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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된 독용산성 암문에서 바라본 산성 및 임도 

 

 

 

 

경북 성주군 가천면 및 금수면 소재 독용산(禿用山, 956m)은 백두대간 대덕산에서 동남으로 갈라진 지맥이 수도산과 단지봉을 거쳐 가야산으로 이어지기 직전 북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에 우뚝 솟은 역사적인 명산입니다. 멋진 천연림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독용산은 당당한 산세와 위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가치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아 등산로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도 넝쿨이 얽혀있는 원시림입니다. 조선 숙종 때 관찰사 정중휘가 개축한 독용산성을 끼고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가천면사무소 서쪽 금봉천의 시엇골교입니다. 금봉천을 따라 가니 금봉리 마을회관입니다. 이곳 마을회관 앞까지 대형버스가 진입할 수 있고 또 넓은 주차장도 구비하고 있어서 이곳을 산행들머리로 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마을회관을 뒤로하니 903번 지방도로로 이어졌는데 도로변에는 가야산 포천계곡, 만귀정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는 금봉리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이정표를 보고 우측의 좁은 도로로 진입합니다. 조금 들어가다가 우측의 금봉천에 걸린 다리를 건너 학산마을로 갑니다. 논은 이미 모내기를 마쳤고 보리는 누렇게 익기 시작합니다. 마을에는 전통적인 돌담장의 기와집과 현대적인 전원주택이 어우러져 오지의 산촌마을치고는 분위기가 매우 좋아 보입니다.

 시엇골교에서 금봉리마을회관 가는 길

 

 금봉리 마을회관

 

 

 

 

 

 금봉천의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가야할 독용산

 

 학산마을 고가(古家)

 

 현대식 전원주택 

 

  
마을주민의 쉼터인 정자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오릅니다. 오래된 나무판자에 적힌 금봉사(錦峰寺) 이정표가 걸려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아니합니다. 위로 오르다 뒤돌아보니 서쪽으로 가야산의 만물상 능선이 마치 톱니바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산신각처럼 보이는 이 전각에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다고 하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가는 길이 헷갈립니다. 일부는 전각 뒤로 들어가고 또 일부는 전각아래 등산리본을 보고 우측으로 진입합니다. 글쓴이도 우측 길을 선택했는데 잠시 우측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묘지가 있는 곳에서 좌측으로 연결됩니다. 아까 이정표에서 보았던 금봉사는 어디에 있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네요. 아마도 과거 금봉사가 있던 곳에 볼좌상만 남아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야산 만물상 능선

 

 금봉사 전각(석조비로자나불좌상)

 

 

 


다소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가노라니 아까 전각 뒤로 오른 사람들과 만납니다. 능선의 등산로는 서서히 고도를 높입니다. 가끔 능선 좌측으로 조망이 터져 가야산을 비롯한 이름 모를 산들을 바라봅니다. 산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에는 독용산 정상 1.5km, 주차장 2.8km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바로 독용산성의 남문인 듯 합니다. 이정표 바로 좌측에 성문의 흔적이 남아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300m 전진하자 지나온 방향으로 남문 300m라는 이정표가 보여 이를 확신합니다.

 멀리 보이는 가야산 만물상 능선

 

지나온 학산마을

 

 

 

 남문 이정표

 

 남문

 

 

 

 

 

 

계속하여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는 산성의 흔적이 드문드문 남아있습니다. 암문을 지나 북쪽으로 방향을 튼 후 계속 걸어가자 드디어 헬기장이 있는 독용산 정상(955m)입니다. 정상에는 우람찬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음각한 글씨를 아무런 색칠도 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사진을 찍어도 글씨의 식별이 잘 안 되는 게 옥의 티입니다. 물론 경남 함양지방처럼 붉은 글씨는 꼭 북한의 우상숭배 모습을 보는 듯하여 다소 거부감이 들지만 무난한 검정으로 칠했더라면 참 좋았을 것입니다. 정상에서 북쪽 및 서쪽의 조망이 매우 좋군요.

 산성의 흔적

 

 

 

 

 

가독성이 약한 독용산 정상 표석

 

 정상의 조망
 

 

 

 


정상을 내려서 동문방향으로 갑니다. 그렇지만 갈림길에서 그냥 우측의 동문으로 빠지면 안됩니다. 왜냐하면 능선을 따라 가야 복원된 성벽구간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원된 성벽구간은 그 높이가 엄청난데 이를 복원하느라 상당히 힘들었을 것입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성이 U자형으로 구부러지는 지점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맞은편으로 성벽과 도로의 모습이 마치 가르마를 탄 머리를 연상시킵니다. 여기서 북동쪽의 성주호가 조금 보입니다. 다시 성벽을 따라 가면 복원된 동문입니다. 동문의 규모가 매우 크군요. 동문에는 독용산성 건립관련 인사들의 선정비가 여럿 남아 있습니다.

 성벽복원구간에서 바라본 조망

 

 뒤돌아본 독용산

 

 U자형 구간에서 바라본 동쪽의 산성 및 임도

 

 살포시 보이는 성주호

 

 복원된 암문

 

 동문

 

 

 

 

 


 

불망비

 

 

  
독용산성(경상북도 기념물 제105호)은 해발 956m인 독용산(禿用山)의 정상부를 에워싼 포곡식(包谷式) 산성(계곡과 산정을 함께 두른 산성)으로서 성벽의 길이는 약 7.4㎞입니다. 성이 만들어진 시기는 정확하지 않으나 1,500년 전 성산가야 때 쌓은 것으로 추정되며, 임진왜란을 피하던 중에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 성은 임진왜란 때 전쟁의 화를 입지 않은 유일한 성이기도 합니다. 조선 숙종 원년(1675) 동·서·남·북에 7개의 포루, 아치형 동문, 수구문, 남소문을 다시 고쳐 쌓았습니다. 성주군에서는 1997년부터 성곽을 복원할 계획을 세워 훼손된 성곽의 일부와 아치만이 남아 있던 동문을 보수하여 원형으로 복원하였으며, 성내에 관아터, 사지가 산재하고 있습니다.

 

 

 

 

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가지 아니하고 우측의 임도를 따라 가다가 시어골 4.0km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고생문이 열리기 시작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가파른 길이었지만 계곡에 다다를 때까지는 걸을 만 했으니까요. 그렇지만 계곡에 이른 후부터 행복은 끝나고 고생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산길은 계곡 좌우로 요리조리 이어지는데 희미한 흔적과 가끔 걸려 있는 선답자의 등산리본을 거울삼아 조심스럽게 나아갑니다. 그러다가 시어골의 명물인 은광폭포를 만났습니다. 폭포의 규모는 매우 커 보이지만 그간 계속된 가뭄으로 인해 물줄기가 희미해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시어골 갈림길

 

 볼품 없는 은광폭포

 

 

 

 

은광폭포를 뒤로하고 하산을 계속합니다. 때로는 하산길을 찾기 어려워 여러 사람이 애를 먹습니다. 그래도 거의 해발 1천 미터에 육박하는 독용산이 품은 계곡에서인지 암반 위를 흐르는 제법 많은 물은 한마디로 명경지수(明鏡止水)입니다. 가뭄에 콩 나듯 이정표도 보이고 안전시설도 나타나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길을 잃기 십상입니다. 지금은 가물어서 계곡을 가로지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지만 우기에는 매우 곤란할 듯 합니다. 드디어 민가가 보이기 시작하자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독용산성으로 오르는 갈림길(차도)과 오왕사를 지나자 금봉리숲입니다.

 

 

 

 

 

 

 

 

 독용산성 가는 길(임도 갈림길)

 

 

 


 
오늘 산행에 약 6시간이 걸렸습니다. 여름 산행치고는 무리를 했습니다. 특히 시어골(시엇골, 시여골)을 벗어나려고 신경을 많이 썼더니 더 피로한 것 같습니다. 시어골은 암반계곡에 명물인 은광폭포를 품고 있지만 편도로 약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며 또 진입하는 길도 제대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답사를 추천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관할 성주군이 등산로와 이정표를 정비하고 우기에도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징검다리 또는 구름다리) 조치한다면 최고의 여름 계곡피서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6월 9일 (화)
▲ 등산 코스 : 시엇골교-금봉리마을회관-학산마을 정자-전각(비로자나불)-독용산성 남문-암문-독용산

                   -성벽복원구간-동문-시어골 갈림길-은광폭포-시어골-오왕사-금봉리숲
▲ 산행 거리 : 12.8km(GPS 측정)
▲ 소요 시간 : 5시간 5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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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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