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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필 의원 역의 정재영

 

 

 

<어셈블리>는 KBS 2TV에서 방영중인 수목드라마(20부작)입니다. KBS 홈페이지에서는 이의 기획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 우리 정치는 왜 늘 요모양 요꼴인가? 좋은 정치는 불가능한 것인가? 드라마 "어셈블리"는 정치의 민낯뿐 아니라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정치판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좋은 정치란 무엇인지, 어떤 리더가 필요한지 등을 자문하게 만들 것이다. …』 이 드라마는 방영한지 15회가 지나 이제 종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 현실정치를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그대로 브라운관으로 옮겨 놓은 듯 계파와 권모술수 등이 난무해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박진감이 넘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고작 4∼6%대에 머물러 있음은 현실정치에 식상한 시청자들이 정치드라마를 외면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소 용접공으로 일하다 어느 날 갑자기 집권여당인 국민당의 공천으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노조원출신인 진상필(정재영 분) 의원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정치의 "정"자도 모르는 무식한 초보자인 대다가 국회와 사회에서 아무런 인맥도 없는 외톨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의 보좌진에는 일당백인 정치공학의 고수 최인경(송윤아 분) 보좌관을 비롯하여, 노조출신이자 동료인 변성기(성지루 분), 국회경험이 풍부한 대신 일은 대충하는 서동재(서형철 분)와 심동천(임지규 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철탑에서 농성 중 추락하여 사망한 배달수(송병호 분)의 아들 김규환(배규환/옥택연 분))이 보좌진에 합류한 것은 다소 이상했습니다. 김규환은 진상필 의원이 아버지를 배신했다고 생각하고는 복수할 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상필은 때로는 최인경의 도움으로 또 때로는 최인경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함으로서 집권여당인 국민당 중 친청계(친 청와대)와 반청계(반 청와대)가 주도하는 계파싸움에 딴지를 걸며 딴청계의 수장임을 자임하여 의사결정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여당인 국민당이 야당인 민주당보다 1석의 의석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진상필은 정부여당이 추진한 추경예산에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의 증액을 반대해 관철시켰고, 주철순 국토부 장관의 국무총리후보 인준을 위한 본회의의결시 장장 28시간 동안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발언)로 이를 무산시켰습니다. 바벨타워시티 특검법도 통과시켰습니다.

 

진상필 의원이 사사건건 논란의 핵이 되자 이를 가장 못마땅하게 생각한 곳은 바로 대통령입니다. 청와대는 당 소속 국회의원을 일사불란하게 통솔하지 못한 백도현(장현성 분) 사무총장에게 그 책임을 물어 그를 경질하되 후임에 진상필 의원을 내정했습니다. 이는 미운 놈에게 떡을 하나 더 주겠다는 회유작전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백도현이 깜도 안 되는 진상필에게 밀리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수모이기에 그는 탈당의 배수진을 친 채 반청계 수장인 박춘섭(박영규 분) 의원을 찾아가 차기 공천시 반청계의 지분을 현행 35%에서 40%로 올려주겠다는 밀약을 하고는 반청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그렇지만 청와대의 압력은 점점 거세집니다. 백도현은 의원총회에서 현재의 사태를 초래한 부덕을 사죄하면서도 사무총장에서 물러나지 않는 대신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실 이는 백도현의 본심을 드러낸 것일 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차기 총선에서 진상필을 공천에서 축출하고 진상필 지역구인 "경제시"에서 출마하기로 이미 정지작업을 진행한바 있었거든요. 그 다음 등단한 진상필은 사무총장직 수락대신 현재 정부여당 및 국회의원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한 후 내려왔습니다. 그러자 청와대도 어쩔 수 없이 백도현을 재신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집니다. 그간 국민당 대변인으로 당 특히 백도현에게 충성을 다했던 홍찬미(김서형 분) 의원(비례대표)이 그간 공을 들였던 지역구에서 당협위원장 선거에 낙선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홍찬미는 백도현에게 지원을 요청했지만 백도현은 자신이 사무총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소식에 정신이 빠져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홍찬미는 유임된 백도현을 찾아가 도와주지 않음을 항의했는데, 백도현은 사무총장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고, 낙선한 것은 지역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라는 원론적인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배신감에 치를 떤 홍찬미는 백도현을 낙마시키기 위해 진상필을 찾아가 손을 잡자고 했습니다.

 

홍찬미가 진상필에게 손을 내민 것은 진상필이 곤경에 처한 홍찬미에게 먼저 접근한 때문입니다. 정치의 고수인 최인경은 이제 진상필의 입지는 현저히 낮아져 전혀 이용가치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간 야당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조웅규(최진호 분) 수석부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여 국민당에 입당하였으므로 진상필이 반대하여도 당론으로 모든 안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인경의 제안에 따라 진상필은 홍찬미에게 함께 일해보자고 말했던 것입니다. 홍찬미는 진상필에게 제보자를 밝히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사무총장 경질 파동시 백도현과 박춘섭이 공천지분을 야합했다는 발표자료를 건넸고 진상필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폭로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최인경과는 전혀 상의 없이 저지른 일입니다. 당연히 백도현과 박춘섭은 이는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현재 공천제도개선특위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밀실공천야합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니까요. 

 

백도현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변신의 귀재입니다. 그는 허위사실을 터트려 당과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킨 진상필을 제명·출당시키기 위해 윤리위에 회부하고 발설자로 의심되는 홍찬미 의원을 윤리위원으로 위촉했습니다. 만일 진상필이 홍찬미를 제보자로 폭로할 경우 즉석에서 반론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였습니다. 진상필은 폭로한 게 사실이며 다만 제보자는 당사자와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절대로 밝힐 수 없다고 버팁니다. 문제는 홍찬미입니다. 그녀는 박춘섭 및 백도현과 최인경의 말을 가슴에 새기며 고민한 끝에 "출당을 당할 사람은 진상필이 아니라 바로 나다. 제보는 내가 했다. 나에 대한 징계를 하겠다면 조만간 징계위원회 열어 달라. 내가 제보한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아닌지 거기서 다시 따져보자. 백 총장! 박춘섭 의원! 제대로 해보자. 이 시간부로 국민당 대변인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홍찬미는 출당위기에 처한 진상필을 구하고 자신이 제보자임을 양심선언했습니다. 무식하지만 용감하고 약속을 지키는 진상필의 믿음의 정치가 홍찬미를 감동시킨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진상필에 대한 출당시도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오늘 제16회 예고편에 의하면 백도현은 임규태(정희태 분) 보좌관을 시켜 진상필의 뇌물수수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상필이 앞으로도 계속 진상을 부리며 위기를 어찌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 두고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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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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