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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거장 장예모 감독은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인물입니다. 장 감독은 인생, 황후화, 영웅, 붉은 수수밭 등을 제작하였습니다. 특히 장 감독은 중국을 대표하는 색상인 강렬하고 열정적인 붉은 색을 즐겨 사용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유상저"는 양삭의 아름다운 산봉우리와 유유자적하게 흐르는 이강의 물을 무대로 하여 야간에 펼쳐지는 수상가무 쇼입니다.

   단체로 방석을 빌려(1개 400원) 공연장으로 입장합니다. 공연 30분전이라 2,000석이 넘는 좌석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가이드가 이 공연이 유명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였기에 큰 기대를 하였는데 이렇게 관객이 없다니 실망입니다. 그런데 공연시작시각인 저녁 8시에 가까워질수록 정말 거짓말처럼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전 좌석을 꽉 메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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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출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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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일러 텅텅 빈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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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의 여지가 없도록 들어선 관중



   공연장 주변에 뾰족한 산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는 듯 하여 왜 조명이라도 밝히지 않았는지 의아스러웠는데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이는 관객에게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작전이었던 것입니다. 은은하게 조명을 밝힌 산은 낮에 본 산보다도 더욱 신비스러움을 나타냅니다. 다만 카메라 삼각대가 없어 이 광경을 렌즈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글쓴이는 비교적 앞좌석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기가 매우 불편합니다. 일어서자니 뒷사람에게 방해가 될 것 같고, 그 자리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왼쪽의 가장자리로 나와 쪼그려 앉아서 셔터를 누릅니다. 그렇지만 빛의 량이 부족하여 엉성한 사진이 되고 맙니다.

   호수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공연은 한마디로 압권입니다. 갑자기 조명이 켜지며 거물처럼 생긴 천이 좌에서 우로 이동합니다. 전통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노를 젓는 어부들이 모습이 물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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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빛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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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색으로 변한 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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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대나무 쪽배를 탄 어부의 모습




   붉은 색에 이어 녹색의 공연이 끝나자 청색의 공연이 시작됩니다. 반달형의 조각을 비롯한 여러 향상들이 물위를 떠다닙니다. 반달 위에는 한 무용수가 아름다운 율동을 선보입니다. 이는 현지주민이 아니라 전문출연자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왼쪽으로부터 한 무리의 여성들이 나와서는 나체쇼를 연출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체가 아니라  살색의 옷을 입었습니다. 처음 이 쇼를 공연했을 당시에는 진짜로 나체출연이었는데, 그러자 망원경이 불티가 났다고 하네요. 한편 나체쇼에 대해 장예모감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그 후로는 옷을 입혔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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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위를 떠 다니는 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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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위의 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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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나타난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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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옷을 입은 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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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금색과 은색의 공연이 이어졌지만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그 색상에 취했을 따름입니다. 이 공연은 비가 많이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이 없으며, 관객이 많을 때는 하루 두 번 공연도 한답니다. 이 쇼의 출연자 수는 약 600여명이며, 대부분이 이 주변에 거주하는 종족이라는 것입니다.

   공연 마지막에는 완(完)자를 스크린에 표시하고, 다음에 또 만나자는 의미로 재견(再見)이라는 단어만 보여 줍니다. 공연시작부터 끝까지 영어 한 마디 없이 중국어로만 진행되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는 잘 이해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환상적인 빛의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야외 쇼 하나로 구름 같은 관중을 동원하는 그 힘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중국은 참으로 무서운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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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 전, 글쓴이는 교통부(현 건설교통부)소속 공무원으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세계관광기구(WTO) 총회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습니다. 이 국제기구의 공식언어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러시아어였습니다(5개 국어). 각 국의 수석대표는 세계관광의 발전과 자국의 관광발전상을 홍보하는 기조연설을 하게됩니다. 물론 공식언어를 사용하지요.

   그런데 중국대표가 연단이 올라와서는 느닷없이 중국어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중국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것을 빼고는 내세울 만한 것이 전혀 없는 빈국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자국어로 기조연설을 하는 무례한 배짱을 가진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그 당시 총회 마이크를 통해 쾅쾅 울리던 중국말이 지금도 귓전을 때리는 듯 합니다. 

   영어 한 마디 없이 70분 동안 진행된 오늘의 공연을 지켜보면서 문득 20년 전의 사건(?)을 떠올려 본 것은 중국이 이제는 미국에 이어 세계경제의 핵으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호텔로 돌아와 여장을 푸니 어느 듯 밤이 깊었습니다. 오늘 이강유람선 관광, 은자암 동굴과  대용수공원 방문, 양삭 재래시장 답사, 인상유상저 야간 쇼 관람 등을 즐기며 계림에서 보낸 하루는 이렇게 큰 감동을 남긴 채 막을 내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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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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