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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명산 상사바위

 

                                                        적벽산에서 바라본 남강과 백마산

 

 

 

명산의 고장 경남 산청군 신안면에는 이름도 거창한 세 개의 산이 남강을 끼고 남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들은 적벽산(赤壁山)∼백마산(白馬山)∼월명산(月明山)입니다. 적벽산(166m)은 해발고도가 200m에도 미치지 않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적벽(赤壁)이라는 중국의 지명을 붙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남강 변에 솟아 경치가 매우 뛰어난 곳입니다. 적벽의 높은 곳에는 우암 송시열이 쓴 "적벽"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으며 옛 현감들의 선정을 기리는 비가 남아 있습니다.   

 

적벽산의 북쪽에 위치한 백마산(286m)은 삼면이 절벽으로 된 자연산성입니다. 평탄한 정상에는 못과 창고터가 남아있으며, 임진왜란 때는 왜병을 물리친 격전지로 야산 일대에는 선사시대의 유적 고분군이 있습니다. 백마산 북쪽의 월명산(320m)은 산을 끼고 있는 적벽들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전망바위 및 상사바위가 일품입니다. 이들 3개 산을 답사하면서 산은 해발고도가 중요하지 않음을 실감합니다. 명산이란 산 자체의 산세가 좋아야 하고, 산에 올라 바라보는 주변 풍광이 멋져야 합니다. 이들 산은 위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남강을 끼고 있는 이들 산에 올라 바라보는 조망도 매우 빼어나며, 특히 월명산의 기암괴석과 명물인 상사바위는 이 산을 감히 산청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손색일 없을 정도입니다.

 

적벽산 산행들머리는 산청군 신안면 하정리 소재 단성교 동편입니다. 강폭이 넓은 남강 위에 걸린 단성교는 20번 국도가 지나가는 곳으로 우측에 산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보입니다. 잠시 급경사를 오르다가 우측으로 우회해 다시 좌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면 적벽산으로 가는 주능선길입니다. 두 차례의 철계단을 오르면 서쪽으로 지나온 단성교와 유유히 흐르는 남강의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정자 적벽정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백마산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입니다. 어느 산악회에서 돌에 새긴 "인자요산(仁者樂山) 지자요수(智者樂水)"(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이란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글쓴이는 산을 좋아하니 당연히 인자한 사람이로군요. 

 남강의 단성교

 

 지나온 단성교

 

 정자 앞의 백마산 조망

 

 인자요산 지자요수 표석

 

   

정자를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기니 철봉과 평행봉 등 각종 체육시설이 나옵니다. 적벽산 정상(166m)에는 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해발고도가 병기되지 않은 것은 옥의 티입니다. 정상에서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면 3번 국도가 지나가는 산청대로입니다. 좌측으로 조금 가다가 3번 국도의 교량 밑을 통과하면 대한불교조계종 계열의 백마사 안내표석이 나옵니다. 백마사로 가는 포장도로 입구에는 목판에 그려진 백마산·월명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습니다. 백마사는 비록 규모는 작지만 본전인 대웅전을 비롯해 약사전과 산신각 그리고 칠성각을 갖추고 있네요.

 적벽산 정상표석

 

 가야할 백마산과 월명산

 

 백마사 표석

 

 

 

 백마사

 

 

 

백마사 우측 뒤의 산길을 따라 오릅니다. 정상 갈림길에서 좌측의 망춘대로 갑니다. 망춘대에는 아무런 시설물은 없지만 전망이 좋은 조망터입니다. 지나온 단성교와 남강 그리고 단성면의 비닐하우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최근의 가뭄으로 인해 물이 넘쳐야 할 남강의 강기슭이 허옇게 드러난 게 보기에도 안타깝습니다. 소나무 숲을 지나 평평한 공터를 통과해 나무계단을 오릅니다. 손바닥만한 습지를 지나니 백마산 정상(286m)입니다. 이 정상표석에도 역시 해발고도가 빠져 있군요. 또한 정상에서의 조망은 할 수 없습니다. 정상의 서쪽은 절벽이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산성(백마산성)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남강과 단성교

 

 물이 부족한 남강

 

노송

 

백마산 정상 

 

 

 

 

임진왜란 때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서 진주에서 밀려든 왜적을 막기 위해서 의병들이 백마산성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폭염의 7월 어느 날 왜적이 성을 포위한 채 며칠이고 기다리는 지구전을 펼치는 가운데 성안에는 물이 떨어져서 사람과 말의 기갈이 막심하였답니다. 이때 한 지혜로운 장수(일부에서는 홍의장군 곽재우라고 함)가 말을 바위 끝에 세워두고 쌀을 말 등에 퍼서 던졌더니 산밑에서 성을 포위하고 있던 왜병에게는 그것이 마치 성안에 물이 많아서 말을 멱감기는 것으로 보였고 이에 왜적들은 오래 산성을 포위해도 승산이 없을 것으로 알고는 퇴각하였다고 합니다.

 

백마산을 내려서는 길도 매우 가파릅니다. 가야할 월명산이 빤히 보이는군요. 월명산 우측으로는 듬성듬성한 마을과 이름 모를 산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안부인 질매재에 도착하여 월명산으로 오릅니다. 여기서부터 정상을 거쳐 상사바위로 가는 길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월명산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백마산이 삼각봉우리 같은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월명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에도 아기자기한 기암괴석이 널려 있어 요리조리 몸을 돌리며 오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질매재 이정표

 

 

 

 뒤돌아본 백마산

 

 

 

 등산로의 바위

 

 

 


암반으로 된 월명산(334m)의 정상표석에는 다행히 해발고도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정상에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백마산 뒤로 남강이 보입니다. 월명산에서 상사바위로 가는 길목에도 기암이 자주 보입니다. 등산로를 가로막는 바위를 지나자 드디어 상사바위입니다. 한쪽 면이 천길 낭떠러지로 된 상사바위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입니다.     


 

 뒤돌아본 백마산

 

 

 

 

 

 

 

 

 

 상사바위

 

 

 

 

 

 

 

 

 

상사바위라는 이름이 말해 주듯 이곳 상사바위에도 애절한 전설이 전합니다. 『먼 옛날 이곳 신안면 월명산의 아랫마을인 안봉 마을입구에 큰 연못이 하나 있었다. 그 못은 매우 깊어 명주실타래 하나를 풀어도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연못 인근마을 부잣집에 잘 생긴 머슴이 있었는데, 뛰어난 용모와 겉으로 풍기는 사내다움에 부잣집 별당아씨는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머슴은 아씨의 그런 마음을 알고 나서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아씨를 피해 인근 월명산 자락 미륵이 있는 절로 도망을 쳤다. 그런데 머슴에 대한 속앓이를 하던 아씨가 수소문 끝에 이곳 미륵이 있는 절까지 좇아 왔다. 아씨의 열렬한 맘을 알았지만 그 마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은 머슴은 그 절에서 다시 월명산 정상 부근 현재의 상사바위로 도망을 친다. 머슴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한 아씨는 절을 떠난 머슴을 찾아다니다 상사바위로 갔음을 전해 듣고 그곳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머슴의 마음을 달래보지만 머슴은 끝끝내 거절을 한다. 이에 낙심한 아씨는 그만 산아래 깎아지른 벼랑으로 몸을 던지고 만다. 그리고 뒤늦게 아씨의 생사를 초월한 사랑을 알게 된 머슴 또한 이곳에서 아씨의 뒤를 따랐다고 전한다.』   

 

애절한 상사바위를 지나 고도를 낮추다가 숲 속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면 저산농장입니다. 농장 옆에는 태양열발전소가 있더군요. 길목에 좀처럼 보기 드문 꽃창포를 비롯해 큰까치수염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감나무 단지와 가나머루농장 그리고 이촌경노당을 지나 도로에서 좌측으로 가면 하촌마을 버스정류소입니다. 오늘 산행에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해발고도도 낮고 또 산길도 매우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각 산은 정상에 올랐다가 평지까지 내려온 후 다시 오르기를 반복했습니다. 다소 가벼운 산행을 하고도 기분이 좋은 것은 유장한 남강을 바라보면서 기암괴석도 만났고 또 비록 무덥기는 했지만 시계(視界)가 맑아 주변의 멋진 조망을 마음껏 즐긴 탓입니다.   

 

 

 태양열 집열판

 

 꽃창포

 

 이촌경노당

 

 

 

 하촌마을 버스정류소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6월 28일 (일)
▲ 등산 코스 : 단성교-적벽정-적벽산-3번 국도-백마사-망춘대-백마산-질매재-월명산-상사바위-저산농장

                    -태양열발전소-가나머루농장 입구-하촌노인정-하촌버스정류소
▲ 산행 거리 : 6.2km
▲ 산행 시간 : 2시간 40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위 지도에는 경호강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남강의 상류지역을 일컫는 말로 

                                                           실제 대부분의 지도에는 "남강"으로 표기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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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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