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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산 원시림

 

 육백산 무건리 이끼폭포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노곡면에 위치한 육백산(1,244m)은 응봉산(1,267m)의 서쪽에 솟은 전형적인 육산입니다. 육백산 정상에 서면 푸른 동해를 굽어볼 수 있으며, 주변에는 해발 1,000미터 급 고봉 십 여 개가 이 산을 호위하고 있어 조망이 좋습니다. 특히 산세가 깊고 울창한 수림을 이루고 있어 단풍시즌에 찾아도 좋으며 산세가 매우 펑퍼짐해 매우 걷기 좋은 곳입니다. 육백산이라는 이름은 정상 고스락의 평평한 넓이가 육백 마지기나 되며 수수와 조 같은 작품을 육백섬이나 심을 정도로 넓다는 데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반면 최근 육백산의 산 이름이 등산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정상 북쪽 무건리에 위치한 이끼폭포입니다. 그간 보호구역으로 닫혀 있다가 근래에 해제된 이끼폭포는 고대의 신비를 간직한 곳으로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포말을 일으키는 물줄기와 명경지수 같은 물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단 여름 우기에 방문해야 이 절경을 볼 수 있습니다.  

 

산행 들머리는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입니다. 삼척시 도계읍 화조리 소재 도계캠퍼스는 도계읍 폐광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교육환경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대체산업으로 삼척시가 강원대 도계캠퍼스 조성을 결정하였고 폐광개발사업비 예산 1,200억 원을 들여 2009년 조성을 완료한 캠퍼스입니다. 최근 아무리 도로가 사통팔달로 개통되었다고는 하지만 서울에서 이곳까지의 길이 정말 멉니다. 도계읍에서도 한참을 올라와야 했거든요. 서울 사당역을 출발한 버스가 5시간만에 캠퍼스에 도착했습니다.. 해발 800여 미터의 고지대에 조성된 캠퍼스라서 매우 초라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그 규모가 엄청 큽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기숙사에만 갇혀 있어야 하는 학생들은 문화혜택을 누릴 수 없어 무척 답답하겠지요. 

 강원대 도계캠퍼스 입구

 

 

 


캠퍼스 정문의 아취를 지나 큰 도로를 따라 갑니다. 도로 우측에는 대운동장과 실내체육관이 있고 좌측에는 대학본관과 종합강의동 및 학생회관 등 각종 건축물들이 모여있습니다. 도로변에서 바라보는 주변경치도 일품이네요. 도로가 끝나는 시점에서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숲 속에는 소나무가 많군요. 육백산을 알리는 방향표시 이정표가 자주 나타나지만 거리표기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상당히 가파르게 진행되던 초입의 산길은 임도를 건넌 후부터 완만한 경사지로 변합니다.

 기숙사인 황조관(생활관)

 

 산으로 오르며 뒤돌아본 캠퍼스   

 

 

 

 

 

 

 

 

삼거리 갈림길에는 육백산 0.3km, 응봉산 2.7km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응봉산(1,267m)은 육백산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며, 삼척과 울진의 경계에 위치한 100대 명산인 응봉산(999m)과는 전혀 다른 산입니다. 육백산(1,244m) 정상에는 대형 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여름이라 잡목이 무성하여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습니다.

 삼거리 갈림길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산객들

 

 정상 가는 길

 

 늠름한 정상표석

 

 정상의 모습

 

  
삼거리로 되돌아와 응봉산 방면으로 갑니다. 여기서 임도까지의 길이 육백산 등산코스 중 가장 아늑하고 기분이 평온한 길입니다. 등산로에는 초록빛 풀이 자라고 있고 양쪽으로는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하늘을 찌를 듯한 거목들이 태양을 가려 줍니다. 이런 길은 하루종일 걸어도 피곤한 줄을 모를 것입니다. 비포장 도로인 임도를 따라 가다가 좌측 등산리본이 많이 걸려 있는 곳으로 들어섭니다. 숲길을 요리조리 걸어가니 시계가 트이는 개활지입니다. 과거에 산불이 발생한 지역인지 아니면 화전민이 밭을 일구던 지역인지 모르겠지만 산에는 잡초와 듬성듬성한 나무만 보일 뿐 매우 황량해 보입니다.

 

 

 원시림 같은 녹색 길

 

 임도

 

 

 

 


아래로 내려서니 다시 임도입니다. 앞쪽의 경사면을 오르니 고갯마루 좌측에 등산로가 보입니다. 현지 이정표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곳이 지도상의 장군목이며, 아까 말한 응봉산은 여기서 동남쪽 방향에 위치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간 동쪽으로 이어지던 길은 여기서부터 북쪽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숲 속으로 접어들어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부지런히 걷습니다. 길이 좌우로 구부러지기를 반복하지만 일방통행이어서 길을 잃을 우려는 거의 없습니다.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급경사의 봉우리를 만나 빡세게 오르니 1120봉입니다. 어느 산악회에서 걸어둔 낡은 종이가 이정표 구실을 하는군요.

 개활지 임도

 

 

 

 1120봉

 

 

 
여기서부터 서너 개의 봉우리를 더 오르내려야 938봉에 도착합니다. 비록 등산로가 부드럽기는 하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노라니 굉장히 지칩니다. 숲이라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도 피로를 더합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산행 개념도에는 1120봉 직전부터 938봉까지의 등산로 상태가 아주 좋지 않다고 했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등산로도 분명하고 또 샛길이 보이지 않아 걷기가 비교적 편합니다. 오지의 산을 가면 여름에는 잡목이 무성하게 자라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고 또 가시넝쿨이라도 만나면 정말 고생하게 되거든요.

 

 

 


폐가처럼 보이는 가옥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니 비로소 주변의 산이 보입니다. 활짝 핀 도라지꽃을 보니 피로가 좀 풀리는 듯 합니다. 고도를 낮추면서 조망을 할 수 있어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소나무 군락지를 뒤로하고 골짜기에 다다르니 육백산의 명물인 이끼폭포 이정표가 나타납니다.

 오래된 고옥

 

 처음 보는 조망

 

 화사한 도라지

 

 

 

 

 

 

 

 이끼폭포 이정표

 

 

 

 

여기서부터 폭포까지의 거리는 500m인데, 가는 길이 상당히 가파릅니다. 흙 길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드디어 이끼폭포입니다. 그러나 폭포의 모습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수량이 적어 실망스럽습니다. 올 여름 한반도에 몇 차례의 태풍이 지나갔지만 삼척지방에는 해갈이 전혀 안된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끼가 낀 절벽에서 양쪽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노라면 더위를 잊을 정도입니다. 이끼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기에 하단폭포의 좌측에 보이는 로프를 타고 상단폭포로 올라야 합니다. 물론 노약자나 등산초보자는 오르기 힘들겠지요. 폭포아래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위험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로프를 잡고 오르는데 무리는 없습니다.

 이끼폭포 가는 길

 

 

 

 이끼폭포(아래 폭포)

 

 

 


 

일단 2단 폭포에 오르면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게 더욱 까다롭습니다.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카메라가 물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도 안쪽으로 들어가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기교를 부리려다가 그만 사진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자동모드로 폭포사진을 찍을 경우 물줄기가 끊겨 볼품이 없습니다. 그래서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타임우선모드(8분의 1초)로 세팅하여 셔터를 누릅니다. 그런데 결과는 사진이 전부 흔들려 흐리게 나오고 말았습니다. 폭포는 고성능 DSLR 카메라로 삼각대를 이용해 찍어야 하거든요. 아무튼 상단폭포의 모습은 춘천 삼악산 등선폭포보다도 훨씬 신비스러워 산신령이나 용이 곧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2단 폭포에 올라 뒤돌아본 풍경

 

 1단 폭포 위쪽

 

                                                                                2단 폭포

 


 


폭포를 뒤에 두고 이끼폭포 이정표로 되돌아와 임도를 따라 하산합니다. 무건리로 빠지는 길이 매우 지루합니다. 요리 조리 꼬부라지는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오니 드디어 산불감시초소입니다. 민가가 보이는 이곳은 승용차 주차장으로도 활용됩니다. 좌측으로 광산의 갱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폐광인줄 알았는데 밖으로 내려가니 몇 개의 갱도가 더 보이고 실제로 운영중인 갱도도 있습니다. 공장건물에 붙어 있는 태영이엠씨(EMC)가 광산회사의 이름이네요. 근래에는 전국 골프장의 이름도 대부분 영어식으로 변경되었는데 이제는 석회석광산업의 회사이름도 세련된(?) 영문으로 바뀌어 이름만 듣고는 업종을 가늠하기가 어렵게되었습니다.

 

 

 노송군락

 

산불감시초소 인접 가옥

 

 갱도

 

 운영중인 갱도

 

 

 

 태영이엠씨 

 

 
오늘 14.5km의 산행에 약 6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물론 이끼폭포 답사를 포함한 시간입니다. 아무리 숲 속이라고 하지만 하절기에 이 정도의 길을 걷는 것은 글쓴이 체력으로는 무리인 듯 합니다. 특히 이끼폭포에서 밖으로 나오는 임도는 매우 무미건조했습니다. 그렇지만 육백산은 울창한 원시림뿐만 아니라 신비스러운 이끼폭포를 품고 있어 산꾼이라면 필수적인 답사 대상지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7월 18일 (토)
▲ 등산 코스 : 강원대 도계캠퍼스-삼거리 갈림길-육백산(왕복)-장군목-1120봉-938봉-이끼폭포 갈림길

                   -이끼폭포(왕복)-임도-태영이엠씨(석회석광산)
▲ 산행 거리 : 14.5km (GPS측정)
▲ 산행 시간 : 5시간 55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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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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