음 봅니다.

 

그런데 여기에 엄청난 반전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26일 방영된 제45회 말미에 재익은 경찰청 실종아동센터에서 가지고 온 사진을 친구인 남수철(남경읍 분)에게 보여주며 "현재로 추정되는 내 딸의 얼굴"이라며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재익은 어린 딸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그 어린 딸은 당연히 오빛나이겠지요. 그럼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오빛나는 장재익-김애숙 사이에서 태어났을까요? 결코 아닐 것입니다. 김애숙은 처음 사람들이 생각한 것과 마찬가지로 재익의 딸 빛나를 빼돌리고 자신의 딸 채리를 재익의 딸로 둔갑시켰을 것입니다. 김애숙은 빛나를 자신의 딸이라고 하면서 친구인 정순옥에게 맡겼고, 그 후부터 순옥은 빛나를 애숙의 딸로 잘 못 알고 키운 것입니다. 이번 수 십 년 만에 다시 조우한 순옥이 애숙에게 딸을 만나보라고 했지만 애숙은 비밀유지가 필요하다며 거절한 것은 자신의 핏줄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만날 필요성이 없었겠지요. 애숙의 거짓말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애숙이 빛나를 자기 딸이라고 했을 때 믿어지지가 않았는데요. 정체가 수상한 애숙이 빛나 같은 착한 딸을 낳았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아무리 이란성쌍둥이일지라도 빛나와 채리의 성격이 판이하여 자매라고는 보기 어려웠기에 하는 말입니다.     

애숙은 처음부터 장재익과 그의 재산(?)을 노리고 재익의 딸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딸이 실종된 것을 안 재익은 아내(사별)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애숙의 제안에 따라 애숙의 딸 채리를 자신의 딸로 삼았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오빛나는 장재익의 친딸로 "빛나"는 위에서 강조한 신데렐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채리와 빛나가 생일이 같은 것은 우연이라고 봐야 하며 이란성쌍둥이라는 가설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제작진이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글쓴이를 포함한 시청자들을 이토록 야무지게 엿먹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네요. 김애숙는 비밀이 많은 여성이라고 했습니다. 애숙은 재익의 딸을 납치해(?) 자신의 딸로 속이고 순옥에게 보냈고, 자신의 딸을 재익의 묵인하에 재익의 딸로 삼게 했으며, 술에 취한 장재익을 혼란시켜 부적절한 밤을 보내고 이를 미끼로 재익을 압박하는 것만 봐도 애숙은 요부(妖婦)의 기질을 타고났습니다. 이제 소위 말하는 김애숙(이휘향)의 비밀은 거의 드러난 셈이로군요. 만일 앞으로 또 다른 반전이 있다면 글쓴이는 고저 찌그러져 있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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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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