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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산에서 바라본 영월읍내(좌측은 계족산)

 

 


 

강원도 영월군 북면 소재 시루산(685m)은 남으로 유유히 흘러오던 평창강이 영월읍을 저만치 두고 서강으로 문득 이름이 바뀌는데, 강 이름이 바뀌는 그 강변에 우뚝 솟은 산이 시루산입니다. 예로부터 노인, 시루, 옥녀, 향로라는 이름이 붙은 봉우리는 산(山)이 되지 못하고 무조건 봉(峰)이라 불리는 이름들이지만 영월의 "시루"는 봉이 아닌 당당한 "산"으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영월군 영월읍 소재 발산(667m)은 시루산의 남쪽 능선상에 위치한 산으로 남서쪽 산자락에는 비운의 조선왕인 단종이 잠든 장릉을 품고 있습니다. 발본산이라고도 불리는 발산은 영월읍에서 북쪽방향으로 올려다보면 산의 모양이 마치 삼각산처럼 생겨 일명 "삼각산"이라고도 하며, 영월읍의 진산으로서 천문대가 있는 봉래산(799m)의 바로 서쪽에 위치한 산입니다. 

 

시루산의 산행 들머리는 영월군 북면 31번 국도와 59번 국도가 함께 통과하는 시루산길입니다. 도로변에는 영월종교미술박물관을 알리는 대형 표석과 시루산 등산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종교미술박물관은 여기서 두목마을 골짜기의 길을 따라 1km 이상 진입해야 할 것 같은데 이토록 한적한 산촌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정표를 따라 가다가 다시 좌측으로 들어서 곧장 갑니다. 좌측의 가족묘지처럼 보이는 무덤가에는 큰 표석이 놓여 있어 제법 뼈대있는 집안의 묘역 같습니다. 등산개념도에는 영월엄씨묘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영월엄씨묘

 

 

 

골짜기를 지나 능선에 도착하니 길은 우측으로 구부러집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오지의 산이기에 등산로가 험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길은 매우 분명하군요. 능선을 따라 한참을 가노라니 좌측으로 암봉인 시루바위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암봉의 모습이 마치 사람의 옆얼굴을 보는 듯 합니다. 눈썹과 눈 그리고 코의 모습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능선 삼가리에서 좌측의 시루바위에 오르니 가야할 발산능선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여기서 200m 지점이 시루산 정상(685m)입니다. 정상에는 목판에 적은 시루산 안내문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을 뿐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시루바위봉

 

 

 

 사람 얼굴 옆모습의 시루바위봉

 

삼거리 이정표

 

 가야할 발산 능선

 

 

 

 시루산 이정표

 

 


우리는 발산분덕처라는 이정표에 따라 우측으로 갑니다. 잠시 후 길은 다시 우측으로 구부러져 완만한 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진행합니다. 시루산 정상에서 여기까지 내려오는 이 길이 오늘 산행 중 가장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등산로가 매우 희미하거든요. 고도를 한참 낮추었다가 다시 오르기를 두 차례 정도 반복한 후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경유해 다시 좁은 능선길을 조심스레 가노라니 드디어 발산 정상(667m)입니다. 시루산에서 발산까지 오는 동안 단 한 차례만 조망이 터져 매우 답답했는데 발산에 서니 영월읍내가 바로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동남쪽으로는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799m)이 바로 코앞이고 동남쪽으로는 닭발을 닮았다는 계족산(890m)의 능선이 구불구불합니다.  

 

 

 

 

 능선 좌측의 조망

 

 두 개의 정상표석

 

 동남쪽 봉래산

 

 영월읍내 전경 

 

 


정상에는 두 개의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요. 영월군에서 세운 표석은 삼각기둥 모양이어서 전국적으로 제일 독특합니다. 그러나 이 표석은 소위 사진빨은 잘 받지 못합니다. 이웃한 표석은 어느 산악회에서 세운 것인데 표석의 크기와 모양은 모범적이지만 두 개의 다른 표석이 놓여 있어 정상이 다소 지저분하게 보이는 게 흠입니다. 관할행정관청의 표석이 없는 곳에 산악회에서 이런 표석을 놓았다면 정말 큰 환영을 받았을 것입니다. 

 산악회 표석

 

 영월군 표석

 

 

 

 

발산 정상을 내려서는 급경사길은 오늘 산행 중 가장 조심해야할 구간입니다. 가파른 경사면에 낙엽이 깔려 있으니 발을 헛디디기만 하면 황천길이 가깝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안전로프와 흔들리는 사다리가 있으니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쉼터와 돌탑을 지나 능선 끝자락의 작은 봉우리 중간지점에서 우측으로 진입해 능선을 가로지릅니다. 이 길은 단종왕릉인 장릉으로 가는 길입니다. 당초 산악회에서는 이쪽 방향의 길이 희미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실제로 걸어보니 길이 매우 뚜렷합니다.

 

 

 

 

 

 

봉래산(좌)과 계족산(중앙)

 

 

 

 

 

 

 

삼호아파트 단지를 지나 도로변을 따라 걷습니다. 영월군 보훈회관과 효자비 및 청덕비를 지나 38번 국도가 달리는 도로 밑을 통과하면 좌측 능말못가에 장릉노루조각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장릉과 노루가 무슨 연관이 있기에 이런 조각공원이 세워졌을까요? 그 사연은 이러합니다. 1457년 영월의 관풍헌에서 세조가 내린 사약을 마시고 승하한 단종은 어느 누구라도 시신을 수습하는 자는 3족을 멸하겠다는 어명에 따라 동강에 버려졌습니다. 당시 영월의 호장이던 엄흥도는 아무도 모르게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여 지게에 지고 모실 곳을 찾아 이동하게 됩니다. 때는 음력 10월의 그믐이라 폭설이 내린 산길을 오르는데 잠시 쉬어 갈 곳을 찾던 중에 한 곳에 모여 있던 노루가족이 비켜주어 온기가 남아 있는 따듯한 자리에 단종의 시신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노루가족은 단종대왕을 이곳 영월의 장릉에 모실 수 있도록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비켜준 의로운 동물입니다.

 삼호아파트

 

노루조각

 

 장릉노루조각공원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장릉주차장입니다. 오늘 산행에 약 3시간 반정도 걸렸습니다. 발걸음이 빠르지 않은 글쓴이로서는 약 9km의 거리를 빨리 걸은 셈입니다. 이는 처음 시루산 오름길과 막판 발산 내림길이 다소 가팔랐을 뿐 전체적으로 등산로가 매우 평이하였고, 또 중간에 쉬지 않고 걸은 탓입니다. 발산은 이웃한 봉래산과 더불어 영월읍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산입니다.

 장릉주차장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3월 8일 (일)
▲ 등산 코스 : 종교미술박물관입구-영월엄씨묘-시루바위봉-시루산-발산-삼호아파트-노루조각공원-장릉주차장
▲ 산행 거리 : 9.1km(GPS 측정)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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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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