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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바위봉 능선에서 바라본 진대봉(좌측 삼각형), 조록바위봉(우측 암봉), 태백산(뒤쪽 능선)

 

 


경북 봉화군 석포면 소재 달바위봉(1,092m)은 월암봉(月岩峰)이라고도 하며, 전북 진안의 마이산(685m)처럼 두 개의 암봉이 우뚝 솟아나 있어 "경북의 마이산"으로 불리는 산입니다. 특히 서쪽의 청옥산이나 태백산에서 바라보면 영락없는 마이산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달바위봉에는 다음과 같은 유래가 전합니다. 『조선시대 6대 임금인 단종이 태백산에 들어와 살다 숨진 이후 단종을 애도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이 매년 추석(대보름) 저녁에 태백산 천제단에서 제사를 지냈는데, 남서쪽 먼 곳에 우뚝 솟은 2개의 암봉이 있는 것이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낮은 산자락에 안개가 짙게 깔리고 그 위로 우뚝 솟은 암봉이 마치 보름달처럼 빛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달바위봉"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설에는 2개의 암봉 사이로 둥근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조록바위봉 조망대에서 바라본 달바위봉의 위용(좌측 쌍봉)

 

  

 

산행들머리는 석포면 대현리 31번 국도가 지나가는 송정리천변의 대현1리 버스정류소입니다. 정류소의 이름이 달바위로군요. 기도도량 칠성암 안내문 맞은편에는 달바위봉 등산 안내지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섭니다. 민가에는 백합과 접시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습니다. 천주교 대현교회 옆에는 불교의 사찰인 여래사가 이마를 맞대고 있군요. 안으로 들어갈수록 해바라기 축소판이라는 샛노란 루드베키아가 길섶에 무리를 지어 피어 있습니다.

 대현1리 버스정류소

 

 등산 안내도

 

 접시꽃

 

 루드베키아

 

 

 

 

칠성암 이정표를 보고는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칠성암은 그야말로 작은 암자입니다. 경내에는 종무소로 사용하는 집이 있고 그 뒤쪽으로 규모가 매우 작은 산신각과 약사전이 있어 암자의 구색을 갖추고 있더군요. 경내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루드베키아를 보며 달바위봉 산자락에 자리 잡은 매우 평온하고 고요한 암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는데, 이때 들려온 짜증스런 목소리에 그만 기분을 잡치고 말았습니다. 평상복을 입은 암자 측 남자가 선두대장이 지나가면서 경내에 깔아둔 깔지(산악회이름과 방향표시를 기록한 종이로 등산객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구실을 함)를 집어들며 "이런걸 놓지 말라고 했는데 또 두고 갔다"고 말한 것입니다. 앞서가는 일행이 "후미대장이 오면서 수거한다"고 말했지만 남자는 "한번도 그런 걸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일행은 미안하다고 했지만 남자는 한술 더 떱니다. "여러분들이 여기 오는 것 원치 않아요!" 이 말은 들은 우리들은 그만 기가 막혀 말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글쓴이도 마음 속으로는 남자를 욕했지만 겉으로는 시비 붙기 싫어 그냥 지나칩니다.

 칠성암 이정표

 

 산신각과 약사전

 

겉으로는 매우 평온한 암자

 
정말 인심 한번 고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등산객들이 와서 바닥에 종이를 깔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종이쪼가리 집어서 버리는 게 그리 힘든 일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기도도량인 암자에서 일하는 사람의 자세는 더욱 아닙니다. 지나가는 등산객을 보고 이토록 불평을 하는 대신 "반갑다. 좋은 산행하라!"고 덕담이라도 한마디 던졌다면 우리 모두는 진심으로 우리를 환영하는 그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산에 오는 게 반갑지 않다는 말에 등산객들은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기분을 팍 상하고 맙니다. 암자의 분위기는 화원같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풍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암자를 뒤로하고 산 속으로 들어서니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이라는 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하늘을 향해 시원스레 뻗은 소나무 군락지와 월암봉 이정표를 지나 고도를 높이자 안부에 도착합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의 길은 매우 가파른 암릉구간입니다. 긴 로프 구간을 오르자 처음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뾰족한 삼각형 모습의 진대봉과 그 우측의 조록바위봉이 잘 보입니다.

 

 

 

 

 진대봉(삼각형 모양)

 

 

 

 

삼단으로 된 긴 철계단을 오르면 두 번째로 조망이 터지는데, 아까보다는 더욱 높은 곳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시 철 사다리형과 로프를 번갈아 잡고 오르면 한쪽 방향으로 가지가 자란 명품 소나무가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가파른 철계단

 

 

 

 

 

 조록바위봉(좌측 끝)과 조람봉(그 우측) 능선

 

 명품 소나무

 

연화봉(좌)

 

 

 

 

드디어 오른 달바위봉(1,094m) 정상! 정상에는 초라한 표석이 있지만 조망은 그야말로 최고입니다. 달바위봉과 이웃에 있는 작은 달바위봉을 합쳐 마이산을 닮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암봉의 규모는 마이산이 비하면 매우 작습니다. 정상에 서니 청옥산과 멀리 태백산의 정상 능선에는 흰 구름이 끼여 있어 유감이지만 날씨가 이 정도로 개인 것이 정말 다행한 일입니다.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 서울에는 주룩주룩 비가 내렸습니다. 선잠을 깬 아내가 "우중에 무슨 산행이냐?"고 걱정스런 표정으로 반문했지만 봉화 현지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대답하고는 집을 나선 것입니다. 하루 전만 해도 봉화군 석포면에는 오늘 15시부터 1∼4mm의 비가 온다는 예보였지만 금일 아침예보에는 이 마저도 변경되어 하루 종일 흐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는 도중에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봉화 땅으로 들어서자 비는 완전히 그쳐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작은 달바위봉(우측) 뒤로 보이는 비룡산

 

 면산과 삼방산 방면

 

 달바위봉 정상

 

 구름에 가린 청옥산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올라온 곳으로 다시 내려가는 방법이 있지만 원점회귀는 등산객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입니다. 또 철계단 등 안전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가팔라 다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정상에서 위험구간을 알리는 곳으로 진입합니다. 정상의 바위 좌측으로 들어가니 로프가 걸려 있습니다. 다시 조금 더 가니 또 로프구간입니다. 이를 잡고 내려오니 또 절벽에 로프가 걸려 있습니다. 길이 없을 것 같은 곳에 이르면 어김없이 걸려 있는 로프! 사실 밧줄은 등산객들에게는 생명줄입니다. 때로는 이 로프가 끊어져 등산객이 추락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로프를 잡고 오르내릴 때는 1명씩 차례로 이용하는 게 기본입니다.

 

 

 

 

 

 

                                                                          아찔한 암릉구간

 

 

 

 

 

다시 오늘 산행 중 가장 긴 로프를 잡고 내려오니 정법사와 문수봉·달바위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드디어 힘든 구간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오늘 산행경력이 많지 않은 여성회원은 하산구간에서 큰 고생을 했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번에 통과한 로프구간은 15년 산행경력의 글쓴이가 경험한 곳 중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곳입니다. 금수산의 망덕봉 소용아릉 구간과 설악의 가리봉 일부구간 보다도 오히려 더욱 까다롭고 힘들었습니다. 이래서 당국도 이쪽 하산구간을 위험구간으로 분류하고 있을 테지요. 

                                                                         가장 긴 로프구간

 

방향 이정표

 

 

 

 

 

이제부터는 정법사 이정표를 따라 부드러운 능선을 향해 갑니다. 갈림길에서 속세골(대현리) 방면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능선을 가면서 좌측으로 돌아보니 지나온 달바위봉 두 개의 봉우리가 바라보입니다. 점점 고도를 낮추는 가운데 급경사 구간에는 철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지만 원통형의 철로 만든 사다리라서 매우 미끄럽습니다. 평면형 사다리를 놓아두었더라면 훨씬 안전했을 것입니다. 여러 차례의 사다리 및 로프 구간이 있지만 정상을 내려설 때의 위험구간과 비교하면 이 식은 죽 먹기입니다.

 

 

 속세골(대현리) 방면으로 하산

 

 지나온 달바위봉 정상

 

 합장바위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계곡

 

                                                                   미끄러운 사다리 계단

 

 하산하면서 바라본 연화봉

 

 

 

 

 

숲을 벗어나 도로로 나오니 좌측에 천수천안 기도도량인 정법사가 있다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유명하다는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정법사 경내를 둘러봅니다. 전각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와불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전체적으로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어 분위기가 매우 좋아 보입니다.

 개활지

 

 정법사 약수터 안내문

 

 정법사 약수터

 

 정법사 와불

 

 

 


정법사을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나오니 속세골 쉼터가 있는 31번 국도변의 대현교입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약 5km의 거리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달바위봉은 조망은 매우 좋지만 등산로가 험합니다. 특히 우리가 정상에서 하산로로 이용했던 암릉구간은 초보자는 절대로 접근 금지입니다. 또한 어느 정도 산행 경력이 있더라도 반드시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도 꼭 오르고 싶다면 철계단이 설치된 코스를 왕복하는 게 좋습니다. 하산 후 송정리천의 물에 들어가 찌든 땀을 씻으며 위험구간 등산을 한 사실도 잊은 채 마치 계곡으로 피서를 나온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달바위봉은 6∼10월 기간만 입산 가능함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대현교

 

 속세골 쉼터

 

 등산 지도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7월 21일 (화)
▲ 등산 코스 : 대현1리 버스정류소-칠성암-철계단-달바위봉-위험한 로프구간-정법사 갈림길-임도

                   -정법사(왕복)-대현교(속세골쉼터)
▲ 등산 거리 : 5.1km
▲ 소요 시간 : 3시간 40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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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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