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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자락길은 국립공원 소백산자락을 한 바퀴 감도는 탐방로로 전체길이가 143km(360리)에 이르며, 모두 12자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백산 자락길은 경북 영주시와 봉화군, 충북 단양군 및 강원도 영월군의 3도 4개시·군에 걸쳐져 있습니다. 이 길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문화생태 탐방로"로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고, 2011년 "한국관광의 별"로 등극된 코스입니다.

 

12자락 중에서 1자락은 선비촌(소수서원)에서 시작하여 초암사를 거쳐 소백산 비로봉으로 오르는 삼가주차장까지 12.6km의 구간을 말합니다. 이 구간은 다시 3개의 길로 나뉩니다. <선비길>은 선비촌에서 순흥저수지를 거쳐 배점분교(삼괴정)까지 3.8km 구간입니다. <구곡길>은 배점분교에서 죽계구곡을 경유하여 초암사까지 3.3km 구간을 말하며 1자락 중 가장 걷기 좋고 또 계곡과 소(沼)를 만날 수 있는 기분 좋은 길입니다. <달발길>은 초암사에서 달발골을 거쳐 삼가주차장까지 5.5km 구간입니다. 이 길은 트레킹 코스로는 다소 높은 달발재를 넘어야 하므로 등산을 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선비길 : 선비촌(소수서원)-금성단-순흥저수지-배점분교(삼괴정)/거리 3.8km(70분)
▲ 구곡길 : 배점분교(삼괴정)-죽계구곡-초암사/거리 3.3km(50분)
▲ 달밭길 : 초암사-달밭골-달밭재-비로사-삼가주차장/거리 5.5km(150분)
 
시간이 난다면 선비촌 주차장에서 영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유적인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돌아보기 바랍니다. 초가집과 기와집으로 구성된 <선비촌> 이웃에는 반듯한 기와집으로 구성된 <한국선비문화수련원>, 한국최초의 사액서원(賜額書院)인 <소수서원>, <소수박물관>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이를 찬찬히 둘러보려면 적어도 2시간은 소요될 것입니다. 아니면 이들 문화재와 인근에 무량수전으로 이름난 <부석사>를 연계해 하루 관광일정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글쓴이는 오래 전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이들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급히 돌아보는 데 약 40분이 걸렸습니다. 제대로 문화유산의 깊은 뜻을 음미하지도 못한 채 사진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각종 유적 안내문은 나중에 사진을 보며 읽을 수 있거든요.

 선비촌과 소수서원 안내도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선비촌

 

 소수서원

 

 

 

선비촌 입구 주차장 선비의 상(像)에서 도로로 나와 좌측 청다리를 건넙니다. 청다리는 가슴아픈 전설을 간직한 다리입니다. 세조 때, 단종복위운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단종복위에 동조했던 순흥의 선비들과 그 가족들이 희생되었습니다. 눈물겹게 살아남은 어린아이들이 청다리 밑으로 숨어들게 되었는데, 이를 가엽게 여긴 사람들이 아이를 데려다 키우면서 "청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전해옵니다.

 선비촌 선비상

 

 


도로 우측에 금성대군신단이 있습니다. 조선 세종의 6남인 금성대군이 성삼문 등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에 연루되었다는 죄명으로 세조에 의해 이곳 순흥에 유배·감금되었으나 여기서도 순흥부사 및 고향의 유림과 함께 단종복위를 도모하다가 실패(1456년)하여 순절하였는데, 이곳은 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입니다. 제단이 매우 소박하군요.

 금성대군신단

 

 

 

 

이제부터는 초암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됩니다. 금성단 이웃에는 수령 1,100년 이상이 되었다는 보호수 은행나무가 눈길을 끕니다. 이 은행나무는 잎이 오리의 발 같이 생겼다고 하여 특히 압각수라 부른다고 합니다. 이 나무는 순흥과 흥망성쇠를 함께 한 유서 깊은 나무입니다. 나란히 위치한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하나는 푸른 잎을, 다른 하나는 노란 잎을 간직하고 있는 게 매우 특이합니다.

 자락길 이정표

 

 색깔이 다른 두 그루의 은행나무

 

 압각수 해설문 

 

 

밭에는 사과나무가 지천인데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그전에는 사람들은 이런 사과를 보면 호기심에서도 한 개를 슬쩍하곤 했지만 이제는 어림도 없습니다. 사람들의 의식수준도 높아졌지만 만일 한 개를 훔치다가 적발될 경우 지금까지 도둑맞은 사과를 전부 배상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갈림길에서 200m거리에 위치한 순흥향교에 갈 시간적인 여유가 없군요. 일행과 시간을 맞추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성단에서 순흥저수지까지의 길은 정말 무미건조합니다. 도로변 사과나무를 제외하고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매우 거친 길입니다. 사람들은 어찌 이런 길을 자락길로 지정했느냐며 불평합니다. 또한 갈림길 이정표도 있어야 할 곳을 벗어나 있습니다. 북한산 둘레길의 경우 이정표는 정말 모범인데, 이곳의 이정표를 설치한 사람들이 다른 지역의 우수 둘레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지 않은 듯 합니다. 강화둘레길의 경우 이정표가 없는 곳에는 둘레길 리본을 달아 길을 안내하는데, 이곳은 길바닥 또는 담장 등에 잘 보이지 않는 버섯(또는 못) 모양의 스티커를 붙여 놓아 헛웃음을 짖게 만듭니다. 따라서 혼자 자락길을 걷는다면 길을 찾아가는데 상당히 헷갈릴 것으로 보여집니다. 순흥저수지는 규모가 상당히 크군요. 죽계별곡이란 대형표석도 반겨줍니다. 

 길바닥에 표시한 성의 없는 자락길 방향안내

 

 순흥저수지

 

 

 

 죽계별곡 표석

 

 

순흥저수지를 지나면 삼괴정입니다. 1자락길 중 선비길과 구곡길의 경계인 삼괴정은 배순정려비를 모신 전각입니다. 대장장이였던 배순은 배점이란 마을이름을 탄생시킨 마을신으로 삼괴정은 배순을 제향하는 곳입니다. 배순은 임금에 대한 정성이 지극하여 국망봉(國望峰)이라는 봉우리 이름의 주인공이라고 합니다. 큰 나무 옆에 있는 전각이 초라하여 서두르다보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입니다.

 배순정려각(삼괴정)
 

 

 


죽계구곡을 알리는 대형표석과 안내문을 만났습니다. 죽계구곡(竹溪九曲)은 배점리에서 초암사에 이르는 계곡을 말합니다. 옛날 퇴계 이황 선생이 계곡의 절경에 심취해 물 흐르는 소리가 노래소리 같다하여 각 계곡마다 이에 걸 맞는 이름을 지어주며 죽계구곡이라 불렀습니다. 죽계구곡은 소백산 국망봉과 비로봉 사이에서 발원하여 영주시 순흥면을 휘감아 돈 뒤 낙동강 상류로 흘러들어 가는 죽계천(竹溪川)의 상류지역입니다. 구곡은 1곡 금당반석(金堂盤石), 2곡 청운대, 3곡 척수대, 4곡 용추비폭(龍湫飛瀑), 5곡 청련동애(靑蓮東崖), 6곡 목욕담(沐浴潭), 7곡 탁영담, 8곡 관란대, 9곡 이화동(梨花洞)입니다. 자료에 따라 이름이 다르지만 글쓴이는 현지의 안내문을 따랐습니다.

 죽계구곡

 

 

 


죽계8곡과 9곡 사이의 거북바위는 전혀 거북 같지 않지만 주민들은 가뭄이나 집안의 어려움이 있을 때 기도하면 영험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국립공원탐방센터를 뒤로하고 골짜기로 들어서면 우측에 6∼8곡이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데크로 이어진 교량을 건너면 비로소 걷기 좋은 숲길입니다. 선비촌에서 여기까지는 딱딱한 시멘트 길을 걸어왔거든요. 길 섶에는 동국통감의 저자 서거정이 지은 "소백산"을 비롯하여 유명한 시인묵객들이 쓴 시가 반겨줍니다. 다만 그늘이 진 곳의 작품은 사진 상으로 희미한 게 흠입니다.

 

 

 거북바위

 

 죽계구곡 가는 길

 

 서거정의 소백산 

 

 

휴게시설 데크가 있는 곳은 8곡입니다. 건기(乾期)임에도 불구하고 계곡의 수량이 대단합니다. 때로는 화사한 단풍이 길손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7곡∼5곡을 지나니 초암사 주차장입니다. 4곡을 뒤로하고 죽계2교를 건너니 2곡 옆에 초암사가 있습니다. 초암사는 의상 대사가 부석사 터전을 보러 다닐 때 초막을 짓고 수도하며 임시 기거했던 천년고찰입니다.

 

 

 

 

 7곡 탁영담

 

 

6곡 목욕담

 

 

 

 초암사

 

 

 

 

이제부터는 비로사 방향으로 갑니다. 달발골은 상당히 깊군요. 달발골은 국망봉과 초암사의 바깥골짜기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달밭골의 "달"은 원래 산(山)의 고어로 "산의 경사지에 있는 작고 다닥다닥 붙은 다락밭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달밭골은 옛날 화랑도들이 무술을 익히던 훈련장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오고 있는 곳입니다. 천천히 해발고도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계곡에서 흐르는 수량은 여전히 풍부합니다. 예로부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소백산은 전형적인 육산이기 때문에 사시사철 많은 물을 품고 있는 것입니다. 한 무리의 수녀님들이 맞은편에서 지나가는군요. 초암사에서 비로사까지의 거리는 3.4km이어서 아무리 부지런히 걸어도 1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달발골

 

 

 

 수녀님들

 

 

 

 

가장 높은 고개인 달발재를 넘으면 이제는 내리막입니다.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자 비로봉 갈림길입니다. 10여 년 전 처음으로 소백산 비로봉을 오를 때 지나갔던 길입니다. 비로사는  자락길에서 300m 떨어진 거리에 있어 답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비로사 갈림길에서 삼가주차장까지 1.8km를 더 걸어야 합니다. 도로변의 단풍나무가 역광을 받아 빛나는군요. 그렇지만 그늘이 들면 완전 꽝입니다. 햇빛의 차이가 이토록 단풍을 달리 보이게 만듭니다.

 잣나무 군락지

 

 소백산 비로사 일주문

 

 

 

 


국립공원탐방지원센터 옆의 자락길 홍보관은 외관은 반듯하지만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문이 굳게 닫혀 있어 자락길 안내지도를 얻으려는 글쓴이를 실망시킵니다. 홍보관을 뒤로하니 삼가주차장입니다. 오늘 자락길 1구간 답사에 약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소백산 1자락길 중 선비길은 무미건조하고, 달발길은 등산하는 기분이었지만 구곡길은 죽계구곡을 만나 글쓴이도 신선이 되었습니다. 이런 답사길은 서두르지 말고 현지에 얽힌 역사적인 의미를 되새기며 유유자적하게 걷는 게 최선입니다.

 소백산 자락길 홍보관

 

소백산 능선

 

 


《답사 개요》

 

▲ 답사 일자 : 2014년 10월 28일 (화)
▲ 답사 코스 : 선비촌(선비의 상)-청다리-금성단-순흥향교 갈림길-순흥저수지-삼계정-죽계구곡-초암사-달발골

                   -달발재-비로사 갈림길-탐방지원센터-삼가주차장
▲ 답사 거리 : 12.6km
▲ 답사 시간 : 3시간 50분(선비촌, 소수서원 답사시간 제외)
▲ 답사 안내 : 가보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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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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