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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무룡산과 남덕유산

 

 덕유산의 정상인 향적봉에 운집한 인파

 

향적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설천봉 상제루   

 

 

 

 

 

덕유산(1,614m)은 소백산맥의 중심부에 솟은 산으로 전라북도 무주군·장수군과 경상남도 거창군·함양군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주봉은 향적봉(북덕유산)인데 남서쪽의 남덕유산(1,507m)과 쌍봉을 이루고 있습니다. 향적봉과 남덕유산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이 능선은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를 이룹니다. 이를 중심으로 적상상(1,034m), 두문산(1,052m), 거칠봉(1,178m), 칠봉(1,161m), 삿갓봉(1,419m), 무룡산(1,492m) 등 일련의 고산들이 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국립공원인 덕유산을 몇 차례 다녀왔을 것입니다. 필자도 이미 여러 차례 향적봉과 남덕유산을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무주스키장과 연결되어 있는 설천봉(1,520m)은 답사하지 못했습니다. 설천봉은 스키장의 곤돌라를 이용해 오르므로 등산이 아니라고 생각한 탓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체력도 떨어져 다시 덕유산의 호연지기를 맛보려면 곤돌라를 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안내산악회에 산행참가신청을 했지만 당일 솔직히 산에 가기 싫어 졌습니다. 이틀 전 예보 때도 보통수준이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악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산악회에 취소신청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신청을 접수하지 않았다면 나로 인해 산악회에서 손해를 보게 되거든요. 사실 미세먼지 예보를 하기 전에는 공기가 좋지 않으면 황사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산행을 하거나 외출을 했었지요.

 

등산버스를 타고 무주스키장으로 이동하는데 아침 10시가 되어도 짙은 안개와 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무주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오자 어느새 하늘이 맑아져 주변이 산뜻하게 보이기 시작하였고 무주덕유산 리조트에 도착했을 때는 가을하늘 같은 새파란 하늘이 이방인을 반겨주었습니다. 눈이 별로 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스키장에는 스키와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고 주차장에는 대형버스 수 십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필자는 이곳을 생후 처음 방문했는데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합니다.

덕유산 무주 리조트

 

 

 올라야 할 설천봉

 

 승용차 주차장

 

 

 곤돌라 탑승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산악회 총무가 일괄적으로 곤돌라 승차권을 구입(겨울시즌에는 단체할인적용이 안됨)한 후 약 30분을 기다려 곤돌라(8인용)에 승선했습니다. 1인당 이용요금(편도 11,000원, 왕복 15,000원)이 상당히 비싼 듯 했습니다. 스키를 타려는 사람은 리프트를, 설천봉으로 가는 사람은 곤돌라를 이용합니다. 오랜만에 곤돌라를 타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199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몽블랑 행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던 중 케이블카 고장으로 인해 공중에 약 1시간 동안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 당시 필자는 스페인(마드리드)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가 선진국인 프랑스로 여행을 가서 이런 사고를 겪었으니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지요.

 

곤돌라를 탑승한지 약 15분만에 설천봉에 도착합니다. 최근에 눈이 오지 않았지만 고산이어서 비록 나무 위에는 눈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땅바닥에는 많은 눈이 쌓여 있습니다. 설천봉을 상징하는 누각 상제루의 모습이 참으로 멋집니다. 무엇보다도 상제루에서 바라보는 사방팔방의 조망은 정말 거침이 없습니다. 남쪽으로 보이는 남덕유산과 그 주변으로 이어지는 첩첩한 산 그리메를 보며 오늘 정말 덕유산에 잘 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눈이 많이 왔으면 겨울의 전령인 눈꽃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토록 멋진 조망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朱木)이 눈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고 있습니다.

 타고온 곤돌라

 

 

 

 상제루

 

 

 

 안성 방면조망

 

 남덕유산 조망

 

 주목 

 

 스키 리프트

 

 

 

 

 
이제 설천봉을 뒤로하고 주봉인 향적봉으로 갑니다. 여기서부터 향적봉까지의 거리는 600m인데, 길이 워낙 잘 되어 있고 외길이라서 이동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가는 길목의 조망대에 서면 남덕유산을 비롯한 남서쪽의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뒤돌아본 상제루

 


 

 북서쪽 조망

 

 향적봉 가는 길

 

 

 

 

 

설천봉을 출발한지 15분만에 향적봉에 도착합니다. 향적봉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람 한 점 없는 정상에서 정상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거나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정상표석기념사진은 포기한 채 사람들이 교대하는 사이에 얼른 표석만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사실 덕유산 정상표석은 역사는 오래된 듯 보이지만 설악산(대청봉)이나 지리산(청왕봉)의 표석과 비교했을 때 명성에 비해 그 모습은 매우 초라해 보입니다. 이제부터 정상주변을 찬찬히 둘러봅니다. 북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설천봉이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채 다소곳이 않아 있고, 북동쪽으로는 이름 모를 고산들이 뻗어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덕유산 국립공원안성지구의 모습이, 남쪽으로는 무룡산과 남덕유산의 위용이 잘 보입니다. 중봉(1,594m) 뒤로는 지리산 천왕봉이 있다고 하는데 사진으로는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향적봉 정상표석(역사는 오래되었지만 명성에 비해 볼품이 없음)

 

 

 

 향적봉 북쪽 조망(설천봉 방면)

 

 향적봉 북동쪽 조망(스키장 방면)

 

향적봉 동쪽 조망 
 

 

향적봉 남서쪽 조망(안성면 방면)

 

 남쪽 무룡산과 남서쪽 남덕유산 조망

 

 

 

향적봉에서의 조망을 마음껏 즐기다가 대피소 방면으로 내려섭니다.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의 거리는 14.7km이므로 준족들은 쉬지 않고 주파하겠지만 보통사람으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대피소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입니다. 이제부터는 익숙한 길을 따라 백련사로 하산합니다. 하산 길에도 새하얀 설탕 같은 눈이 쌓여 있어 겨울의 산행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백련사가 가까워 올 무렵 백련사 계단이라는 안내문을 만납니다. 이 안내문을 보고는 마치 종 모양의 부도(浮屠)처럼 생긴 돌을 소개하면서 왜 계단(階段)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작성하면서 자세히 보니 계단(階段)이 아니라 계단(戒壇)입니다. 계단(戒壇)은 불교의 계법을 전수하는 곳이라고 하네요. 대표적인 곳이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입니다. 한글로만 표기했으면 정말 헷갈렸을 텐데 한자를 병기해 의문이 풀렸습니다. 이 사례에서 보듯 우리가 한자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향적봉 대피소

 

 

 

 

백련사 계단

 

 

 

 

 

무주구천동 골짜기 가장 안쪽에 자리잡은 백련사는 신라신문왕 때 백련스님이 창건한 천년고찰로 무주구천동 33경중 제2경에 속하는 경승지입니다. 여기서부터 덕유산 삼공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5.5km이므로 지루한 길을 한참 동안 걸어야 합니다. 아이젠을 벗었다가 그늘진 빙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습니다. 뱍련사 일주문을 지나면 구천동 33경을 차례로 소개하는 사진이 있지만 겨울철 내린 눈으로 인해 그 진면목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백련사

 


 

 일주문

 

 무주구천동 33경 안내

 

 구천동 수호비

 

 

 

 

 

국립공원 입구를 뒤로하고 상가가 시작되는 곳에서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면 대형버스 주차장입니다. 오늘 산행에 3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눈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청명하고 따스한 날씨에 일망무제의 조망을 즐겼던 매우 기분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상가 지역

 

 구천동 표석

 

 주차장으로 가는 교량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1월 19일 (목)
▲ 등산 코스 : 설천봉-향적봉-대피소-백련사-구천동 계곡-삼공리 버스주차장
▲ 산행 거리 : 약 9.8km
▲ 산행 시간 : 3시간 15분
▲ 산행 안내 : e산두레 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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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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