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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봉 헬기장에서 바라본 원주시 귀래면 방면의 조망

 

 

 


강원 원주시 귀래면과 충북 제천시 백운면의 경계에 솟은 십자봉(985m)은 현지 주민들은 촉새봉이라고 부르는데, 원주시 남쪽 15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잡목수림이 울창한 4km길이의 천은사계곡은 곳곳에 소와 담, 암반이 펼쳐져 계곡미가 뛰어납니다.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는 웅장한 백운산 주능선이 보이고, 그 너머로 치악산 줄기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동남쪽으로는 삼봉산이 삿갓을 엎어놓은 듯 하고, 남으로는 시루봉 및 옥녀봉이, 서쪽으로는 미륵산이 보이는 조망의 명소입니다.

 

산행 들머리는 원주시 귀래면 귀래리 19번 국도가 남북으로 통과하는 양안치재입니다. 해발 380m인 양안치재의 고갯마루에는 "큰 양안치고개"라는 대형표석이 있고, 주변에는 제법 규모가 큰 모텔이 자라잡고 있습니다. 모텔 맞은 편 대형 장승이 서 있는 방향의 등산로로 들어섭니다. 침엽수림이 우거진 곳에 통나무처럼 생긴 의자가 여러 개 놓여있군요. 차라리 산행을 포기하고 시원한 의자에 앉아 피서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 가파르지 않은 능선을 따라갑니다. 처음에는 피부에 와 닿는 찬 공기의 느낌이 매우 좋았지만 점점 땀이 나기 시작하고 몸에 열이 많아지자 더위가 밀려옵니다. 아직은 8월 중순이라서 한 낮은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안치재의 모텔

 

 

 

                                                                                 노송군락지


 

 

헬기장을 뒤로하고 더 고도를 높이니 삼각점이 있는 꼭대기입니다. 이곳에서 우측 19번 국도방향으로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조망이 터집니다. 멀리 보이는 미륵산(695m)의 능선이 요철 같습니다. 조금 더 가니 백운산 갈림길입니다. 백운산 6.3km, 대양안치 1.2km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이름 모를 봉우리를 올랐다가 내려서는 길이 장난이 아니로군요. 다행히 나무에 매어 놓은 가느다란 로프 하나가 큰 도움이 됩니다. 이곳은 십자봉이 가까운 산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이정표는 백운산을 기준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백운산(1,087m)은 이 지역의 모산(母山)인 듯 하군요.

 서쪽으로 보이는 미륵산 능선 

 

 백운산 갈림길

 

 급경사 내리막 구간

 

백운산 등산로 안내문(긴급구조 위치도)

 

 
능선을 따라 가다가 큰 암봉을 만나 좌측으로 우회하는데 절벽에 난 길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다행히도 철책을 세워 매어둔 안전로프를 이용해 그리 힘들지 않게 통과합니다. 지나가면서 좌측으로 바라본 봉우리가 십자봉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습니다. 고도를 점점  높임에 따라 가야할 십자봉 이정표 대신 백운산 이정표만 두 번이나 나타난 후 비로소 십자봉과 백운산 갈림길(능선 삼거리)입니다. 그러나 십자봉 1.9km, 백운산 3.9km 이정표는 이정목에서 분리되어 땅 바닥에 떨어져 있어 행여나 방향위치가 잘 못 될까봐 걱정입니다.

 가야할 십자봉(?)

 

 뒤돌아본 난간 구간

 

 땅에 떨어진 이정표

 

 


 
작은 돌탑이 놓여 있는 산촌마을 갈림길(971봉)을 지납니다. 지나는 길에 매의 부리처럼 생긴 바위가 보이는군요. 동쪽으로 빠지는 원덕동 갈림길을 지나 능선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흙 길을 오르면 드디어 십자봉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원주시와 제천시에서 별도로 만든 정상표석이 놓여 있는데 제천시의 표석은 충청북도 특유의 오석(烏石)으로 만들었고, 원주시의 표석은 강원도에서 자주 보는 어느 서예가의 글씨를 새긴 것입니다. 제일 한심한 것은 현지 이정표의 "양안치" 글씨에서 "ㄴ"받힘을 지워 "양아치"로 만들어 버린 몰염치입니다. 보통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그래도 정신머리가 상당히 온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처럼 양아치 같은 족속이 있을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10만 도로지도에는 양안치를 모두 양아치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오기인 듯 보여집니다.)  

 

 산촌마을갈림길(나중에 천은사로 하산할 지점)

 

                                                                            매의 부리 같은 바위

 

 십자봉 정상

 

 양안치를 양아치로 만든 무례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그런데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매우 좋다고 하였지만 남쪽 방면에 숲 뒤로 약간의 조망이 보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사람이 있으면 그 중에서 스승이 있다고 한 말은 진리입니다. 등산객 하나가 정상 아래에 자리잡은 헬기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산행 개념도에도 헬기장(HP)의 표기가 있었지만 눈에 바로 보이지 않아 찾을 생각을 하지 못했거든요. 정상 우측으로 조금 내려서니 잡목이 무성한 넓은 헬기장이 있습니다. 헬기장에서는 키보다 높은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지만 헬기장에 내려서기 전 지점이 조망포인트입니다. 헬기장 좌우로 아름다운 산하가 펼쳐지지만 방향을 가늠할 수도 없고 산의 이름도 알 수가 없습니다.  

 헬기장

 

 

 

 

 

 십자봉에서 삼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산촌마을 갈림길로 되돌아옵니다. 일단 미지의 길을 거는 것은 힘이 들지만 한번 지났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은 어느 정도 쉬운 편입니다. 천은사 계곡으로 하산하기 위해서는 산촌마을갈림길에서 이쪽으로 들어서야 합니다. 한참을 내려서니 십자봉2.0km, 천은사 2.5km 이정표가 나옵니다. 천은사 계곡이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이정표에는 천은사만 표기되어 있을 뿐 천은사계곡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이외입니다. 천은사까지의 거리는 2.5km에 불과하지만 산길을 벗어나는 게 엄청 지루합니다. 작은 계류가 모여 점점 큰 계곡을 이루고 막판에 매우 큰 계곡으로 변합니다. 그렇지만 처음에 설명한 대로 계곡미가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천은사는 고려 때부터 승려들이 수행하던 백운암이 1900년대에 폐사된 후 중창불사를 거듭하여 천은사로 다시 태어난 조계종 계열의 사찰입니다. 사찰입구 두꺼비 형상의 샘터에서 물을 확보한 후 밖으로 나오니 천은사 입구 주차장입니다.

 

 

 처음 만난 천은사 이정표

 

 

 

 

 

 

 

 천은사 대웅전

 

 

 

 약수터인 두꺼비

 

 

 

 

 
오늘 산행에 5시간 이상 걸렸습니다. 별로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해발 1천 미터 정도의 산을 답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산행거리도 11km를 넘었으니까요. 사실 큰 양안치재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는 것보다는 십자봉 동쪽의 덕동계곡(덕동리)에서 올라 십자봉을 거쳐 천은사계곡으로 하산했더라면 무더위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한 여름에는 5시간 이상의 산행은 하지 않으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복병을 만납니다. 준족들은 십자봉과 동남쪽의 삼봉산(910m)을 연계해 종주하기도 하는데 이들의 강철같은 체력이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8월 18일 (화)
▲ 등산 코스 : 큰양안치재-헬기장-백운산갈림길-산촌마을 갈림길-십자봉(왕복)-천은사 갈림길-천은사계곡-천은사-주차장
▲ 산행 거리 : 11.5km
▲ 산행 시간 : 5시간 30분 (씻는 시간 포함)
▲ 산행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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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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