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후 역의 김서형                   기승냥 역의 하지원                 백안 역의 김영호

기승냥을 토사구팽하려는 황태후와 백안 

권력의 세계는 참으로 비정합니다. 자신들의 목표달성을 위해 상대방과 손을 잡았더라도 일단 목표를 이루고 나면 가차없이 상대방을 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번 백안(김영호 분)과 황태후(김서형 분)가 악의 축이었던 연철(전국환 분)일가를 제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승냥(하지원 분)의 황후책봉을 반대한 것을 보면 토사구팽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납니다.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던 사냥개도 필요 없게 되어 주인에게 삶아 먹히게된다는 뜻입니다. 즉 필요할 때 쓰고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입니다. 

사실 이번에 기승냥이 백안과 황태후의 반대로 황후가 되지 못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기록에서 이를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다음백과사전의 <기황후>에 대한 설명을 잠깐 볼까요? 『중국 원(元)나라 순제(順帝)의 황후이며, 북원(北元) 소종(昭宗)의 생모로 본관은 행주, 아버지는 자오(子敖)이며, 철(轍)의 누이이다. 1333년(충숙왕 복위 2)에 원의 휘정원(徽政院)에 있던 고려 출신의 환관 고용보(高龍普)의 추천으로 궁녀가 되어 순제의 총애를 받았다. 1335년 순제의 정후(正后)인 다라시니[笞納失里]의 일족이 축출되자 황후로 책봉될 기회를 맞았으나 바얀[伯顔] 등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1339년 황자 아이유시리다라[愛猶識理達獵]를 낳았다. 반대세력인 바얀 세력이 물러나게 되자 1340년 4월에 순제의 제2황후로 책봉되었다. 황후가 된 뒤 곧바로 반대세력을 몰아내고 휘정원을 자정원(資政院)으로 개편하는 등 전권을 행사했다. 기황후의 세력이 강력해짐에 따라 고려에서도 오빠 기철을 중심으로 한 기씨 일족이 강력한 세력을 행사했다. 1365년에는 전례를 깨고 정후가 되었으나, 1368년 원나라가 멸망한 뒤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위 설명을 보면 기승양은 백안(비얀)의 세력이 제거된 후에야 황후로 책봉된다고 기술하고 있어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입니다. 또 한가지 드라마가 역사적 사실과 다른 것은 기승냥은 이미 황자를 낳았지만 실제로는 4년 후인 1339년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보면 역사왜곡을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받을 만 하군요.

아무튼 연철 일가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습니다. 연철대승상과 그의 장남 탑자해(차도진 분)는 백안에 의해 피살되었고, 황후 타나실리(백진희 분)는 황제 타환(지차욱 분)이 내린 사약을 거부하다가 끝내 교수형에 처해지고 말았습니다. 연철이 숨겨둔 금괴를 찾으러 지방광산으로 갔던 당기세(김정현 분)와 염병수(정웅인 분)도 금괴찾기에 실패하고 타나실리의 교수형 현장에 변복을 하고 나타났지만 이들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타나실리는 연철이 죽자 남편인 황제 타환에게 발악을 했습니다. 타나실리는 "아버지와 오빠를 죽였으니 참으로 장한 일을 했다. 폐하에 대한 나의 원망은 분노로 변했다. 폐하의 파멸을 기원한다. 내 아들 마하가 복수할 것"이라며 저주를 퍼붓습니다. 그러자 타환은 "곧 사약이 내려질 것이니 죽기 전에 용서를 빌고 죄를 뉘우치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타나실리는 죽기 전 황태후를 불러 그 앞에 무릎을 꿇고는 "서상궁(서이숙 분)과 연화상궁(윤아정 분)을 살려 황자 마하를 잘 보살펴 달라!"고 애원했지만 태후는 싸늘하게 돌아섭니다.

 

이제 악의 축이 사라졌으니 남은 일은 논공행상(論功行賞)입니다. 이번 거사의 공신들에게 상을 줄 차례이지요. 백안을 제외한 지방행성주들은 승냥에게 바리바리 선물을 보냈지만 승냥은 이를 황실의 재산으로 삼으라고 지시합니다. 행성주들은 승냥을 만나 "이번 논공행상에 우리편이 되어달라. 가장 선임인 오광대인이 대승상이 되어야 하며, 만일 백안이 대승상에 오르면 폐하는 행성주들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입니다. 같은 시각 타환은 황제가 된 이후 처음으로 스스로 논공행상 교지안을 만들며 흐뭇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민입니다. 이 때 나타난 승냥이 교지안을 보고 일부 수정해 주었는데, 황제는 크게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마침 황제를 찾은 황태후가 교지안을 보고는 웃음 지으며 누구의 생각이냐고 묻자 앞뒤 생각이 없는 황제는 승냥의 뜻이라고 이실직고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황태후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황태후로서는 기승냥이 황후가 되어 황제를 움직인다면 자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 때문입니다.

드디어 황제는 행성주들을 모아 놓고 교지를 발표합니다. 예상대로 백안을 대승상으로 임명했는데, 차츰 백안의 얼굴표정이 일그러집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황제는 오광을 비롯한 3명의 행성주들에게 "정1품인 태사, 태부, 태보"의 직을 수여한 때문입니다. 정1품 3개 직은 대승상과 같은 품계로 이피 폐지한 직위인데 이를 부활시켰으니 백안으로서는 힘이 빠지고, 행성주로서는 백안과 동등한 대접을 받았으니 불만이 없는 것입니다. 승냥의 머리는 과연 천재(?)로군요. 황제가 황후를 간택하려하자 황태후가 나서 타나실리를 처형한 후 결정하자고 주장한 것은 승냥을 견제하기 위한 수작입니다. 이 때는 아직 타나실리가 처형되기 전이거든요. 이번 조치로 왕유(주진모 분)는 고려왕으로 복위되었습니다. 

황태후는 황제의 조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백안에게 이번 교지는 승냥의 안이라며 행성주들의 기승냥 황후책봉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려인이 황후가 되어서는 안되므로 나라를 지킬 분은 백안 대승상 뿐"이라고 바람을 넣습니다. 그리고는 백안에게 황실과 혼인을 맺으라고 제의합니다. 그러자 백안은 심복인 탈탈(진이한 분)로 하여금 조카인 바얀 후투그(임주은 분)에게 황후교육을 시키라고 지시하네요. 타나실리를 교수형에 처한 황제는 대전에서 황후책봉을 다시 논의합니다. 지방행성주들은 당연히 기승양을 천거했지요. 그런데 돌발사태가 발생합니다. 대전 앞에 소복을 입은 황태후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정실황후를 미개한 고려인으로 세울 수 없다며 승냥의 황후책봉을 극력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백안과 탈탈은 황후책봉반대 서명록을 황제에게 올리며 "백안과 대소신료들이 서명하였으니 황후책봉을 하려면 이들을 모두 죽여야 할 것"이라고 겁박(?)한 것입니다. 백안의 반대에 가장 놀란 사람은 황제 타환입니다. 백안은 승냥을 수양딸로 삼아 맨 처음 후궁으로 천거한 사람이거든요. 이를 지적하는 황제에게 백안은 "승냥의 목적은 연철에게 원한을 갚는 일인데 그리 했으니 소망을 모두 이루었다. 승냥은 귀비가 되면 족하다"고 대답합니다. 그러고 보면 황태후와 백안은 사냥개이던 승냥을 삶아먹으며 하고 있습니다. 귀비(貴妃)가 무엇인가요? 양귀비가 생각나지요? 귀비는 후궁 중에서 가장 높은 직위입니다. 백안은 승냥에게 후궁으로 만족하라는 말이네요. 

황제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전국에 금혼령을 내리고 황후후보인 바얀 후투그를 맞이합니다. 가마를 타고 온 바얀 후투그가 황제에게 인사하자 황제는 "황후로 간택하지 않을 것이니 돌아가라"고 매정하게 말합니다. 그러자 바얀 후투그는 "폐하는 결국 소첩을 황후로 간택하게 될 것"이라고 야무지게 받아쳐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졌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제39회 예고편을 보면 바얀 후투그는 승냥을 밀어내고 황후로 책봉되네요. 이제 타나실리의 빈자리를 바얀 후투그가 차지하는군요. 타나실리 역의 배우 백진희는 이번 출연으로 완전한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야들야들하게 보이는 얼굴을 가지고 어쩌면 그토록 표독한 연기를 할 수 있는지 한마디로 드라마 <기황후>은 배우 백진희의 재발견이었습니다. 그녀의 대타인 배우 임주은도 첫 등장부터 매우 강렬한 인상을 풍겼으니 향후의 역할을 기대하게 됩니다.

한편, 황태후와 백안의 반대로 황후로 책봉되는데 실패한 승냥은 대승상에 오른 백안이 고려의 공녀 300명을 요구했다는 말을 듣고는 왕유를 만나 도움을 요청합니다. 왕유는 승냥에게 "백안을 너무 믿지 말고, 추종자를 많이 만들지 말라! 추종자가 많으면 적도 많기 마련"이라고 충고한 때문입니다. 승냥은 "앞으로 고려와 자신을 위해 싸울 테니 내 손을 잡고 황후로 만들어 달라"고 애원하지만 이 시점에서 왕유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황제와 승냥이 어떻게 백안의 전횡을 막고 그의 세력을 제거하는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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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ja49.tistory.com BlogIcon 온누리49 2014.03.18 09: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사는 항상 제대로 알려야 하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역사의 왜곡에 앞장을 서고 있다니 참 거시기 하네요
    덕분에 잘 보고 갑니다
    좋은 날 되시고요^^

  2. 유현 2014.04.06 18: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주은이 연기한다는 기황후의 바얀후투그는 악녀이나 백안의 조카로는 바로 탈탈장군 뿐만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