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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복산을 오르며 뒤돌아본 고헌산(중앙) 

 

 

 

 

영남 알프스는 영남 동부지역에 위치한 해발 1,000m 이상의 산악군을 유럽의 알프스산맥에 빗대어 이르는 말입니다.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낙동강과 평행을 이루는데, 경상북도(경주, 청도), 울산, 경상남도(밀양, 양산)의 3개시도(市道)에 걸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일대는 높은 봉우리들과 수려한 산줄기의 경관으로 인하여 인기 있는 등산코스가 많으며, 일부는 가지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영남알프스는 최고봉인 가지산(迦智山, 1240m)을 비롯하여 운문산(雲門山, 1188m), 천황산(天皇山, 1189m), 재약산(載藥山, 1108m), 간월산(肝月山, 1083m), 신불산(神佛山, 1209m), 영축산(靈鷲山, 1059m), 고헌산(高獻山, 1033m) 및 문복산(文福山, 1015m)의 9개 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중 영남알프스의 최북단에 위치한 문복산은 해발고도가 가장 낮아서 영남알프스의 막내라고 불립니다.

 

글쓴이는 문복산을 제외한 8개 산은 이미 답사했지만 문복산은 기회를 잡지 못해 미답의 산으로 남겨 두었는데 다행히 이번에 소원을 성취하게 되었습니다. 경북 경주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의 경계에 자리한 문복산은 다른 영남알프스 산들의 명성에 가려 다소 홀대(?)당하고 있지만 산꾼이라면 반드시 밟아야할 고산입니다. 학대산(964m)은 문복산과 운문령의 중간에 위치한 산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문복산 남쪽의 운문령입니다. 6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운문령은 해발고도가 640m이므로 문복산까지는 약 400m 정도 오르면 되기에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이곳은 청도군 운문면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면의 경계이기도 합니다. 운문령 고갯마루에는 음식점이 하나 있어 주변은 좀 어수선해 보입니다. 음식점 방향인 북쪽이 등산로 입구입니다. 문복산 능선 분기점인 신원봉까지는 1.9km, 문복산까지는 5.4km라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합니다. 허름한 가옥 좌측으로 길이 나 있는데, 등산로가 매우 부드럽습니다. 점점 오르다가 뒤돌아보면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위치한 상운산(1,114m)이 바로 보입니다. 

 운문령 고갯마루

 

 

 

 뒤돌아본 상운산 능선 

 

 

 

 

길섶에 반듯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거리를 가늠하기 참 좋습니다. 멋지게 생긴 소나무를 뒤로하면 풀숲이 무성한 넓은 공터인데 여기서 가야할 신원봉과 좌측으로 이어진 학대산 산줄기가 매우 포근하게 드러누워 있는 모습입니다. 좌측으로는 운문호로 이어지는 골짜기의 산들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가파르게 오르다가 경사면에 낙동정맥100m 이정표를 보고 곧장 치고 오르면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갈림길인 895봉입니다. 과거의 지도에는 그냥 해발고도만 표기되어 있었는데 현재는 신원봉이라는 어엿한 봉우리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산뜻한 표석까지 놓여있습니다. 그렇지만 주변의 조망은 거의 할 수 없습니다. 

 반듯한 이정표

 

 

 

 가야할 학대산 능선

 

 운문호로 이어지는 골짜기의 산들

 

 신원봉 표석 

 

 

신원봉에서 학대산 2km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보통 산길의 굴곡이 심하면 2km를 걷는데 거의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산길이 워낙 부드러우니 불과 20여분만에 학대산(964m)에 도착합니다. 학대산정상에서 서쪽능선을 따라가면 삼계리로 이어지며, 이곳 학대산에서도 조망은 없습니다. 다만 조금만 가면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동남쪽 지나온 신원봉 좌측으로 경주에 위치한 고헌산이 두루뭉실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눈 아래 보이는 경주시 산내면 일원의 마을이 마치 그림 같습니다. 조망대에서 북쪽방향을 바라보면 가야할 문복산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고헌산(우축)

 

 포근한 산길

 

 학대산 정상 

 

 학대산 능선에서 바라본 고헌산(좌측 뒤)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방면

 

 가야할 문복산(뒤쪽)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좌)

 

 

 

 

지나가는 길에 큰 바위가 널려 있는 너덜지대를 지납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이 아득하군요. 문복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그래도 매우 가파릅니다. 능선 우측 아래로 큰 암봉(드림바위)이 있지만 숲으로 인해 잘 보이지 아니합니다. 드디어 제일 높은 꼭대기에 올랐지만 문복산 정상은 우측으로 100m를 더 가야합니다. 말끔하게 단장된 헬기장을 지나니 상당히 넓은 문복산(1,015m) 정상입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학대산 능선

 

 

 

 

 

 

 

정상에는 늠름한 정상표석이 반겨주지만 함께 오른 2명의 등산객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상에는 엄청난 수의 날파리떼가 정상을 접수한 때문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정상표석을 에워싸고 달려드는 곤충 때문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함께 오른 동료와 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다가 곤충들한테 공격을 받아 완전히 혼이 나갈 뻔했습니다. 이런 날파리도 평소 몇 마리가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지만 이토록 집단으로 몰려 있어 사람에게 달려드니 그야말로 혼비백산할 지경입니다. 왜 하필이면 정상에 이런 곤충이 있을까요? 혹시 등산객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찌꺼기가 원인일까요? 보통 등산객들은 힘들여 정상으로 오르고 나면 이 주변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어가기 마련인데 오늘은 곤충떼를 피해 도망가기가 바쁩니다.

 쓸쓸한 문복산 정상

 

 

 

 정상표석에 새까맣게 붙어 있는 날파리떼 

 

 

 

 

정상에서 삼계리 4km 이정표를 따라 하산합니다. 경사면을 내려가다가 능선을 버리고 좌측 아래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넓은 바위가 지도상의 너럭바위(조망대)인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학대산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바로 코앞입니다. 점점 계곡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엄청난 너덜지대가 있습니다. 넓은 경사면을 뒤덮고 있는 이런 바위조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입니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다른 등산팀원들이 폭포 밑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땀을 흘린 다음 이런 곳에서 알탕(옷을 입은 채로 물에 뛰어 드는 일)을 할 수 있음은 등산객들에게는 축복입니다. 꼭 물 속에 뛰어 들지 않아도 세수를 하고 발을 물게 담그기만 해도 매우 기분 좋은 일입니다. 

 정상 이정표

 

 

 

 조망대

 

학대산 서쪽능선

 

 너덜지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몇 개의 폭포를 더 만납니다. 역시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고산의 골짜기는 물이 좋습니다. 그간 가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풍부한(?) 물을 만날 수 있음을 고산의 매력입니다. 연리목을 지나자 가슬갑사유적지라는 표석이 반겨줍니다. 지금은 흔적조차 사라진 이 유적지는 원광법사가 세속오계의 계율을 전수하여 후일 삼국통일의 바탕이 되었던 화랑들의 정신적 지주가 된 곳입니다. 실제로 이곳 삼계리(신원리)에 가슬갑사라는 작은 사찰이 있다고 합니다. 현장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삼계2교(삼계리) 옆에는 "원광법사의 세속오계 탄생지 운문산 가슬갑사"을 알리는 안내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가슬갑사유적지

 

 삼계리의 가슬갑사 안내문

 

 

 
가슬갑사유적지 인근에도 너덜지대가 많은데 울산에서 왔다는 어느 등산객은 경주 석굴암의 건축에 필요한 화강암을 이곳에서 채집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이는 독자들의 자유입니다. 계살피계곡 길은 여느 계곡처럼 계곡을 직접 지나지 아니하고 계곡의 한쪽 높은 곳으로 반듯한 길이 조성되어 있어 발걸음도 빨라지고 시간이 단축됩니다. 갈림길에서 삼계리 회관 0.4km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내려서면 약초농원입니다. 등산로입구에는 문복산까지의 이정표가 있는데, 마당바위를 경유하는 계살피계곡보다 거리가 400m 단축되는 것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계곡에서 땀을 씻은 후 밖으로 나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삼계리 버스정류소입니다. 이곳은 삼계2교, 삼계리 경노당, 가슬갑사 안내문, 천문사 안내표석, 문복산 등산 안내도 등이 있는 문복산 등산 기종점 지점입니다. 상가 건물에 핀 봉선화, 백일홍, 해바라기 등이 정겨움을 더합니다.

 연리목

 

 천문사 표석 뒤로 보이는 쌍두봉 

 

 봉선화

 

버스정류소

 

 등산 안내도

 

 

 

 

 

오늘 산행에 4시간이 걸렸습니다. 만일 반대의 코스로 산행을 했다면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을 테지요.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 것은 신원봉에서 학대산을 거쳐 문복산까지의 능선 길이 부드러웠고, 계살피계곡 길이 이외로 잘 조성된 때문입니다. 짙은 안개로 날씨가 흐려 선명한 조망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대망의 영남 알프스(9개의 산)를 모두 답사하고 보니 가슴이 뿌듯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8월 29일 (토)
▲ 등산 코스 : 운문령-신원봉(낙동정맥 갈림길)-학대산-문복산-계살피계곡-가슬갑사유적지-삼계리버스정류소
▲ 등산 거리 : 9.1km
▲ 소요 시간 : 4시간 (씻는 시간 20분포함)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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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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